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시모음집 ▒

田家四時(春) 전가사시 농가의 사계절 (김극기 1148~1209 )

천하한량 2006. 12. 23. 15:59
田家四時(春)  전가사시   농가의 사계절

 

     金克己(高麗)  김극기 1148~1209

 

 

 

     草箔遊魚躍   초박유어약   풀섶에는 물고기 뛰어놀고

     楊堤候鳥翔   양제후조상   버드나무 둑에는 철새 날아오네

     耕皐菖葉秀   경고창엽수   쟁기질 하는 언덕에는 창포 잎 자라고

     饁畝蕨芽香   엽무궐아향   새참 먹는 둑엔 향긋한 고사리 싹 돋아있네

 

     喚雨鳩飛屋   환우구비옥   비를 부르랴, 비둘기는 지붕 위로 날고

     含泥鷰入深   함니연입심   제비 진흙 머금고 추녀로 날아드네  

     晩來茅舍下   만래모사하   날 저물어 찾아든 초가에서

     高臥等羲皇   고와등희황   베개 베고 누우니, 태고적 사람이로다

 

     柳郊陰正密   류교음정밀   들판의 버들엔 녹음이 우거졌고

     桑壟葉初稀   상농엽초희   밭두둑의 뽕나무 잎은 드무네   

     雉爲哺雛瘦   치위포추수   꿩은 새끼 먹이느랴 야위었고    

     蠶臨成繭肥   잠림성견비   고치가 되려고 누에는 살졌네

 

     熏風驚麥隴   훈풍경맥롱   따뜻한 바람에 보리밭 춤추고

     凍雨暗笞磯   동우암태기   찬 비 내리고 어두우니 물가에 물결치네

     寂寞無軒騎   적막무헌기   고요하니 말탄 관리도 지나지 않고

     溪頭晝掩扉   계두주엄비   한 낮에도 개울가 사립문은 닫혀있네

 

     搰搰田家苦   골골전가고   힘들고 힘든 농가의 괴로움

     秋來得暫閑   추래득잠한   가을이 오니 잠시 한가하다네

     雁霜楓葉塢   안상풍엽오   기러기 서리 맞은 단풍잎 쌓인 둑에 있고  

     蛩雨菊花湾   공우국화만   물가에 핀 국화꽃에서 귀뚜라미 울고 있네

 

     牧笛穿煙去   목적천연거   안개속에서 들리는 목동의 피리 소리

     樵歌帶月還   초가대월환   나무꾼의 노래소리, 달을 돌아 들려온다

     莫辭收拾早   막사수습조   일찍 거두는 일 미루지 말라

     梨栗滿空山   리율만공산   배와 밤, 빈 산에 가득하다

 

     歲事長相續   세사장상속   한 해의 일이 길게 계속이어지니

     終年未釋勞   종년미석노   한 해가 끝나도 고달품은 끝나지 않네

     板簷愁雪壓   판첨수설압   판자 처마는 눈에 눌려 근심하고

     荊戶厭風號   형호염풍호   사립문은 바람이 부니 울고 있네

 

     霜曉伐巖斧   상효벌암부   서리내린 새벽에 산비탈의 나무도 베고

     月宵乘屋도   월소승옥도   달밤엔 집위로 올릴 새끼도 꼬아야 하네

     佇看春事起   저간춘사기   우두커니 서서 바라보다  봄에 일이 다시 생기니

     舒嘯便登皐   서소편등고   천천히 휘파람불며 편히 언덕에 올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