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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플루토늄만 신고" … 美 강경파 목소리 커져

천하한량 2007. 12. 25. 22:17
지난 10ㆍ9 베이징 합의로 급진전 조짐을 보이던 북핵 협상 전선에 두꺼운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영변 3대 핵시설 불능화와 함께 핵프로그램 신고를 연내에 마치기로 했던 합의는 이미 물 건너갔다. 여기에 신고를 둘러싼 북한 측의 버티기식 고집이 북핵 협상에 걸림돌로 떠올랐다.

미국 행정부 내 강경파 쪽에서는 무성의한 북한 측 태도에 더 이상 끌려갈 수 없다며 채찍을 꺼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핵심은 북한 핵프로그램 신고 대상을 둘러싼 논란이다. 미국을 비롯한 6자회담 참가국들은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AE) 존재를 인정하고 시리아에 대한 핵시설 이전 등을 북한 측에서 적극적으로 인정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은 신고 대상에 우라늄과 핵무기를 제쳐둔 채 플루토늄만 해당된다며 딴전을 피우고 있다.

이달 초 우다웨이 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가 평양으로 직접 가서 북측과 접촉하고 성 킴 미국 국무부 한국과장이 방북해 담판을 지었지만 북한 측은 요지부동 자세에서 바뀌지 않았다.

지난 5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김정일 위원장에게 성실 신고를 촉구하는 친서를 방북했던 크리스토퍼 힐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를 통해 보냈고 김 위원장은 뉴욕 채널을 통해 답신으로 화답했지만 내용에서는 구체성을 담지 않았다.

북한이 성의를 보이지 않는다면 미국 행정부 내 강경파는 공세 수위를 높일 것으로 관측된다. 라이스 장관과 힐 차관보로 이어지는 대북 유화론자들이 북한에 호의를 비치면서 유화국면을 끌어왔지만 북한 측 성의가 나오지 않는 한 설 땅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부시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보낸 친서는 우호적인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보는 측면보다는 일이 풀리지 않았을 때에 대비한 일종의 교두보로 봐야 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친서는 북한에 보내는 일종의 최후통첩으로도 볼 수 있다"며 "미국 행정부 내 기류가 상당히 미묘하게 변해 가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 = 윤경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