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로망스/A Little Romance 음악적인 리뷰+음악모음
1979년/각본+감독:George Roy Hill/주연:Diane Lane+Thelonious Bernard
+Laurence Olivier/음악:George Delerue/108분
사람들은 누구나 다 어린 시절을 거치면서, 어른이 되기 마련이지만,
어른이 되면서 가장 안 좋은 점들 가운데 하나는,
순수 (또는 순결, Innocent)를 자연스럽게 잃어버린다는 것이다.
그리고 살아가면서 우리는 그런 걸 잃어버렸다는 사실자체도
잊고 살기 마련인데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간혹 간혹 이런 순수한 영화들을 보면서
아, 우리도 저런 시절이 있었지 하는 탄식을 하게 된다.
이성 앞에만 서면 자기도 모르게 얼굴이 붉어지고 가슴이 콩당콩당 뛰던 시절,
바로 이 주인공들 같은 13살의 나이쯤일까?
험프리 보가트 를 유별나게 좋아해서 자칭, 자기를 ‘보기’(Bogart 의 애칭)라고
부르는 영화광, 13살의 프랑스 소년,
다니엘 (Thelonious Bernard,)과
동갑내기 미국인 소녀. 로렌 (Diane Lane, 1965, NY)은
우연하게 빠리의 하늘밑에서 만나게 된다.
그리고 순수하기 짝이 없는 이들하고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가 않은
소매치기로 평생을 살아온 인생의 황혼기에 있는 노인네,
줄리어스 (Laurence Olivier,1907-1989)를 이들은 또 다시 공원에서
우연하게 만나게 되면서 빠리에서부터 이태리, 베니스까지의 여행에 함께
동반을 하게 된다.
‘E=mc2, Mon Amour‘라는 패트릭 코벵 의 원작소설의 제목이
(E=mc2/아인슈타인/에너지는 질량에다 빛의 속도의 제곱을 곱한 값과 같다.)
암시하듯 이 두 소년소녀는 아이큐가 160이 넘는 천재들이다.
대학생들에게도 어렵다는 마르틴 하이데거 를 읽고 서로 의견을 나누는
이 똑똑한 꼬마들에게 줄리어스 가 들려준 베니스의 이야기는 결코 남의 이야기로
돌릴 수 없는 환상적인 첫사랑의 경험이 된다.
해질 무렵, 성당의 종소리들이 크게 울려 퍼지는 베니스의 ‘탄식의 다리’아래서
곤돌라를 타고 키스를 나누면 그 사랑은 영원하다는 그 말에 겁도 없이 길을 나서는
이들. (그 다리 아래선 키스를 해야만 되는 게 그 나라 전통이라나?)
한편, 로렌 의 집에선 줄리어스가 이들을 유괴했다고 경찰에 신고를 하면서
이야기는 재미있는 양상으로 변한다.
이 영화의 역할에는 좀 어울리지 않는 영국의 대배우, 로렌스 올리비에 로 부터,
영광 스럽게도 제2의 Grace Kelly(1929-1982)가 될 재목이라는 극찬을
받은바 있는 다이앤 레인에게는 이 작품이 바로 영화 데뷔작이다.
지금의 늙은 그녀의 이미지와 비교하면 너무나도 청순한, (당시 실제로)
13세의 모습으로(하기야 그 나이에 청순하지 않을 소녀도 없겠지만...)
깜직한 연기를 보여주었는데, 당시 72세의 올리비에경은 이 영화 이후
TV극 출연에 주력하다가 10년 후에 타계를 하였다.
얼마 전에도 다이앤 레인은 아무것도 모르고 출연한 첫 영화에서 그런 위대한
노배우와 공연을 하였다는 게 정말 일평생의 영광이라고 회고한 적도 있었다.
한국전쟁에도 조종사로 참전한 바가 있지만 1950년대 중반서부터
(배우의 꿈을 접고) 브로드웨이 와 TV에서 꾸준히 활동을 하다가,
1969년의 ‘Butch Cassidy & The Sundance Kid’ 와
1973년의 The Sting 으로 스타감독의 반열에 올라선
George Roy Hill(1921-2002/1974년에 아카데미 감독상 수상/
평생 16편의 작품만 감독)이 그동안의 작품들과는 완전히 성격을 달리하는
이 영화를 선보이며 많은 이들을 감탄하게 하였는데, 각본도 직접 만들면서
2년 동안 매우 심혈을 기우렸다고 한다. 연극 무대에 있던 어린 다이앤 레인을
발굴한 것도 그의 큰 공적이 되겠지만, 역시 로렌스 올리비에 의 물심양면의 도움이
낭만적으로 이 작품을 완성하는데 큰 힘이 되었다고 한다.
