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뿐인 영광 / Somebody Up There Likes Me 리뷰 + 음악
1956년/감독:Robert Wise/주연: Paul Newman + Pier Angeli
음악:Bronislau Kaper/흑백/114분
언제부터인가 권투라는 스포츠의 인기가 식어버리고
대신 K-1같은 일종의 격투기가 그 인기를 대신하는 시대가 되어버렸지만
그동안 올림픽에서의 아마 권투나 또는 프로 권투경기가 최고의 인기 스포츠 이던
시절이 지난 20세기에는 몇십년 동안 이나 계속되었었다.
그러다보니 덩달아 권투를 주제로 한 영화도 무척 많이 만들어 졌었는데
이 '상처뿐인 영광'이라는 너무나 멋있는 한글제목이 붙은 이 영화는
그 유명한 'Rocky 시리즈'(1976-) 를 포함한 수많은 권투영화들 중에서도
'Champion'(1949)과 함께 아주 오래전에 ‘권투 영화’ 라는 불모지를 개척한
거의 완전 초기작품으로 봐야 할 것이다.
1947년에서 1948년까지 세계 미들급 챔피언 이었던
본명이 Thomas Rocco Babella 인
Rocky Graziano (1922-1990,미국) 의 자서전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그 역시도 각본 작업에 참여) 이 영화의 첫 장면에서 그 자신은
”나의 지난 시절을 매우 사실과 가깝게 만들었다”고
친필 싸인 과 함께 공인을 해주었는데
(아래 사진은 그의 현역시절의 실물 사진이다.)
어릴 때 불행하였던 과거를(전과자) 극복하고 또 170Cm의 단신의 핸디캡도 이겨낸
그의 프로선수 로서의 전적은 67승10무6패(52KO승)였다.
이후 대중적인 인기를 발판 으로 하여 그는 연예계에도 진출하여 1990년에
사망하기 전까지 몇 편의 영화에도 직접 출연을 한 적이 있었다.
어린 꼬마의 손에 억지로 글로브를 끼워주고 덤비라는 아버지,
머뭇거리는 꼬마의 얼굴에 펀치를 날리자
그 꼬마는 넘어졌다 일어나며 얼른 글로브를 집어던지고 반항을 하면서
문을 박차고 나간다. 세월이 흘러 경찰과 함께 집에 다시 나타난 그 아들,
경찰은 묻는다. “지금 이 애가 갖고 있는 돈을 준적이 있느냐고”......
심약한 어머니는 우리가 주었다고 (거짓)말을 하지만 그러나 아버지는
그 애 에게는 매밖에 준적이 없다고 답을 하고
그 아들은 결국 소년원을 거쳐 감옥으로 가게 된다.
매정하고 터프한 아버지의 밑에서 반항과 증오만을 키워오며
뉴욕 뒷골목의 깡패로 성장한 로코 는 결국 범죄의 유혹을 물리치지 못하고,
끝내 어머니(위의 사진)의 기대를 저버리면서 이렇게 감옥생활을 하게 된다.
그리고 6년 동안의 수감 생활도중에도 그는 못말리는 말썽꾸러기로 지내다
곧 군대를 가게 되지만 그곳에서도 상관을 폭행하는 등 반항으로 일관하며
제대를 하게 되고 군에서 알게 된 어느 프로모터의 소개로 드디어
그렇게 어려서부터 싫어하던 권투와 인연을 맺게 된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록키 그라치아노 라는 가명으로 프로 박서가 된다.
그러면서도 한편, 연인 놀마 와 결혼도 하게 되고 또 그녀의 내조 덕인지
이후 승승장구하면서 마침내 1947년에는 25세의 나이로 세계챔피언으로 등극을 한다.
1955년에 제작된 이 영화는 원래 당시 폭발적인 인기의
James Dean (1931-1955, 미국 인디애나)을 주인공으로 생각하고
기획이 되어 그와 계약까지 마쳤다고 하는데 공교롭게도 그해 9월30일에
교통사고로 갑자기 제임스 딘이 사망을 하자 제작이 잠시 중단되었고
그를 대신하여 당시 30세의 나이로 뒤늦게 인기를 얻기 시작한
Paul Newman (1925, 미국 오하이오)을
새로이 등장 시키게 된다. 하지만 비록 대타로 나오긴 하였지만 뉴맨 은
오히려 미들급 권투선수와 비슷한 근육질의 체형으로 해서(위의 사진)
제임스 딘보다 훨씬 더 나은 캐스팅이라는 평을 들었고 또 반항아로서의
연기도 원조 격 인 제임스 딘 못지않게 상당히 잘 소화한 듯하였다.
