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시모음집 ▒

鑿氷行 착빙행 얼음 뜨러 가는 길 (김창협 1651~1708 )

천하한량 2006. 12. 23. 20:08
鑿氷行  착빙행    얼음 뜨러 가는 길  

 

     金昌協  김창협 1651~1708

 

 

     季冬江漢氷始壯   계동강한빙시장   늦겨울 한강에 얼음이 꽁꽁 어니

     千人萬人出江上   천인만인출강상   사람들 우글우글 강위로 나왔네

     丁丁斧斤亂相鑿   정정부근란상착   꽝꽝 도끼로 얼음을 찍어 내니

     隱隱下侵馮夷國   은은하침빙이국   울리는 소리가 용궁까지 들리겠네

 

     鑿出層氷似雪山   착출층빙사설산   찍어낸 얼음이 산처럼 쌓이니

     積陰凜凜逼人寒   적음름름핍인한   싸늘한 음기가 사람을 엄습하네

     朝朝背負入凌陰   조조배부입릉음   낮이면 날마다 석빙고로 져나르고

     夜夜椎鑿集江心   야야추착집강심   밤이면 밤마다 얼음을 파 들어가네

 

     晝短夜長夜未休   주단야장야미휴   해짧은 겨울에 밤늦도록 일을 하니

     勞歌相應在中洲   로가상응재중주   노동요 노래소리 모래톱에 이어지네

     短衣至骭足無屝   단의지간족무비   짧은 옷, 짚신도 없는 발에 정강이까지 이르고

     江上嚴風欲墮指   강상엄풍욕수지   매서운 강바람에 언 손가락 떨어지네

 

     高堂六月盛炎蒸   고당육월성염증   고대광실 오뉴월 무더위 푹푹 찌는 날에

     美人素手傳淸氷   미인소수박청빙   여인의 하얀 손이 맑은 얼음을 내어오네

     鸞刀擊碎四座偏   조도격졸사좌편   난도로 그 얼음 깨 자리에 두루 돌리니

     空裏白日流素霰   공리백일류소하   멀건 대낮에 하얀 안개가 피어나네

 

     滿堂歡樂不知暑   만당환락부지서   왁자지껄 이 양반들 더위를 모르고 사니

     誰言鑿氷此勞苦   수언착빙차노고   얼음뜨는 그 고생을 그 누가 알아주리

     君不見           군불견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道傍暍死民       도방갈사민       길가에 더위먹고 죽어 뒹구는 백성들이

     多是江中鑿氷人   다시강중착빙인   지난 겨울 강위에서 얼음뜨던 자들인 걸

 

 

        ☞   骭 :정강이뼈 간.   屝 : 짚신비.   暍: 더위 먹을 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