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은한시선 ▒

熊津觀釣 웅진관조 웅진의 낚시질 ( 李穡 이색 1328~1396 )

천하한량 2009. 12. 16. 04:22

 

 

우리 집이 있는 한산(韓山)은 비록 작은 고을이지만, 우리 부자(父子)가 중국의 제과(制科)에 급제한 까닭으로 천하가 모두 동국(東國)에 한산이 있는 줄을 알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그 훌륭한 경치를 가장(歌章)으로 전파하지 않을 수 없으므로, 팔영(八詠)을 짓는 바이다.

  

 

 

 

 

 

 

 

   熊津觀釣     웅진관조      웅진의 낚시질

 

 

                                李穡  이색 1328~1396

 

 

   馬邑山橫障    마읍산횡장   마읍은 산이 가로 둘려 있고

 

   熊津水染苔   웅진수칠태   곰나루는 물 이끼로 물들었네

 

   釣絲風裏裊   조사풍리뇨   낚싯줄 바람 받아 흔들거리다

 

   恰得月明回   흡득월명회   달이 밝은 뒤에야 돌아가네그려

 

 

 

 

    한산 팔영(韓山八詠)을 소나무[松]로 시작한 것은 스스로 책려(策勵)하는 뜻이고, 낚시질[釣]로 마친 것은 곧음을 생각한 것이며, 그다음의 일광(日光)은 동방에서 나와 원근(遠近)에 두루 미침을 의미한 것이고, 그다음의 고석(孤石)은 확고한 그 바탕에 드러난 그 우뚝함을 취한 것이며, 그다음의 회사(回寺)는 군(郡)의 사적(史蹟)을 중히 여기는 뜻이고, 그다음의 원산(圓山)은 병사(兵事)를 삼가는 뜻이며, 그다음의 진포(鎭浦)는 백성의 이로움을 보인 것이고, 그다음의 압야(鴨野)는 백성의 생활을 정립한 것이다. 그리하여 가벼운 일로부터 중한 일로 들어가서 말단적인 것을 먼저 말하고 근본적인 것을 뒤에 말한 것은  진문(晉問)의 글이 당(唐)에서 마친 것을 본받은 것이니, 고을의 선사(善士)들은 감조(鑑照)하기 바란다.

 

 

 

                                                   <牧隱詩稿卷之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