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인자료 ▒

그리스發 재정위기 결국 스페인까지 ‘불똥’

천하한량 2011. 6. 17. 22:51

국채금리 11년 만에 최고치… 26억유로 규모 국채 내다팔아
EU "내달 그리스 5차분 집행"…獨·佛정상 "구제안 조속마련을"

[세계일보]

그리스 재정 위기의 불똥이 결국 스페인으로 튀었다. 그리스 국내 정치 불안에다 추가 지원을 둘러싼 유로존 논의가 진전을 보지 못한 가운데 스페인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16일(현지시간) 5.66%를 기록, 11년 만에 최고치로 뛰어올랐다. 재정 적자가 심각한 피그스(PIIGS) 국가 중 구제금융을 신청하지 않은 마지막 나라인 스페인은 유로존에서 재정 위기가 전염될 1순위 국가로 꼽히고 있다.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미국 국채 등 안전 자산 선호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스페인으로 옮겨 붙은 재정위기

그리스의 디폴트 가능성이 높아지자 스페인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스페인은 26억유로 규모의 국채를 외환시장에 내다팔았는데 스페인 경제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8년물과 15년물 국채 수익률이 각각 최대 5%씩 올랐다.

이는 스페인이 외환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려면 이자를 더 지급해야 한다는 의미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부채가 많은 국가로 그리스 재정 위기가 전염될까 투자자들이 얼마나 걱정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보도했다.

스페인은 2010년 GDP 규모로 유럽연합(EU) 국가 중 5위를 차지하는 경제 대국이다. 이 때문에 이미 구제금융을 받은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과 비교했을 때 세계 경제에 미칠 파급력이 훨씬 크다는 점에서 국제 금융시장은 스페인 경제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제 투자 자금은 미국, 독일 등 위험성이 작은 나라의 자산으로 몰리고 있다. FT에 따르면 15일 미국 재무부 발행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지난해 9월 이후 하루 하락폭으로는 최대치를 기록했다. 독일 국채 10년물 수익률도 2.3%로 떨어졌다. 원자재 가격은 상승세를 보였다. 신문은 "이 같은 흐름은 투자자들이 글로벌 경제를 보는 시각이 심각하게 바뀌고 있다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그리스 경제 살리기에 나선 국제사회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17일 베를린에서 정상회담을 한 뒤 기자회견에서 그리스에 대한 구제 계획이 조속히 마련돼야 하고 민간의 참여는 자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독일과 프랑스는 다음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그 필요성을 단호히 역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르코지 대통령도 "양국은 구제 계획이 가능한 한 빨리 마련되길 원한다"고 호응했다. 메르켈 총리는 그리스 구제에 있어 민간의 참여 문제에 대해 "참여가 자발적으로 이뤄지기를 원한다"며 "지금까지 이것을 의무화하는 법적 근거는 없다"고 설명했다. 양국 정상은 민간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유로존과 국제통화기금(IMF)의 공동 구제금융 5차분(120억유로)이 내달 초 집행된다. 올리 렌 EU 경제·통화 집행위원은 "19일 열리는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에서 내달 초 예정된 5차분 승인을 결정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IMF와의 합의 아래 추가 지원 방안을 논의해 어떠한 디폴트 시니리오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두원 기자 flyhig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