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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 속속 8%대 진입

천하한량 2007. 12. 2. 20:41
은행권의 변동금리부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속속 8%대로 진입하면서 서민 대출자들이 발을 구르고 있다.

은행들이 금리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기준금리 변경 등과 같은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주택대출 금리 속속 8%대 진입 = 2일 은행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이번주초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6.53~8.03%로 고시했다.

대출 최고금리가 지난 주초보다 0.05%포인트 상승하면서 외환은행에 이어 시중은행 가운데 두번째로 8%대로 진입했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의 주택대출 금리도 6.48~7.98%와 6.58~7.98%로 지난 주초보다 각 0.09%포인트 상승하면서 8%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들 은행의 대출 최고금리가 3일간 CD금리 평균치에 2.40%포인트의 가산금리를 덧붙여 결정되는 점을 감안하면 5.60%인 CD금리가 하락하지 않는 한 주중 8%대 돌파가 확실시된다.

하나은행은 6.90~7.60%로 지난주 초에 비해 0.10%포인트 상승했으며 지난달 12일에 비해서는 콜금리 한차례 인상과 맞먹는 0.25%포인트나 급등했다.

국민은행은 6.24~7.84%로 0.09%포인트 올랐고 지난주 고객 부담을 감안해 최고금리를 7%대로 낮췄던 외환은행은 6.64~7.92%로 8%대에 다시 근접했다.

은행권 변동금리부 주택대출 금리가 상승세를 보이는 것은 CD금리 등 시장 금리가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은행의 주택대출 금리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CD금리는 지난달 12일 상승세를 보인 이후 지난달말까지 13거래일간 0.25%포인트 상승하면서 6년5개월만에 처음으로 5.6%대로 진입했다.

은행들이 대출 재원 마련을 위해 CD 발행을 늘리면서 올들어 지난달 27일까지 CD 순발행 규모가 28조원으로 작년 연간 순발행액 11조4천억원의 2.5배 수준으로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기업은행과 외환은행 등 일부 은행이 주택대출 기준금리로 적용하고 있는 코리보(KORIBO) 3개월물 금리도 같은 기간 0.19%포인트 상승하며 5.53%를 기록하고 있다.

◇ 머니무브에 서민 대출자 울상..대책 필요 = 주택대출 금리가 시장 금리와 함께 급한 오름세를 보이면서 주택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도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특별한 금리우대를 받지 못하는 서민이 작년말 우리은행으로부터 주택을 담보로 2억원을 대출한 경우 당시 연간 이자는 6.83%의 금리가 적용돼 1천366만원이었지만 향후 1.17%포인트 높아진 8%가 적용되면 1천600만원을 내야돼 연간 이자부담이 234만원(월 19만5천원)이나 급증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금리가 1%포인트 상승할 경우 지난 5월 말 기준 279조2000억원에 달하는 민간주택자금대출 관련 가계 부담이 연 2조6천억원 가량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고수익을 노린 부유층 자산가들이 은행 자금을 증시와 펀드로 이동시키는 ‘머니 무브’ 현상이 시장금리 상승을 유발하며 예금 인출과 밀접한 관련이 없는 서민 대출자들에게 부담이 전가되고 있어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주택저당증권(MBS)이나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을 통해 보유자산을 유동화하는 노력도 요구되고 있다.

금융연구원 한재준 연구위원은 “주택금융공사 등 정부기관의 보증을 통해 은행의 MBS 발행을 확대하면 은행의 자금조달 사정을 제대로 반영하는 기준금리가 형성될 수 있을 것”이라며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로 전환할 때 조기상환 수수료 등 고객 부담을 낮추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