Once upon a time in America 를 유심히 보신 분 들은 로코가
어린 시절에 패거리들과 못된 짓 을 하는 장소가 꽤 낯이 익을 것 이다.
바로 브루클린 브릿지 가 뒤로 보이는 뉴욕의 그 유명한 (촬영)장소 인데
건물 옥상위의 장면들이 컬러만 차이가 날뿐 그 영화와 매우 흡사하다.
또한 로코의 친구로 등장하는 낯익은 얼굴 하나
Steve Mcqueen (1930-1980 미국 인디애나).
이 영화가 그에게는 비록 조연이지만 바로 영화계의 데뷔작품이다.(위의 사진 하단)
그리고 음악은 1930년부터 약150편의 영화음악을 만든바있는 폴랜드 출신의
Bronislau Kaper (1902-1983, 폴랜드)가 맡았는데
Sammy Cann 이 작사한 동명 타이틀의 주제곡은 당시 인기 절정이었던
Perry Como 가 불러 첫 장면에서 흘러 나온다.
“하나님은 날 좋아하나봐, 날 돌보아 주고, 나의 감정을 잘 알고
그리고 나의 침묵을 들어주기도 하지”라는 가사가 인상적이다.
* 아래음악은 페리 코모의 ‘토셀리의 세레나데’입니다.
영어제목을 직역하면 ‘하늘에 계신 분도 날 좋아 하나봐’가 되겠지만
또 다른 뜻으로는 마지막 장면으로도 나오지만, 챔피언이 된 것을 축하하는
맨해튼 거리에서의 오픈 카 퍼레이드에서 옆자리에 앉은 부인에게
높은 빌딩을 쳐다보면서 하는 대사 의 일부분인데, ‘종이를 뿌려주는
저 빌딩위의 사람들도 날 좋아 하는군‘ 정도로도 해석을 할 수 있겠다.
우리나라에서도 홍수환선수가 이 축하 카퍼레이드를 오래전에 한 기억이 있는데
이렇게 챔피언이 된 권투선수는 20세기에 미국에서나 한국에서 모두 인기가
대단한 영웅이 된 것만은 틀림이 없었다.
물론 아까운 나이에 링에서 사망한 김득구 선수의 영욕도 잊지 못하겠지만.......
같은 록키 라는 이름을 사용하였기에 이후 록키 시리즈의 주인공이 된
Rocky Marciano (1923-1969)와 같은 사람으로 착각하는 분들도 많은데
록키 마르시아노 는 이 영화 속의 록키 그라치아노 의 일년 후배로
1952년에 세계 헤비급 챔피언이 된 선수이며 은퇴를 하는 1956년까지
프로전적 43KO승에 49전 무패 전승이라는 믿기 힘든 놀라운 전적으로
당시 이 그라치아노 의 인기를 단숨에 훌쩍 뛰어 넘은 자이다.
어쨌든 이 록키 라는 매력적인 산맥 이름은
미들급이나 헤비급 모두에서 행운의 이름 인 것 만은 틀림이 없나 보다.
오랜 가시밭길의 고통을 견뎌내며 이룬 값진 승리를 우린 곧잘
‘상처속의 영광’ 또는 ‘상처뿐인 영광’이라고 표현을 하고 또 단어를 뒤바꿔
‘영광의 상처’라는 표현도 곧잘 써왔다. 당시에는 일본에서 개봉 될 때의
일본어 제목을 그대로 따와서 쓰던 풍조가 있었는데 그래서 어느 일본인이
이 영화의 제목을 만들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여하튼 이 영화가 개봉된 이후에
우리나라에서는 사회적으로 큰 유행어가 되었고 걸핏하면
각종 중계방송에서도 곧잘 인용하는 말이 되었다.
‘상처뿐인 영광’.
다시 읽어보아도 역시 멋진 제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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