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체감경기 악화 우려.."과거와 다르다" 반론도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를 위협하는 가운데 미국 달러화의 가치는 연일 하락, 한국 경제에 암운을 드리고 있다.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 급등은 국내 물가상승을 초래하고 실질소득 감소와 체감경기 하락을 부채질할 수 있으며 달러화 가치 하락은 원화 강세로 이어져 수출둔화를 초래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당장은 아니더라도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한국 경제의 원유의존도가 과거에 비해 상당부분 약화된 데다 수출상품의 품질 경쟁력이 강화돼 환율하락에 의한 수출둔화 효과도 예전만큼 심하지 않다는 점을 들어 상황이 심각한 수준으로 치달을 것으로 걱정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반론도 없지 않다.
◇ 유가급등..물가압박, 성장에 발목 우려 = 18일 거래된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배럴당 78.2달러로 이틀째 소폭 하락했다. 그러나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중질유의 11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89.47달러까지 급등,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국내 도입원유의 기준가격이 두바이유이기는 하지만 최근의 전반적인 유가 급등세는 심상찮다.
일각에서는 배럴당 100달러 시대의 도래를 점치는가 하면 3차 오일쇼크의 발생을 우려하는 주장도 있다.
한은은 유가가 1년간 10% 상승하면 소비자물가는 0.2%포인트 상승하고 성장률은 0.2%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성태 한은 총재는 19일 국회 재경위 국감에서 답변을 통해 "상반기에 원유가격을 배럴당 70달러로 봤으나 최근 90달러를 위협하고 있다"면서 "유가가 90달러에서 장기화한다면 소비자물가는 0.4-0.5%포인트 오르고 성장률은 반대로 0.4-0.5%포인트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그러나 올해 물가상승률은 2.4% 수준에 그치고 경제성장률은 4%대 후반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의 유가급등세는 일정 정도 시차를 두고 실물경제에 파급되기 때문에 올해 물가.성장률에는 이렇다할 충격을 주지 않고 내년에 본격적으로 영향이 가시화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년 소비자물가상승률은 3%대로 올라서는 한편 경제성장률은 5%를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가 불발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 내년 체감경기 악화 가능성 대두 = 유가급등은 수입단가 상승으로 이어져 교역조건 악화를 초래한다. 교역조건 악화는 실질무역손실을 증대시켜 국민경제 차원에서 소득감소로 이어진다.
이는 곧 체감경기 악화를 의미한다. 성장률이 5%에 이르더라도 실질소득이 훨씬 낮은 수준이라면 경제주체들이 느끼는 경기는 5%에 턱없이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물론 반도체 등 수출상품의 단가가 상승해 이를 상쇄한다면 다행이지만 그럴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여기에 물가상승세가 가속화되면 가계의 소비위축을 초래, 회복세를 보이던 민간소비 지출을 옥죄는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
이 때문에 민간경제연구소들은 내년 경기전망을 내놓는데 있어서 가장 큰 복병을 원유 가격으로 꼽고 있다.
최근 유가 급등세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거듭함에 따라 이미 경제전망을 내놓은 기관들은 연말께 일부 수치를 수정해야 할 판이다.
한은은 12월초 내년 경기전망을 내놓을 예정인데, 당초에는 정부나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이 제시하는 5% 성장률 쪽으로 기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지만 유가상황을 감안하면 좀 더 보수적인 쪽으로 옮아갈 가능성이 없지 않다.
◇ 달러화 가치 연일 폭락..원.달러환율 하락 불가피= 미국 달러화는 18일 뉴욕외환시장에서 유로화에 대해 1.4310달러까지 떨어지는 등 연일 폭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는 곧 원.달러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달러화 가치가 지금과 같은 추세로 계속 떨어진다면 현재 915원선인 원.달러환율도 800원대 진입을 배제하기 어렵다.
환율하락은 수출업체의 채산성 악화를 초래하고 그에 따라 고용.투자.소비지출을 위축시킬 수 있다.
이러한 교과서적인 효과 이외에 환율하락은 해외부문의 통화증발을 초래, 금융시장을 흔들 수 있다는 점이 더욱 걱정스럽다.
