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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감(有感) -이색(李穡) -

천하한량 2007. 2. 2. 04:49

유감(有感) 
 

이색(李穡)

이사가 순황에게서 나왔으니 / 李斯出荀況
어찌 유아한 선비가 아니리요 / 豈非儒雅士
진나라를 도와서 그 임금을 빛내었으니 / 相秦顯其君
도가 참으로 여기있다 하겠도다 / 道固在於此
마침내 분갱의 꾀를 내었으니 / 竟起焚坑謀
고담을 좋아하는 말폐로다 / 高談之弊耳
그 마음이 금수가 아니어든 / 其心非禽獸
사람들과 좋아하는 것을 달리함이 어찌 본심이랴 / 異好豈本志
많은 제자 모인 함장(선생이 제자를 가르치는 자리)에서 / 侁侁函丈閒
입을 함부로 놀리지 말라 / 搖脣勿容易
한 글자 잘못된 해석으로 / 一字訓之非
화를 끼친 것이 역사에 밝게 있다네 / 流禍明在史


[주D-001]마침내 분갱(焚坑)의 꾀를 내었으니 고담(高談)을 좋아하는 말폐로다 : 진(秦)나라 승상(丞相)은 처음에는 유학자(儒學者) 순황(荀況)의 제자인데, 후일에 진시황(秦始皇)을 권하고 모두 서적(書籍)을 불태우며, 유생(儒生)을 잡아서 무찔러 죽였다. 송나라 소식(蘇軾)이 순경(荀卿 순황(荀況))론을 지어서 말하기를, “순경이 기발하고 높은 말하기를 좋아하여, ‘사람의 성품은 악하다. 천하를 요란하게 하는 자는 자사(子思) 맹가(孟軻)다’ 하는 등의 해괴한 의론을 하였으므로, 그 폐단으로서 그로부터 배운 이사(李斯)가 끝에 가서는 서적을 불사르는 해괴한 일을 저질렀다.”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