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모기지 망령’에 코스피 43P ↓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불안감과 고(高)유가 등이 악재로 작용하면서 2일 한국 등 아시아 각국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한국 원유 수입의 80%를 차지하는 두바이유 가격은 사상 처음으로 배럴당 85달러를 넘었다.
미국발 세계 경기침체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의 급등세가 계속되고 있어 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성장률은 낮은데 물가는 오르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다시 불안해지는 세계 증시
이날 아시아 증시는 고유가와 미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우려 확산, 미국 주가 급락이라는 악재에 직격탄을 맞았다.
서울증시에서 코스피 지수는 43.80포인트(2.12%) 급락한 2,019.34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도 11.84포인트(1.46%) 내린 797.66에 거래를 마쳤다.
일본 도쿄 증시의 닛케이평균주가는 전날보다 352.92엔(2.09%) 떨어진 16,517.48엔에 마감했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136.47(2.30%) 하락한 5,777.81에 장을 끝냈다.
이에 앞서 1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는 씨티그룹에 대한 투자 의견 하향을 계기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금융기관들이 입은 타격이 심각하다는 우려가 부각되면서 급락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362.14포인트(2.60%) 떨어진 13,567.87, 나스닥종합지수는 64.29포인트(2.25%) 내린 2,794.83에 각각 마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과 미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세계 증시에 주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 두바이유 ‘마지노선’ 넘어
2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1일 거래된 두바이유 현물은 전날보다 배럴당 4.39달러 급등하며 85.69달러에 거래를 마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9월 내놓은 보고서에서 “세계 경제가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의 마지노선은 배럴당 84달러대”라고 분석한 바 있다.
두바이유의 급등은 전날 국제유가의 급등을 불러온 미국의 원유 재고 감소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인하 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미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12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04달러 내린 93.49달러, 런던석유거래소(ICE)의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가격은 배럴당 0.91달러 내린 89.72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국제유가 급등으로 국내 주유소에서 팔리는 휘발유 판매가격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10월 마지막 주(10월 29일∼11월 2일) 전국 주유소 1100개에 대한 표본조사 결과 무연 보통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L당 1568.38원으로 1주일 전보다 13.29원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유 등 원자재와 곡물 가격 상승세가 계속되면서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물가가 오르는 가운데 미국의 경기침체가 현실화되면 세계경제가 둔화될 수밖에 없고 이럴 경우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도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신치영 기자 higgledy@donga.com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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