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은한시선 ▒

孤石深洞 고석심동 고석의 깊은 골 ( 李穡 이색 1328~1396 )

천하한량 2009. 12. 13. 22:46

 

우리 집이 있는 한산(韓山)은 비록 작은 고을이지만, 우리 부자(父子)가 중국의 제과(制科)에 급제한 까닭으로 천하가 모두 동국(東國)에 한산이 있는 줄을 알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그 훌륭한 경치를 가장(歌章)으로 전파하지 않을 수 없으므로, 팔영(八詠)을 짓는 바이다.

 

 

 

 

   孤石深洞     고석심동   고석의 깊은 골   


 

 

                                      李穡  이색 1328~1396

 

 

   平野行將盡    평야행장진   평편한 들판 다 지나니

 

   回峯望更高   회봉망갱고   회봉이 더욱 높아 보이네

 

   一區幽僻處   일구유벽처   한 쪽 그윽히 치우친 곳에

 

   梵刹本來孤   범찰본래고   절간 하나 외로이 서 있구나

 

 

 

     孤石寺 고석사 월명산(月明山)에있다 (월명산(月明山)군 북쪽 11리에있다)

 

    한산 팔영(韓山八詠)을 소나무[松]로 시작한 것은 스스로 책려(策勵)하는 뜻이고, 낚시질[釣]로 마친 것은 곧음을 생각한 것이며, 그다음의 일광(日光)은 동방에서 나와 원근(遠近)에 두루 미침을 의미한 것이고, 그다음의 고석(孤石)은 확고한 그 바탕에 드러난 그 우뚝함을 취한 것이며, 그다음의 회사(回寺)는 군(郡)의 사적(史蹟)을 중히 여기는 뜻이고, 그다음의 원산(圓山)은 병사(兵事)를 삼가는 뜻이며, 그다음의 진포(鎭浦)는 백성의 이로움을 보인 것이고, 그다음의 압야(鴨野)는 백성의 생활을 정립한 것이다. 그리하여 가벼운 일로부터 중한 일로 들어가서 말단적인 것을 먼저 말하고 근본적인 것을 뒤에 말한 것은  진문(晉問)의 글이 당(唐)에서 마친 것을 본받은 것이니, 고을의 선사(善士)들은 감조(鑑照)하기 바란다.

                                                 

 

        

                                                    <牧隱詩稿卷之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