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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 안보이는 서브프라임 터널‥신뢰 잃은 美금융주 또 급락

천하한량 2007. 11. 20. 20:49

끝이 안보이는 서브프라임 터널‥신뢰 잃은 美금융주 또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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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금융시장이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의 다우지수가 1.6% 급락한 원인은 씨티그룹이었다.

골드만삭스가 씨티그룹이 향후 2분기 동안 150억달러의 손실 상각(투자자산을 손실본 것으로 처리) 위험에 처한 것으로 추정하면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도'로 하향 조정했다는 소식이 결정타로 작용했다.

골드만삭스는 씨티그룹의 내년 주당 순익 전망치를 4.65달러에서 3.8달러로 낮추고 목표주가도 33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이로 인해 씨티 주가가 5.8%나 급락하는 등 금융주들이 줄줄이 하락했다.

메릴린치와 모건스탠리 주가도 각각 3.9%, 3.3% 하락했다.

씨티그룹에 화살을 날린 골드만삭스 주가 역시 2.09% 빠졌다.

세계 최대 금융회사 씨티그룹은 서브프라임 사태로 196년의 역사 속에 최대 굴욕을 당하고 있다.

지난 10월 초 서브프라임 부분 손실로 3분기에 65억달러를 상각한다고 발표한 것은 험난한 전도를 알리는 서곡에 불과했다.

3분기 순이익은 23억8000만달러로 작년 동기의 55억1000만달러에 비해 57%나 줄었다.

3년 만에 가장 적은 분기 순익을 기록한 것이다.

시장에서의 신뢰도 추락했다.

3대 신용평가회사 중 한 곳인 피치는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씨티를 '부정적 관찰대상'에 올렸다.

2003년 10월 취임 이후 잘나가던 찰스 프린스 회장 겸 CEO도 서브프라임 유탄을 맞고 이달 초 중도 낙마했다.

"증권과 투자은행 카드사 등으로 성공적인 다각화를 이뤘다"는 주주들의 칭송은 서브프라임 사태란 암초를 만나자 "프린스는 투자자들에게 어떤 변명도 할 수 없다"(씨티 주주인 가드너 루소 & 가드너의 파트너)는 혹평으로 바뀌었다.

급기야 씨티그룹 이사회의 경영위원회를 이끌어온 로버트 루빈 전 미 재무부 장관이 회장을 맡고,씨티유럽의 회장으로 있는 윈 비숍 경을 임시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했으나 서브프라임 사태의 여진에 계속 흔들리고 있다.

현재까지 월가 금융회사들의 서브프라임 관련 손실액은 500억달러에 달한다.

그러나 "향후 수년간 금융권의 상각 규모가 최대 4000억달러로 불어날 것"(도이체방크)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서브프라임 사태로 불거진 신용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씨티그룹 주도로 750억달러 규모의 '슈퍼 펀드'를 급조키로 했으나 씨티 자체가 서브프라임 사태로 휘청대는 상황이어서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코노믹 아웃룩 그룹의 버나드 바우몰 이사는 "서브프라임 사태라는 터널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