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대란’ 자초하는 ‘뻥튀기 분양’ | |||||
입력: 2007년 11월 20일 18:33:30 | |||||
최근 미분양 아파트가 계속 늘고 있지만 주택업체들의 ‘배짱 분양’은 여전하다. 고분양가가 미분양 사태의 주된 원인 중 하나로 꼽히지만 올해 안에 나올 수도권 대규모 물량 역시 주변 시세나 예상치를 20~30%나 웃돌고 있다. 분양가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건설업체들이 연말 물량 공세에 나설 것으로 예상돼 대규모 미분양 사태와 부도 위기감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분양 우려하는 ‘배짱분양’=다음달 분양 예정인 경기 고양시 덕이동의 하이파크시티(3316가구) 분양가는 3.3㎡당 1500만원선이 될 전망이다. 시행사인 드림리츠와 시공사인 신동아건설은 이 가격을 감안해 1600만원대에 분양신청을 할 방침이다. 그러나 인근 파주신도시 중대형의 예상 분양가는 3.3㎡당 1100만원선이다. 비슷한 시기 분양될 서울 은평뉴타운 분양가도 최고 138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고분양가 논란을 피할 수 없다. 회사 측은 파주신도시나 은평뉴타운과는 달리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아 입주 후 전매제한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비슷한 시기 분양예정인 고양시 식사동에서 분양하는 7211가구의 분양가도 이와 비슷할 전망이다. 또 동양건설산업과 성우종합건설이 김포 걸포동에 짓는 ‘오스타·파라곤’ 1636가구(113~249㎡)의 분양가는 3.3㎡당 평균 1216만원이다. 113㎡(34평)형 아파트의 분양가는 1050만원, 최대 규모인 249㎡(75평)는 1500만원선이다. 이는 내년 6월 인근 김포양촌신도시 아파트의 예상 분양가격(3.3㎡당 800만~1100만원)보다도 20~30% 정도 높은 것이다. 주변 아파트 시세와 비교하면 3.3㎡당 200만원 이상 비싸다. ◇미분양 대란 현실화되나=고분양가 논란에다 분양가상한제를 피하기 위한 물량이 쏟아지면서 연말 미분양 대란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주택업계가 분양가상한제를 피하려는 이유는 분양가가 제한되기 때문에 그 전에 최대한 수익을 뽑기 위해서다. 그러나 이러한 고분양가를 소비자들이 어느 정도 감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분양가 자체가 청약기준의 주요 변수이기 때문이다. 실제 3.3㎡당 4000만원의 사상 최고 분양가를 책정했던 서울 강남구 도곡 리슈빌파크는 강남이란 입지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3순위까지 청약에서 32가구 모집에 12명이 신청했다. 이에 비해 분양가 상한제로 주변 시세 70∼80%에 분양된 경기 용인 흥덕지구 아델리스와 호반베르디움은 각각 1순위에서 평균 30.1대 1, 29대 1로 마감돼 대조를 보였다. ◇부도설이 더 무섭다=미분양 증가로 지방 중소 주택업체들이 연이어 쓰러지면서 ‘부도 위기설’로 곤혹을 치르는 업체들도 늘고 있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아무런 근거 없이 ‘저 업체는 위험하다’는 식의 루머에 휩싸이게 되면 대응을 할 수도 없고 안할 수도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부도설은 주택업계의 지나친 위기감에서 비롯된 측면도 있다. 분양가 인하라는 소비자들의 요구는 뒷전인 채 정부 규제만 탓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실련 김헌동 아파트값거품빼기운동본부장은 “미분양의 근본 원인은 아파트값 거품으로 우후죽순처럼 생긴 주택업체들이 터무니없는 분양가로 수요를 초과한 공급을 해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재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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