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럽 국가들이 그리스 지원에 찬성한 이유는 자국 은행 몰락을 막기 위해서였다."
독일과 프랑스가 최근 재정위기에 빠진 그리스
지원을 놓고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가장 적극적인 목소리를 낸 배경에는 양국 은행들의 그리스 부채에 대한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이 너무나 컸기 때문으로 밝혀졌다.
18일 월스트리저널(WSJ)에 따르면, 독일과 프랑스 은행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그리스 정부채권, 기업부채, 개인대출 등 그리스에 대한 위험노출액이 총
1190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9000억달러 중 약 절반에 이르는 4361억달러가 스페인에 노출됐으며 이어 아일랜드(2715억달러), 그리스(1187억달러), 포르투갈(828억달러) 순이었다.
이 같은 우려가 반영돼 유럽 은행주들은 최근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독일 코메르츠방크와 프랑스 BNP파리바 주가가 지난 한 달 간 각각 15%, 14% 폭락했다. 독일과 프랑스 은행의 위험도를 알리는 신용부도스왑(CDS) 역시 지난달 이후 꾸준히 상승세다.
신문은 "독일과 프랑스는 자국 은행들이 그리스 재정위기의 희생자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정치적으로 반대에 직면한 그리스 지원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즉, 그리스가 결국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지게 되면 독일과 프랑스 은행들이 떠안을 손실이 막대하고, 이것이 다시 서유럽 금융권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유럽 대형 은행들도 각국 정부에 그리스 지원을 이면에서 요구하고 있다.
도이체방크의 요제프 아커만 최고경영자(CEO)는 "우리 은행이 그리스에 물려 있는 금액은 상대적으로 적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정확한 액수를 밝히긴 거부했다.
애널리스트들에 따르면 개별 은행 중엔 프랑스의 크레디트 아그리콜이 그리스 사태로 인한 손실 위험이 가장 큰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BNP파리바 은행은 보고서를 통해 PIGS에 투입될 구제금융 규모가 최대 44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구제 금융에 각국 국내총생산(GDP)의 20% 정도가 소요될 것을 가정한 것이다.
한편 '유로화 아버지'이자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미국 컬럼비아대의 로버트 먼델 교수는 유로 사용국 가운데 두 번째로 국가 부채 비율이 높은 이탈리아가 역내 경제에 최대 위협이 되고 있다고 17일 경고했다. 그는 이날 뉴욕의 한 TV와 회견에서 "이탈리아가 타깃이 되면 유로권에 큰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면서 "그리스처럼 이탈리아도 구제받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포르투갈과 아일랜드도 비슷한 처지라고 덧붙였다.
[윤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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