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은한시선 ▒

回寺高峯 회사고봉 회사(回寺)의 높은 봉우리 ( 李穡 이색 1328~1396 )

천하한량 2009. 12. 13. 23:20

 

우리 집이 있는 한산(韓山)은 비록 작은 고을이지만, 우리 부자(父子)가 중국의 제과(制科)에 급제한 까닭으로 천하가 모두 동국(東國)에 한산이 있는 줄을 알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그 훌륭한 경치를 가장(歌章)으로 전파하지 않을 수 없으므로, 팔영(八詠)을 짓는 바이다.

  

 

 

 

 

   回寺高峯     회사고봉      회사(回寺)의 높은 봉우리

 

 

                                李穡  이색 1328~1396

 

 

   後嶺如三角    후령여삼각   뒤에선 봉우리 삼각산을 이루었고

 

   前峯入半空   전봉입반공   앞 봉우리는 반쯤 하늘 속에 들어갔네

 

   行舟垂鐵碇   행주부철폄   가던배 배 쇠 닻줄 내렸으니

 

   遮莫有狂風   차막유광풍   광풍이 불어와도 걱정 없겠네

 

 

     回寺 회사  건지산(乾至山) 북쪽에 있다 (건지산(乾至山) 군 서쪽 1리에

              있는 진산(鎭山)이다)

 

 

    한산 팔영(韓山八詠)을 소나무[松]로 시작한 것은 스스로 책려(策勵)하는 뜻이고, 낚시질[釣]로 마친 것은 곧음을 생각한 것이며, 그다음의 일광(日光)은 동방에서 나와 원근(遠近)에 두루 미침을 의미한 것이고, 그다음의 고석(孤石)은 확고한 그 바탕에 드러난 그 우뚝함을 취한 것이며, 그다음의 회사(回寺)는 군(郡)의 사적(史蹟)을 중히 여기는 뜻이고, 그다음의 원산(圓山)은 병사(兵事)를 삼가는 뜻이며, 그다음의 진포(鎭浦)는 백성의 이로움을 보인 것이고, 그다음의 압야(鴨野)는 백성의 생활을 정립한 것이다. 그리하여 가벼운 일로부터 중한 일로 들어가서 말단적인 것을 먼저 말하고 근본적인 것을 뒤에 말한 것은  진문(晉問)의 글이 당(唐)에서 마친 것을 본받은 것이니, 고을의 선사(善士)들은 감조(鑑照)하기 바란다.

 

 

 

                                                   <牧隱詩稿卷之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