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은한시선 ▒

圓山戍鼓 원산술고 원산 수자리의 북소리 ( 李穡 이색 1328~1396 )

천하한량 2009. 12. 16. 03:44

 

 

우리 집이 있는 한산(韓山)은 비록 작은 고을이지만, 우리 부자(父子)가 중국의 제과(制科)에 급제한 까닭으로 천하가 모두 동국(東國)에 한산이 있는 줄을 알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그 훌륭한 경치를 가장(歌章)으로 전파하지 않을 수 없으므로, 팔영(八詠)을 짓는 바이다.

  

 

 

 

 

 

   圓山戍鼓     원산술고      원산 수자리의 북소리

 

 

                                李穡  이색 1328~1396

 

 

   海嶠傳烽火    해교전봉화   바닷가 높은 산엔 봉화를 전하고

 

   閭閻壓浪波   여염압파랑   여염집은 바다를 눌러 있는데

 

   百年無事地   백년무사지   백 년 동안 난리 없는 이 땅에

 

   戍鼓夕陽多   수고석양다   수자리 북소리가 석양에 잦구나

 

 

   圓山 원산 와포(瓦浦)와 아포(芽浦) 사이에 있다.

             와포(瓦浦) 군 남쪽 14리에 있으니, 곧 바다의 별포(別浦)이다.

             아포(芽浦) 군 남쪽 20리에 있는데 서천군(舒川郡)과

             경계이며,진포(鎭浦)의 하류이다.

             또 곡현(曲峴)에서 나오는 물과 서천군 금부현(金富峴)과

             비인현(庇仁縣) 모동(茅洞)의 물이 이곳에서 합류하여

             바다로 들어간다.

 

 

     

 

    한산 팔영(韓山八詠)을 소나무[松]로 시작한 것은 스스로 책려(策勵)하는 뜻이고, 낚시질[釣]로 마친 것은 곧음을 생각한 것이며, 그다음의 일광(日光)은 동방에서 나와 원근(遠近)에 두루 미침을 의미한 것이고, 그다음의 고석(孤石)은 확고한 그 바탕에 드러난 그 우뚝함을 취한 것이며, 그다음의 회사(回寺)는 군(郡)의 사적(史蹟)을 중히 여기는 뜻이고, 그다음의 원산(圓山)은 병사(兵事)를 삼가는 뜻이며, 그다음의 진포(鎭浦)는 백성의 이로움을 보인 것이고, 그다음의 압야(鴨野)는 백성의 생활을 정립한 것이다. 그리하여 가벼운 일로부터 중한 일로 들어가서 말단적인 것을 먼저 말하고 근본적인 것을 뒤에 말한 것은  진문(晉問)의 글이 당(唐)에서 마친 것을 본받은 것이니, 고을의 선사(善士)들은 감조(鑑照)하기 바란다.

 

 

 

                                                   <牧隱詩稿卷之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