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은한시선 ▒

崇井巖松江 숭정암송 숭정산 바위 위의 소나무 ( 李穡 이색 1328~1396 )

천하한량 2009. 12. 11. 20:35

 

 

우리 집이 있는 한산(韓山)은 비록 작은 고을이지만, 우리 부자(父子)가 중국의 제과(制科)에 급제한 까닭으로 천하가 모두 동국(東國)에 한산이 있는 줄을 알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그 훌륭한 경치를 가장(歌章)으로 전파하지 않을 수 없으므로, 팔영(八詠)을 짓는 바이다.

 

 

  

   崇井巖松     숭정암송    숭정산 바위 위의 소나무  


 

 

                                李穡  이색 1328~1396

 

 

   峯頭蒼石聳   봉두창석용    산봉우리엔 푸른 돌이 솟아 있고

 

   松頂白雲連   송정백운연   소나무 끝에는 흰 구름 이어 있네

 

   羅漢堂寥闃   나한당요격   나한당은 적적하기만 한데 

 

   居僧雜敎禪   거승잡교선   스님들 여기저기서 불전을 가르친다

 

 

   崇井寺 숭정사 기린산(麒麟山)에 있다(기린산(麒麟山)군서쪽 5리에 있다)

 

 

한산 팔영(韓山八詠)을 소나무[松]로 시작한 것은 스스로 책려(策勵)하는 뜻이고, 낚시질[釣]로 마친 것은 곧음을 생각한 것이며, 그다음의 일광(日光)은 동방에서 나와 원근(遠近)에 두루 미침을 의미한 것이고, 그다음의 고석(孤石)은 확고한 그 바탕에 드러난 그 우뚝함을 취한 것이며, 그다음의 회사(回寺)는 군(郡)의 사적(史蹟)을 중히 여기는 뜻이고, 그다음의 원산(圓山)은 병사(兵事)를 삼가는 뜻이며, 그다음의 진포(鎭浦)는 백성의 이로움을 보인 것이고, 그다음의 압야(鴨野)는 백성의 생활을 정립한 것이다. 그리하여 가벼운 일로부터 중한 일로 들어가서 말단적인 것을 먼저 말하고 근본적인 것을 뒤에 말한 것은  진문(晉問)의 글이 당(唐)에서 마친 것을 본받은 것이니, 고을의 선사(善士)들은 감조(鑑照)하기 바란다.

 

 

;                                                   <牧隱詩稿卷之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