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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큰손들 사재기 유럽산 와인 값 폭등

천하한량 2007. 12. 22. 16:21
2008년 와인 애호가들의 주머니 압박이 심해질 전망이다. 질이 좋아 판매가격이 크게 오른 2005년 빈티지(vintage·포도 수확연도) 와인이 본격적으로 유통되기 시작하는데다 중국·러시아 신흥 부호들의 사재기 현상까지 겹쳐 최근 유럽산 와인 값이 급상승하고 있다. 일부 유럽산 고급 와인의 경우 1년 전보다 5배까지 뛰었다.

가격 상승이 가장 두드러지는 와인은 프랑스산 보르도 와인. 올 연말부터 내년 초 시중에 유통되기 시작하는 2005년 빈티지 보르도 와인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금세기 최고 빈티지’로 평가받는다. 국내에서 인기 있는 대표적인 보르도 와인인 ‘샤토 탈보’(일명 ‘히딩크 와인’)는 2004년 빈티지(2006년 말~2007년 초 유통 시작) 소비자가는 10만원대였지만, 최근 출시된 2005년 빈티지는 14만원대로 40% 상승했다. 고급 와인은 상승폭이 더 크다. ‘샤토 라투르’(일명 ‘이건희 와인’)는 2004년 빈티지가 70만원대였지만, 내년 초 판매되는 2005년산은 200만원대를 호가할 전망이다.

한 와인수입업체 관계자는 “지난 6월 프랑스에서 진행된 ‘앙 프리메르’(En Primeur·숙성단계 와인을 미리 구매하는 시스템)에서 2005년 빈티지 보르도산 특급 와인이 전년산보다 3배가량 상승한 300유로 선에서 거래됐다”며 “여기에 환율 상승까지 감안하면 국내판매가는 5배까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러시아·중동지역 신흥 부호들의 고급 와인 사재기 현상도 와인 값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포도플라자’ 김혁 디렉터는 “올림픽이 열리는 중국을 비롯, 러시아·중동의 부호들이 신분 과시 수단으로 최고급 프랑스 와인을 그러모으고 있다”며 “고급 와인은 품질 유지를 위해 생산량을 제한하고 있어 이들의 수요 급증으로 가격이 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동와인 관계자는 “1등급 와인인 ‘샤토 라피트 로스쉴드(Lafite Rothschild)’의 경우 중국 부자들이 프랑스 네고시앙(와인중개상)한테 가격이 아무리 비싸도 상관없다며 싹쓸이 해갔다”며 “수량도 바닥났고 가격도 5배나 뛰어 수입할 엄두조차 못 내고 있다”고 말했다.
유로화 상승도 무시할 수 없다. 연초 1유로에 1220원대였던 유로화가 최근 1380원까지 치솟았다. 부르고뉴산 A와인의 경우 연초 4만원이었으나 최근 4만5000원으로 12.5% 상승했다. 뉴욕타임스 역시 얼마 전 “유로 강세로 와인값이 10%가량 오를 것”으로 전망하는 기사를 내놨다. 와인업계 관계자는 “대중적인 와인의 경우 업체가 가격에 반영하지 않는 경향이 있지만, 고급 와인은 가격 저항이 심하지 않은 수요층의 특성상 환율 상승분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반면 미 달러 베이스로 수입을 하는 칠레산 와인 수입업자들은 “현재 가격 수준을 유지, 대중을 공략할 것”이라 밝히고 있어, 와인 시장의 ‘이분화’가 더 가속될 전망이다.
입력 : 2007.12.22 00: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