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어 헌터/ The Deer Hunter 음악적인 리뷰 +음악 모음
1978년/제작+각본+감독:Michael Cimino/주연:Robert De Niro +Meryl Streep외
음악:Stanley Myers/182분
월남전을 주제로 하여 미국에서 만들어진 영화들의 재미난 공통점 가운데 하나는
전쟁이 주는 고통을 이기지못하고 몸과 마음이 망가져가는(인간성 상실의)출연자들이
꼭 나온다는 것 인데 이 영화도 예외는 아니다.
아니... 예외를 말하기 전에 이 영화의 제작시기를 감안한다면 오히려 월남전 때문에
인간들에게 생긴 광기를 다룬 영화로는 차라리 원조에 가깝다고 말 할 수 있겠다.
철강공장들이 즐비한 미국 팬실베니아의 한 작은 마을, 클레어타운(Clairtown)에서
평화롭게 살던 이 평범한 러시아계 고향 친구들에게 월남 전쟁은 과연 어떤 영향을
미쳤나? 불행하게도 정도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모두가 한결같이 패배자가 되고.
또 (회복하기 힘든) 피해자들이 된다.
마이클(Michael Vronsky/Robert De Niro, 1943, 미국 뉴욕)
이 영화의 중심인물로서 가장 나이도 많고 친구들에게는 리더와도 같은 존재이다.
평소에도 (사슴사냥에서 비롯된) 원 샷 정신과 철학을 신봉하는 자답게 어떤
환경에서도 잘 적응을 하는 강인한 모범생. 또 주인공답게 유일하게 온전한 육체로
살아남게 되지만, 그러나 한집을 쓰던 친구인 닉과 또 스티븐의 비극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정신적으로는 자신도 어쩔 수없이 변해 감을 깨닫는다. (대인 기피증/
최소한의 피해자 부류).
스티븐(Steven/John Savage, 1949, 미국 뉴욕)
다른 남자의 아이를 임신한 Angela(Rutanya Alda, 1945, 라트비아) 와 결혼식을
마치고 월남으로 출발. 전쟁에서 기적같이 살아남긴 하였으나 육체적인 불구자가
된 후, 그 누구도, 만나길 싫어하며, 심지어, 사랑하는 가족들에게서 조차도
멀어지려고 하는 정신적인 장애를 겪게 된다. (중간 정도의 피해자 부류)
닉(Nick/Christopher Walken, 1943, 미국 뉴욕)
사랑하는 Linda (Meryl Streep, 1949, 뉴저지)를 홀로 남겨 두고 월남으로 갔으나,
포로 때부터 VC(Vietcong)들에게 받은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끝내 극복하지 못하고
탈영을 한 후, 점점 황폐해져간다. 그리고 결국 잔인한 러시안 룰렛(Russian Roulette)
의 희생자로 목숨까지 잃게 된다. (최고의 피해자 부류)
줄거리는 대충 한 시간 정도씩으로 나뉘어 진 마치 3부작과도 같은 형태로 전개가
된다. 월남전에 참전하기로 되어있던 이들 세 명과 블루 컬러 동료들, 고향친구들,
[Stanley(John Cazale,1935-1978, 보스턴), John(George Dzundza,1945,
독일), Axel(Chuck Aspegren, 인디애나, 실제 철강노동자) 등] 에게는 러시아
정교회에서 열린 스티븐의 결혼식과 식후의 리셉션 파티 그리고 사슴사냥을 위한
하룻밤의 여행이(워싱튼 주 의 North Cascades National Park 에서 촬영)
모두에게 고별의 의식이 되면서 영화의 초반부 1/3을 장식한다.
2부는 이들 세 명이 월남에서 포로로서 겪는 힘든 역경을 그리며 시작하는데,
탈출 과정에서 그만 각각 헤어지면서 서로의 생사를 모르게 되고, 탈영한 닉 은
마이클이 그렇게도 만류하지만 끝내, 마이클을 뒤로 하고 어디론가 사라져간다.
결국 마이클 혼자서만 다시 고향에 돌아오게 된다.
영화의 가장 인상적이고 클라이맥스인 장면들이 많은 마지막 1/3 은 마이클이
고향, 클레어 타운에 홀로 돌아와, 닉의 애인인, 린다를 위로하면서 서로 점점
가까워지고 또 사랑을 하게 되는 과정을 중심으로 전개가 된다.
하지만 마이클은 먼 이국땅에 두고 온 닉 을 잊지 못하고 결국은 그를 구하러
다시 월남으로 가게 되는데, 사이공 함락의 대 혼란 속에서 겨우 찾게 된 닉은
그러나 친구조차도 알아보질 못할 정도로 만신창인 폐인이 되어있고,
마이클이 그렇게 구하려고 애를 쓰지만 끝내 월남인들의 러시안 룰렛 게임의
불쌍한 희생자가 되어 죽어 간다.
불구가 된 스티븐도 휠체어를 타고 참석을 한 닉 의 장례식을 아침 일찍, 다함께
치룬 고향의 친구들. 예전서부터 그래왔던 것처럼 다시 존 이 운영하는 바에 모여
함께 식탁에 둘러앉게 되는데, 예전과 같지 않은 서먹서먹한 분위기가 마냥 무겁기만
하다. 죽은 닉 을 위해 건배도 해보지만(아래 사진) 여전히 우울한 이 살아남은 자 들,
그러다가 존 이 우연히 선창한 ‘God Bless America’를 따라 부르며
이곡의 합창으로 대단원의 막을 장식한다.
전쟁영화의 형태를 빌리긴 하였지만 이 작품은 결코 전쟁영화로만 볼 수가 없다.
오히려, 국외에서 벌리는 전쟁의 광폭한 모습과 동시에 아름다운 대자연속에서 사슴
사냥을 하는(국내에서 누릴 수 있는)평화를 함께 그리면서, 한 마을의 친구들이 느끼는
고뇌와 갈등 그리고 우정과 사랑의 인간관계를 주제로 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1960년대 초부터 1975년까지 숫한 미국인들이(그리고 우리
한국인들 까지도) 치른 월남 전쟁이 과연 무엇을 위하고 누구를 위한 것이었는지, 또
그 전쟁이 오늘날에 남긴 것은 과연 무엇인지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또한, 1975년의 사이공 함락장면(실제 뉴스필름)을 영화 속에 의도적으로 집어넣은
치미노 감독도 같은 생각이었겠지만, 남은 게 없는 이 전쟁을 통하여 우리 인간들이
얼마나 어리석은 존재인가를 다시 깨닫게 해주는 것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중동에서
는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전쟁이 진행 중이다.)
1960년대부터 TV를 통해 본격적으로 음악을 작곡하던
Stanley Myers (1933-1993, 영국/생전에 약130여 편의 영화음악 작곡)가
만든 OS에서 우리는 ‘슬라브 댄스’ 무곡(결혼식 피로연)을 포함한 참으로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들을 들을 수가 있다. 주인공들이 모두 러시아계 들 이기에 그렇겠지만,
러시아 정교회 찬양대의 성가 역시 결혼식과 장례식 때를 포함하여 사슴사냥 장면
에서도 구름에 둘러싸인 웅장한 산의 모습과 함께 참으로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었다. 그리고 특히 다음과 같은 세곡이 가장 인상 깊게 기억에 남게 되는데....
* Cavat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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