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0월 19일 (금) 14:01 문화일보
유가 강세, 달러 약세…한국 경제 ‘찬물’
국제유가가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기준으로 배럴당 90달러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미 달러화 가치도 크게 하락하며 원화가치의 상승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제유가의 폭등, 달러화 가치의 폭락으로 글로벌 경기의 위축에 대한 우려감이 높아지면서 모처럼 회복세를 타고 있는 국내 경기에도 타격을 입힐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19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WTI는 전날보다 2.07달러 오른 배럴당 89.47달러에 거래를 마쳐 종가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간외 거래에서도 11월인도분 WTI가 사상 최초로 배럴당 90달러를 찍어 향후 유가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WTI는 지난 8월말(74.07달러)과 비교하면 50여일 만에 20% 이상 급등한 셈이다. 시장에선 이미 연내 100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국내 원유도입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두바이유도 지난 16일(배럴당 78.59달러) 최고치를 찍은 데 이어 18일에도 78.20달러에 달해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달러화의 가치도 미국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감에다 정책금리 인하 이후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지난 9월28일 유로화 대비 1.4261달러까지 치솟았던 달러·유로 환율은 이날도 1.4213달러에 달해 약세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달러화 가치가 크게 떨어지면서 원화가치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지난 1일 913.70원으로 10년 만에 최저치를 찍은 데 이어 19일에도 전날(917.8원)보다 1.9원 하락한 915.9원에 거래되고 있다.
국제유가가 사상 최고치로 치솟은데다 거침없이 질주하던 중국의 상하이종합지수가 전날 3% 급락하면서 국내 증시가 타격을 받고 있다. 19일 오전 10시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에 비해 30.77포인트(1.53%) 하락한 1974.32를 기록했다.
국제유가와 원화가치의 동반상승으로 회복국면에 접어든 경기에 타격을 입힐 것이라는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은 분석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1%상승할 때 1년에 걸쳐 국내총생산(GDP)은 0.02%, 경상수지는 1억8000만달러씩 감소하는 반면 물가는 0.02% 더 올라가게 된다. 특히 국제유가의 상승은 교역조건의 악화로 이어져 실질구매력을 떨어뜨려 체감경기를 더욱 악화시킬 공산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송길호기자 khs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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