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은한시선 ▒

鴨野勸農 압야권농 압야의 권농 ( 李穡 이색 1328~1396 )

천하한량 2009. 12. 16. 04:08

 

 

우리 집이 있는 한산(韓山)은 비록 작은 고을이지만, 우리 부자(父子)가 중국의 제과(制科)에 급제한 까닭으로 천하가 모두 동국(東國)에 한산이 있는 줄을 알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그 훌륭한 경치를 가장(歌章)으로 전파하지 않을 수 없으므로, 팔영(八詠)을 짓는 바이다.

  

 

  

 

 

 

 

 

   鴨野勸農     압야권농      압야의 권농

 

 

                                李穡  이색 1328~1396

 

 

   川原平似砥    천평원사지   냇가의 들은 반반하기 숫돌 같고

 

   禾稼浩如雲   화가호여운   벼이삭은 구름처럼 질펀한데

 

   太守催星駕   태수최성가   태수는 권농 행차를 재촉하여

 

   巡田欲夕曛   순전욕석훈   들판을 돌아다보니 땅거미 지려 한다

 

 

     鴨野 압야 군 북쪽 3리에 있다.

 

 

    한산 팔영(韓山八詠)을 소나무[松]로 시작한 것은 스스로 책려(策勵)하는 뜻이고, 낚시질[釣]로 마친 것은 곧음을 생각한 것이며, 그다음의 일광(日光)은 동방에서 나와 원근(遠近)에 두루 미침을 의미한 것이고, 그다음의 고석(孤石)은 확고한 그 바탕에 드러난 그 우뚝함을 취한 것이며, 그다음의 회사(回寺)는 군(郡)의 사적(史蹟)을 중히 여기는 뜻이고, 그다음의 원산(圓山)은 병사(兵事)를 삼가는 뜻이며, 그다음의 진포(鎭浦)는 백성의 이로움을 보인 것이고, 그다음의 압야(鴨野)는 백성의 생활을 정립한 것이다. 그리하여 가벼운 일로부터 중한 일로 들어가서 말단적인 것을 먼저 말하고 근본적인 것을 뒤에 말한 것은  진문(晉問)의 글이 당(唐)에서 마친 것을 본받은 것이니, 고을의 선사(善士)들은 감조(鑑照)하기 바란다.

 

 

 

                                                   <牧隱詩稿卷之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