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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은 이색선생이 찿아와 술상 놓고 기쁘게 웃는 꿈을.....-정추(鄭樞)-

천하한량 2007. 2. 4. 22:43

 
 
경신년 3월 3일 빗속에 낮잠 자면서 한사군이 찾아와

 

술상 놓고 기쁘게 웃는 꿈을 꿨으므로 깨어서 지은 시 있어 기정한다

 

[庚申三月三日雨中晝寢夢韓山君見訪置酒歡笑覺而有作寄呈]

 

                              

                                                                    정추(鄭樞)



 

3월 3일 날 비 겹쳐 바람일기에 / 三月三日雨連風


문 닫고 주공을 꿈꾸려 했으나 / 掩關將以夢周公


주공은 멀어 만날 수 없고 / 周公遐哉不得見


곧 한산 목은옹을 꿈꿨다 / 乃夢韓山牧隱翁


흰 수염 붉은 얼굴로 내 당에 와 / 白?紅頰來我堂


완연히 웃으며 술을 찾아 마시더라 / 宛然淸笑索酒嘗


이미 어렵고 위태한 때 정승되었으니 / 旣際艱危身作相


가슴속 뭉텅이[磊槐 불평 덩어리]를 축이자면 깊은 잔이라야 하리라 / 欲?磊?須深觴


아이 불러 술을 사고 또 밥지어 / 呼兒貰酒且炊黍


서헌에서 진종일 얘기하려 했다 / 擬欲西軒終日語


바람 맞은 싸릿문 덜컥이자 자취 사라지니 / 風扉敲殘了無?


어디서 오셨다가 어디로 가시었나 / 何所從來何所去


아, 나는 본디 꿈속 사람이었거늘 / 嗟予本是夢中人


꿈속에서 다시 꿈꾸니 이 무슨 인연인고 / 夢中復夢知何因


다만 앞날부터 정 쏟던 터라 / 祗爲從前情所在


정을 펴며 서로 보니 웃음 도리어 새로워라 / 敍情相見笑還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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