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0년래 최저..유가 사상 최고.금리 6년만에 최고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 원.달러 환율이 26일 10년만에 처음으로 910원선 아래로 추락, 800원대 진입마저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800원대 환율이 현실화될 경우 수출에 직접적인 타격을 가하면서 경기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고금리와 고유가에 이어 원고까지 겹치는 이른바 `3고(高)현상'에 말려들면서 우리 경제에 다시 먹구름이 드리운 양상이다.
◇ 환율 급락..800원대 진입 초읽기 =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6.70원 급락한 909.8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환율은 지난 97년 9월12일 908.70원 이후 10년1개월만에 처음으로 900원선으로 떨어졌다.
환율이 하락세를 보이는 것은 미국 달러화가 미 경제부진에 따른 금리 추가인하 전망으로 유로화 등에 대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며 약세 행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10월 유로당 1.24달러선이던 달러.유로 환율은 이날 1.4364달러까지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내 증시 호전과 북핵 문제 해결 기대감 등도 원화 강세를 견인하는 요인이다.
상당 수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환율이 910원선을 밑돌면서 800원대 진입은 시간 문제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신한은행 홍승모 과장은 "작년 12월 이후 3중 바닥으로 인식돼 온 913원선이 깨진 이상 900원도 큰 의미를 가지기 어려울 것"이라며 "글로벌 달러화 약세가 심화되고 있어 연중 800원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 유가.금리도 고공행진..3고 늪에 빠질 듯 =최근 유가와 금리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가운데 원화가치 마저 급등(환율 급락)하면서 경제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가파른 환율 하락으로 수출 경쟁력이 급속히 악화되면서 그간 수출이 이끌어온 경기 회복의 원동력을 상실할 공산이 큰 탓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한 보고서에서 "원화가치 절상이 장기적으로 과도하게 진행돼 우리 수출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이 침식되고 있다"면서 "기업들의 환율하락 흡수여력이 고갈되고 있어 환율의 추가 하락을 감내하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국내 경제 전체적으로는 달러약세가 최근의 유가.원자재 가격 상승을 흡수해 물가안정에 기여하는 측면도 있지만 이는 단기적인 효과일 뿐 수출이 국내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 등을 감안하면 수출채산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25일 국제 석유시장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12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90.46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에 도달했고 국내 기업들이 주로 도입하는 중동산 두바이유 현물도 배럴당 80.53달러로 처음 80달러선을 돌파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 따르면 국제 유가 충격이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은 환율 충격의 8배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로 적용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 유통수익률은 이날 5.35%로 2001년 7월16일 이후 6년3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으며 국고채 3년물 금리도 최근 5.57%까지 상승하며 2002년 8월29일 이후 5년2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연구위원은 "3고 현상이 예견되기는 했지만 예상보다 빠르고 강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직접 영향을 주든 세계 경제 둔화를 통해 간접 영향을 주든 경제 상승세에 부담을 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원화 가치와 금리, 유가가 동반 급등세를 보이면서 경기 회복세가 꺾이는 것을 막기 위해 정책 당국이 선제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신 연구위원은 "환율 하락 등이 몇년 째 지속되면서 기업으로서는 비용 축소 여지가 줄어들어 더 이상 마른 수건을 짜기도 어려울 것"이라며 "환율 헤지 없는 해외 투자 확대 등을 논의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대선을 앞두고 환율이나 금리 정책 등이 정치적 논리에 휘말리지 않도록 하는 노력도 요구되고 있다.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김재홍 과장은 "달러화가 약세를 지속하면 산유국의 달러화 표시 원유 가격 인상을 부채질 할 수 있어 우리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정부가 대외 변수인 유가는 통제하지 못하더라도 기업의 생산비용과 수출가격에 변수가 되는 금리와 환율에 대해서는 안정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harrison@yna.co.kr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 원.달러 환율이 26일 10년만에 처음으로 910원선 아래로 추락, 800원대 진입마저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800원대 환율이 현실화될 경우 수출에 직접적인 타격을 가하면서 경기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고금리와 고유가에 이어 원고까지 겹치는 이른바 `3고(高)현상'에 말려들면서 우리 경제에 다시 먹구름이 드리운 양상이다.
◇ 환율 급락..800원대 진입 초읽기 =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6.70원 급락한 909.8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환율은 지난 97년 9월12일 908.70원 이후 10년1개월만에 처음으로 900원선으로 떨어졌다.
환율이 하락세를 보이는 것은 미국 달러화가 미 경제부진에 따른 금리 추가인하 전망으로 유로화 등에 대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며 약세 행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10월 유로당 1.24달러선이던 달러.유로 환율은 이날 1.4364달러까지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내 증시 호전과 북핵 문제 해결 기대감 등도 원화 강세를 견인하는 요인이다.
상당 수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환율이 910원선을 밑돌면서 800원대 진입은 시간 문제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신한은행 홍승모 과장은 "작년 12월 이후 3중 바닥으로 인식돼 온 913원선이 깨진 이상 900원도 큰 의미를 가지기 어려울 것"이라며 "글로벌 달러화 약세가 심화되고 있어 연중 800원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 유가.금리도 고공행진..3고 늪에 빠질 듯 =최근 유가와 금리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가운데 원화가치 마저 급등(환율 급락)하면서 경제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가파른 환율 하락으로 수출 경쟁력이 급속히 악화되면서 그간 수출이 이끌어온 경기 회복의 원동력을 상실할 공산이 큰 탓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한 보고서에서 "원화가치 절상이 장기적으로 과도하게 진행돼 우리 수출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이 침식되고 있다"면서 "기업들의 환율하락 흡수여력이 고갈되고 있어 환율의 추가 하락을 감내하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국내 경제 전체적으로는 달러약세가 최근의 유가.원자재 가격 상승을 흡수해 물가안정에 기여하는 측면도 있지만 이는 단기적인 효과일 뿐 수출이 국내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 등을 감안하면 수출채산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25일 국제 석유시장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12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90.46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에 도달했고 국내 기업들이 주로 도입하는 중동산 두바이유 현물도 배럴당 80.53달러로 처음 80달러선을 돌파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 따르면 국제 유가 충격이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은 환율 충격의 8배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로 적용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 유통수익률은 이날 5.35%로 2001년 7월16일 이후 6년3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으며 국고채 3년물 금리도 최근 5.57%까지 상승하며 2002년 8월29일 이후 5년2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연구위원은 "3고 현상이 예견되기는 했지만 예상보다 빠르고 강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직접 영향을 주든 세계 경제 둔화를 통해 간접 영향을 주든 경제 상승세에 부담을 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원화 가치와 금리, 유가가 동반 급등세를 보이면서 경기 회복세가 꺾이는 것을 막기 위해 정책 당국이 선제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신 연구위원은 "환율 하락 등이 몇년 째 지속되면서 기업으로서는 비용 축소 여지가 줄어들어 더 이상 마른 수건을 짜기도 어려울 것"이라며 "환율 헤지 없는 해외 투자 확대 등을 논의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대선을 앞두고 환율이나 금리 정책 등이 정치적 논리에 휘말리지 않도록 하는 노력도 요구되고 있다.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김재홍 과장은 "달러화가 약세를 지속하면 산유국의 달러화 표시 원유 가격 인상을 부채질 할 수 있어 우리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정부가 대외 변수인 유가는 통제하지 못하더라도 기업의 생산비용과 수출가격에 변수가 되는 금리와 환율에 대해서는 안정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harri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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