환율이 계속 하락할 것이라는 기대감은 선물환 매도를 부추기고 그에 따라 무위험 재정거래 유인을 키워 외화차입을 증폭시키고 곧 해외부문에 의한 통화량 증발을 불러 온다는 것이다.
다만 원.달러 환율하락은 원유와 각종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물가압박 요인을 일정부분 상쇄한다는 것이 다행스런 점이다.
◇ 유가.환율 충격 우려에 대한 반론도 없지 않아= 원유에 대한 국가경제적 의존도가 과거에 비해 많이 약화했다는 데는 전문가들 대부분이 동의한다.
원유의존도는 연간 실질 GDP(국내총생산)의 한 단위 생산에 사용되는 1일 원유사용량으로 따져볼 수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통계에 의하면 1차 오일쇼크 발생 때인 1971년을 100으로 했을 때 2004년 G7(서방선진7개국) 국가에서는 50 미만으로 떨어졌으며 전세계 평균 역시 100에서 절반 이하로 하락했다.
원유에 대한 의존도가 30년 넘는 기간에 절반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또 국내 석유제품 가격에는 세금이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원유가격 상승이 유류가격 상승까지 이르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 충격파가 흡수된다.
올해 1-8월 원유가격은 크게 올랐으나 원유수입액은 오히려 작년 동기에 비해 1.7% 감소했다. 유가가 급등하다보니 수입물량이 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가격급등에 따른 반작용 효과도 발생하고 있다.
환율하락에 따른 수출둔화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지만 수출은 1-8월 기준으로 14.7% 증가, 두자릿수의 증가율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수출증가율이 수입증가율(13.4%)를 앞질러 상품수지 흑자는 작년보다 더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수출상품이 품질.브랜드 측면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 과거처럼 환율하락으로 인해 가격경쟁력이 약화되면서 수출물량이 덩달아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 때문에 유가급등과 환율하락이 한국경제에 미치는 충격파가 과거만큼 심각하지는 않다는 반론이 나오는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그러나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고 고유가 상황이 장기화된다면 이는 전혀 다른 문제"라면서 "유가와 환율 변동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앞으로 주도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shpark@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를 위협하는 가운데 미국 달러화의 가치는 연일 하락, 한국 경제에 암운을 드리고 있다.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 급등은 국내 물가상승을 초래하고 실질소득 감소와 체감경기 하락을 부채질할 수 있으며 달러화 가치 하락은 원화 강세로 이어져 수출둔화를 초래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당장은 아니더라도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한국 경제의 원유의존도가 과거에 비해 상당부분 약화된 데다 수출상품의 품질 경쟁력이 강화돼 환율하락에 의한 수출둔화 효과도 예전만큼 심하지 않다는 점을 들어 상황이 심각한 수준으로 치달을 것으로 걱정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반론도 없지 않다.
◇ 유가급등..물가압박, 성장에 발목 우려 = 18일 거래된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배럴당 78.2달러로 이틀째 소폭 하락했다. 그러나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중질유의 11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89.47달러까지 급등,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국내 도입원유의 기준가격이 두바이유이기는 하지만 최근의 전반적인 유가 급등세는 심상찮다.
일각에서는 배럴당 100달러 시대의 도래를 점치는가 하면 3차 오일쇼크의 발생을 우려하는 주장도 있다.
한은은 유가가 1년간 10% 상승하면 소비자물가는 0.2%포인트 상승하고 성장률은 0.2%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성태 한은 총재는 19일 국회 재경위 국감에서 답변을 통해 "상반기에 원유가격을 배럴당 70달러로 봤으나 최근 90달러를 위협하고 있다"면서 "유가가 90달러에서 장기화한다면 소비자물가는 0.4-0.5%포인트 오르고 성장률은 반대로 0.4-0.5%포인트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그러나 올해 물가상승률은 2.4% 수준에 그치고 경제성장률은 4%대 후반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의 유가급등세는 일정 정도 시차를 두고 실물경제에 파급되기 때문에 올해 물가.성장률에는 이렇다할 충격을 주지 않고 내년에 본격적으로 영향이 가시화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년 소비자물가상승률은 3%대로 올라서는 한편 경제성장률은 5%를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가 불발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 내년 체감경기 악화 가능성 대두 = 유가급등은 수입단가 상승으로 이어져 교역조건 악화를 초래한다. 교역조건 악화는 실질무역손실을 증대시켜 국민경제 차원에서 소득감소로 이어진다.
