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자료실 ▒

`2008년 경제 대예측` 한국 경제는?

천하한량 2007. 12. 16. 01:04

`2008년 경제 대예측` 한국 경제는?

미국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는 상황에서도 새해 경제 기상도는 그리 나쁘지 않다. 한국은행은 4.7% 성장률을 제시했지만, 민간경제연구소들은 5% 달성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미국이 재채기를 하면 한국은 독감에 걸린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된 것 같다. 새해 미국 경제가 1%대로 추락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국제 유가 또한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고, 달러화가치가 새해에도 추가 하락할 것으로 점쳐지는 상황에서도 한국 경제가 5% 성장을 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은 무엇일까.

매경이코노미가 매년 발행하는 ‘대예측’을 토대로 새해 한국 경제의 이슈를 진단하고, 주요 교역 파트너인 미국과 중국의 새해 경제 기상도를 분석했다.

투자와 소비가 성장을 견인하는 한 해가 될 것 같다. 수출기여도는 올해만 못하다는 게 경제연구소들의 공통적인 견해다. 원화 강세로 수출성장률 둔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경제성장의 3대축 가운데 무역의 경제성장 기여도는 위축될 것으로 보이는 반면 투자와 소비는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엿보이기 때문에 새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5% 내외가 점쳐진다.

올해 성장률이 4.8% 내외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새해 경제 역시 성장 탄력을 이어가겠지만, 올해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경제 여건이 좋지 않다. 긍정적인 면보다 부정적인 요인이 많은 게 현실이지만 5% 내외의 경제성장률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장 큰 이유는 경기순환 국면이 상승초기에 진입해 있어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란 점에서다. 또한 기업들이 새로 출범할 정권에 친시장주의적인 경제정책을 기대하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조심스럽게 투자와 소비가 살아날 것으로 내다보는 데는 심리적인 요인이 강하게 작용된 것 같다.

성장잠재력을 위축시키는 부정적인 요소들도 많아 안심할 수 없다.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요소가 완전히 가시지 않았고, 세계 경제둔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기에 국제 유가를 비롯한 국제 원자재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곡선을 그릴 전망이고, 달러 약세로 수출제품의 가격경쟁력 약화도 경제성장률을 깎아 내리는 요소다.

세계 경제뿐 아니라 국내 부문에서도 불안요인이 상존한다.

꽁꽁 얼어붙은 부동산시장이 그렇고 국내 가계부채의 심각성도 성장을 가로막는 뇌관으로 존재한다.

새해 경제가 투자와 소비의 회복에 힘입어 5% 내외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불안요인이 현실화될 경우 오히려 올해보다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제성장률

한국은행은 새해 4.7% 성장률을 제시했다. 지금까지 발표한 경제전망치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반면 민간경제연구소들은 약속이라도 하듯이 5%와 5.1%를 제시한다.

이런 전망치를 볼 때 민간경제연구소들이 한국 경제의 미래를 비교적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07년 경제성장률을 제시했던 2006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당시 경제연구소들은 한목소리로 4% 초반을 점쳤다.

더구나 북핵 사태가 터지면서 일부에선 2%대 성장률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올해 경제성장률은 4.8% 내외를 내다볼 만큼 기대 이상이다. 또한 외환위기 10년 주기설 또한 그야말로 설(說)로 막을 내릴 것 같다.

한국은행은 4.7% 성장률을 예상하면서 민간경제연구소와는 달리 소비 위축을 걱정했다.

4.7%와 5%의 성장률에서 가장 큰 시각 차이는 소비에 있고, 설비투자를 보는 시각에서도 연구소들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한국은행은 세계 경제둔화에 주목한 반면, 민간경제연구소들은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를 그리 크게 걱정하지 않는 눈치다.

새해 5% 경제성장률에는 다음과 같은 기본전제가 깔려 있다.

미국 경제가 연착륙에 성공하고, 중국 경제가 10% 성장률을 달성할 것이란 희망에 근거한다.

반대로 미국 경제가 연착륙에 실패하거나, 중국 경제가 거품 붕괴를 경험하게 된다면 5% 성장은 그야말로 전망치에 그칠 수 있다.

우리나라 경제가 수출주도형이란 점을 감안하면 대외변수에 따라 크게 좌우될 수밖에 없는 운명임에 틀림없다.

수출이 불안한 국면인 데도 한국 정부는 무역흑자를 찰떡같이 믿고 외환자유화 정책을 밀고나가고 있다.

