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제 앞으로 3~5년간, 日과 같은 불황 겪을것

美경제 앞으로 3~5년간, 日과 같은 불황 겪을것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大 교수의 경고

"미국 주택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기업 생산성이 급락해 성장잠재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미국은 앞으로 3~5년간 과거 일본과 같은 장기 불황을 겪게 될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학 교수(55)는 20일 매일경제와 인터뷰를 통해 미국 경제를 이같이 전망했다. 로고프 교수는 추가적인 부실 자산 상각으로 월가의 주요 금융기관 중 일부가 파산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뉴욕증시가 연초 들어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뉴욕증시의 하락 배경과 전망은. ▶글로벌 경기 둔화, 주택시장 붕괴, 신용 위기가 계속되고 있는 등 여러 악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주가가 추가로 10~15%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더 나쁜 소식들이 계속 나올 것이다. 주택가격은 더 떨어지고 은행들이 부실 자산으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미국 경제가 침체 국면으로 빠질 것으로 보나. ▶성장 추세가 급격히 꺾일 것이다. 생산성이 낮아지고 주택경기 붐이 꺼지면서 이를 회복하려면 1년 이상이 걸릴 것이다. 미국 경제는 향후 5년 동안 성장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유럽과 일본처럼 장기적으로 경기가 둔화될 것 같다. 한 번의 큰 경기침체보다는 경제성장 둔화가 오랫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좋은 뉴스는 단지 경미한 경기 침체가 있을 것이라는 점이고, 나쁜 뉴스는 회복이 더딜 것이라는 것이다. －주택시장은 어떤가. 언제쯤 하락세를 멈출 것으로 보나. ▶2009년까지는 바닥이 오지 않을 것이다. 2009년까지는 주택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가격은 최고치 대비 20~25% 정도 떨어질 것으로 본다. 지금까지 약 10% 하락했으니 앞으로 10~15%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서브프라임 파문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는데. ▶악순환의 덫에 빠졌다. 주택가격이 떨어질 때는 대출 조건이 나빠지고 그에 따라 다시 주택가격이 하락한다. －월가 대형은행의 부실 자산 상각이 이어지고 있는데 얼마나 심각한가. ▶보다 더 많은 부실 자산 상각이 예상된다. 시장이 더 나빠지고 이에 따라 자산 상각은 더 늘어날 것이다. 주요 은행 가운데 10개 중 1개는 파산하거나 부도 직전에 가더라도 놀라지 않을 것이다.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경기부양책을 마련하고 있는데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나. ▶부분적인 효과만 있을 뿐이다. 1450억달러의 경기부양책은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0.5%포인트 올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주택가격 붕괴나 생산성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주지는 못할 것이다. 세금 환급을 통한 경기부양책은 좋지 않은 수단이다. 정치적인 눈속임에 불과하다. 차기 행정부에 수갑을 채우는 일이다. －미 중앙은행이 금리를 내릴텐데. ▶이달 말에 0.5%포인트 정도 내릴 것 같다. 계속해서 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낼 것이다. －추가로 나올 수 있는 악재를 꼽는다면. ▶가장 나쁜 시나리오는 세계 경제의 2대 축 가운데 하나인 중국의 경기 침체다. 중국의 위기는 올해는 일어나지 않겠지만 3~5년 내에 거품이 붕괴되면서 현실화할 가능성이 있다. －긍정적인 신호도 있을 것 같은데. ▶미국 소비가 아직은 지탱하고 있다는 점이다. 소비심리가 예상보다 좋았다. 소비가 어느 정도 지탱해 주면 경미한 경기 침체가 올 것이다.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수출은 미국이 경제성장률을 1%포인트 이상 올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국제유가와 달러 전망은. ▶달러 가치는 1년 반 이후에 10~15% 정도 약세를 보일 것이다. 원유가격도 글로벌 경제가 둔화되면서 배럴당 60~70달러 정도로 떨어질 것이다. －한국 증시도 최근 불안한 모습인데. ▶한국 증시는 미국의 경기 침체가 얼마나 깊어질 것이냐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이다. 미국 시장은 글로벌 증시와 상관관계가 매우 높다. 지난 4년과는 달리 앞으로 4년은 글로벌 증시 상승세가 크게 둔화될 것이다. －한국 경제를 어떻게 전망하나. ▶한국 경제는 올해 약간 둔화될 것이다. 2009년은 걱정스럽다. 미 경제가 1%포인트 둔화되면 한국경제에 미치는 임팩트는 0.3%포인트 정도로 예상된다. [뉴욕 = 위정환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