이는 곧 체감경기 악화를 의미한다. 성장률이 5%에 이르더라도 실질소득이 훨씬 낮은 수준이라면 경제주체들이 느끼는 경기는 5%에 턱없이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물론 반도체 등 수출상품의 단가가 상승해 이를 상쇄한다면 다행이지만 그럴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여기에 물가상승세가 가속화되면 가계의 소비위축을 초래, 회복세를 보이던 민간소비 지출을 옥죄는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
이 때문에 민간경제연구소들은 내년 경기전망을 내놓는데 있어서 가장 큰 복병을 원유 가격으로 꼽고 있다.
최근 유가 급등세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거듭함에 따라 이미 경제전망을 내놓은 기관들은 연말께 일부 수치를 수정해야 할 판이다.
한은은 12월초 내년 경기전망을 내놓을 예정인데, 당초에는 정부나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이 제시하는 5% 성장률 쪽으로 기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지만 유가상황을 감안하면 좀 더 보수적인 쪽으로 옮아갈 가능성이 없지 않다.
◇ 달러화 가치 연일 폭락..원.달러환율 하락 불가피= 미국 달러화는 18일 뉴욕외환시장에서 유로화에 대해 1.4310달러까지 떨어지는 등 연일 폭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는 곧 원.달러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달러화 가치가 지금과 같은 추세로 계속 떨어진다면 현재 915원선인 원.달러환율도 800원대 진입을 배제하기 어렵다.
환율하락은 수출업체의 채산성 악화를 초래하고 그에 따라 고용.투자.소비지출을 위축시킬 수 있다.
이러한 교과서적인 효과 이외에 환율하락은 해외부문의 통화증발을 초래, 금융시장을 흔들 수 있다는 점이 더욱 걱정스럽다.
환율이 계속 하락할 것이라는 기대감은 선물환 매도를 부추기고 그에 따라 무위험 재정거래 유인을 키워 외화차입을 증폭시키고 곧 해외부문에 의한 통화량 증발을 불러 온다는 것이다.
다만 원.달러 환율하락은 원유와 각종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물가압박 요인을 일정부분 상쇄한다는 것이 다행스런 점이다.
◇ 유가.환율 충격 우려에 대한 반론도 없지 않아= 원유에 대한 국가경제적 의존도가 과거에 비해 많이 약화했다는 데는 전문가들 대부분이 동의한다.
원유의존도는 연간 실질 GDP(국내총생산)의 한 단위 생산에 사용되는 1일 원유사용량으로 따져볼 수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통계에 의하면 1차 오일쇼크 발생 때인 1971년을 100으로 했을 때 2004년 G7(서방선진7개국) 국가에서는 50 미만으로 떨어졌으며 전세계 평균 역시 100에서 절반 이하로 하락했다.
원유에 대한 의존도가 30년 넘는 기간에 절반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또 국내 석유제품 가격에는 세금이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원유가격 상승이 유류가격 상승까지 이르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 충격파가 흡수된다.
올해 1-8월 원유가격은 크게 올랐으나 원유수입액은 오히려 작년 동기에 비해 1.7% 감소했다. 유가가 급등하다보니 수입물량이 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가격급등에 따른 반작용 효과도 발생하고 있다.
환율하락에 따른 수출둔화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지만 수출은 1-8월 기준으로 14.7% 증가, 두자릿수의 증가율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수출증가율이 수입증가율(13.4%)를 앞질러 상품수지 흑자는 작년보다 더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수출상품이 품질.브랜드 측면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 과거처럼 환율하락으로 인해 가격경쟁력이 약화되면서 수출물량이 덩달아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 때문에 유가급등과 환율하락이 한국경제에 미치는 충격파가 과거만큼 심각하지는 않다는 반론이 나오는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그러나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고 고유가 상황이 장기화된다면 이는 전혀 다른 문제"라면서 "유가와 환율 변동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앞으로 주도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s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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