무역흑자를 외화유출로 맞대응해서 원화 강세를 막아보겠다는 생각에서다.

♠소비

민간소비는 경제성장의 기본 축이다. 투자와 무역에 비해 경제성장에 더 큰 기여를 하는 게 소비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비를 바라보는 시각은 상이하다.

한국은행은 소비 위축을, 민간경제연구소들은 소비 회복을 기대한다. 특히 새해 하반기보다 상반기에 소비활동이 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LG경제연구원과 한국금융연구원이 민간소비 회복에 보다 더 긍정적인 입장이다.

민간소비가 회복될 것으로 보는 이유로는 교역조건과 기업실적 개선으로 고용 여건 또한 좋아질 것으로 엿보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주가상승에 따른 자산효과도 한몫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구매력 향상 요인이 버티고 있는 것도 민간소비를 긍정적으로 보는 요인이다. 종합소득 과표 구간 조정을 통해 실질적으로 감세효과를 준다는 점에서다.

한국은행은 이런 시각에 동조하지 않는다. 금리 상승으로 인한 이자와 원금상환 부담이 늘 것이기 때문에 가처분소득이 줄어 구매력이 올해와 별다를 게 없다는 생각에서다.

여기에 자산가격 하락에 따른 부(富)의 효과 축소,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공공요금 인상에 따른 물가상승 압력 등도 소비 위축을 몰고 올 것이란 해석이다.  

♠투자

설비투자를 보는 시각에는 차이가 엿보이나 건설투자는 한결같이 상승 일변도다. 설비투자가 올해만 못할 것으로 보는 곳은 한국은행, 한국개발연구원(KDI), 삼성경제연구소, LG경제연구원, 한국금융연구원 등이다.

반면 한국경제연구원현대경제연구원은 오히려 설비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점친다.

기업들이 설비투자를 꺼릴 것으로 내다보는 이유로는 금융 불안, 세계 경제둔화, IT 투자 일단락 등이 꼽힌다.

공장가동률 기준으로 본다면 기업들이 설비투자를 늘리는 게 맞다.

그러나 기업들은 미래 수출경쟁력에서 확신을 갖지 못하기 때문에 투자 확대에 선뜻 나서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런 부정적인 견해에도 불구하고 한국금융연구원과 현대경제연구원이 설비투자 확대를 점치는 이유는 기업들의 실적 개선과 수요심리 회복 때문이다.

여기에 수출성장률이 10%대에 달하고, 설비투자 확대가 엿보이는 지표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어서다. 우선 국내 기계수주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고, 기업들의 설비투자 욕구도 강할 것으로 믿는다.

설비투자에 대해선 이견을 보였으나, 건설투자를 보는 시각은 동일했다. 올해에 비해 새해에는 건설투자가 월등히 늘어난다는 데 동조한다.

건설투자 중에서도 특히 공공부문 건설투자가 확대될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국토균형개발사업 시행이 공공건설 투자 확대의 핵심이다.

특히 기업도시와 행정복합도시(세종시)가 건설되고, 미군기지 이전 등이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또한 경기회복에 힘입어 상가와 같은 비거주용 건설이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주택시장 침체로 주거용 건설은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건설 원가가 올라 민간건설 투자가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란 점에서다.  



♠경상수지

경제연구소들은 제2 외환위기가 올 수도 있음을 경고했다. 그러나 이런 위기는 찾아오지 않았다.

오히려 올해 경상수지는 큰 폭의 흑자가 예상된다. 경제연구소들은 또다시 경상수지 적자를 걱정한다. 새해 경상수지가 많게는 50억달러 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예측이다.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보는 데는 무역 흑자폭이 올해보다 줄어들고, 서비스수지 적자폭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둔화와 원화 강세를 무시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도 수출 지역 다변화와 수출 상품 경쟁력 강화로 11% 정도의 수출증가율은 무난할 것으로 한국금융연구원은 예상한다. 새해 수출은 4000억달러 시대를 무난히 열 것으로 보인다.

경상수지(상품수지+서비스, 소득, 경상이전수지) 적자폭이 20억~50억달러로 예상되는 가운데 특히 해외여행과 유학수요 증가에 따른 서비스수지의 적자폭 확대가 불가피해 보인다.

[특별취재팀 : 이제경 부장(팀장) / 김소연 기자 / 김병수 기자 / 정광재 기자 / 김경민 기자 / 김정혁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435호(07.12.19일자)에 게재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