프랑스, 누벨바그 의 거장 중 한명인, Francois Truffaut 감독(1932-1984)과
1960년대에 오랜 콤비로 영화음악을 만들어온
George Delerue (1925-1992, 프랑스)는 이 영화에서
‘사계’로 유명한 비발디(Antonio Vivaldi, 1678-1741) 의 클래식 음악을
Love Theme 으로 인용하여 편곡, 발표를 하였는데, 바로
기타 협주곡 D장조 Largo, RV. 93 제 2악장 이다.(아래 음악)
OST 에는 ‘Love's Not Like That’이라는 제목을 붙이기도 하였지만, 주인공들이
만날 때마다 배경으로 깔리면서 이 소년소녀의 풋풋한 첫사랑을 매우 잔잔하고
서정적으로 잘 표현 하였다. 원래 이곡은 비발디 가 기타가 아니라 류트(Lute)란
악기를 염두에 두고 작곡을 하였다고 하지만 평화로울 정도로 느리고 안정적인
클래식 기타의 선율이 너무나도 듣기에 편하다.
이 인상적인 곡 외에도 다니엘 이 기차역으로 뛰어가는 Opening Credits 에서부터
여러 번 나오는 Main Theme 역시 우리나라에서도 상당히 많이 알려졌었는데,
그 이유는 비발디 의 음악과 같이 여러 방송의 다큐멘터리 같은 프로그램의
배경음악들로 오랫동안 즐겨 사용이 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밝고 경쾌한 분위기를 조성해야할 때 면, 어김없이 이 곡을 수도 없이
방송에 등장시켰었다.(아래 음악)
그런데 여기서 잠시 짚고 넘어가야할 점 하나는
아무리 방송국들이 저작권료를 정식으로 지불하고 음악을 사용을 한다고 해도
어떤 경우에는 너무나 어처구니가 없게 무분별한 사용을 한다는 것이다.
오래된 우리나라의 영화들도 (관행적으로)그랬지만, 분위기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게
외국의 OST를 막 가져다가 쓰는 경우가 요즈음 같은 국제화시대에도 있다는 것은
정말 창피한 일이 아닐 수 없는데, 근래의 대표적인 예로 일본에서도 엄청난 대박을
터트린 모 드라마(배용준 주연) 에서 Francis Lai 의 음악을 한 두번도 아니고 계속
(마치 주제곡 같이)들을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한심스럽기 그지없다.
여하튼 방송국들의 그런 무단 사용의 덕으로 George Delerue 가 만든
이 영화의 주제곡들은 지난 몇십년 동안 알게 모르게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배경음악으로 큰 히트를 한 셈이 되었는데, 프랑스에서 할리우드에 진출한
이래, Platoon (1986)등으로도 더욱 유명해진 George Delerue 는 사실
‘천일의 앤’(1969)을 비롯하여 그동안 5번이나 아카데미 음악상 후보로 오른 적이
있었지만, 이 영화로 드디어 (생애 한번뿐인) 수상의 영예를 안게 된다.
(1980년, 제52회 아카데미상 음악상 수상)
25살 때부터 영화음악을 만들어온 이래 프랑스와 미국, 양국에서 모두 약330여 편의
주제곡을 발표하였는데, 주옥같은 클래식음악들을 잘 활용하기로도 유명하지만
전체적으로는 매우 서정적이고 화사한 색깔의 음악들이 Delerue 의 작품의
큰 특징이라고 하겠다.
영화를 다시 보면서도 순수를 잃지 않고 살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이 또 다시 든다.
사람들을 그대로 두지 않고 변하게 만드는 세월.......
물론 그 세월의 원인만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어쨌든 세파에 시달리며 살면서
하루하루 순수함을 자꾸 잃어가는 우리 어른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이런 영화들이 우리들 곁에 있어
언제든지 그 순수함을 잠시나마 되찾을 수 있게 해주는 것 같아 무척 고맙다.
*다음은 OST 수록곡들:
01.Main Title
02.Love's Not Like That
03.Paris Montage
04.Julias Edmond Santorin
05.The Young Lovers
06.Off To Italy
07.Birthday Party
08.Outdoor Cafe
09.A Little Romance
10.The Bicycle Race
11.The Lover's Decision
12.Venice
13.Hiding In The Movies
14.No turning Back
15.Gondola
16.Farew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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