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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 La Strada 음악적인 리뷰 + 음악

천하한량 2007. 7. 14. 19:49

길 / La Strada 음악적인 리뷰 + 음악

1954년/ 각본+감독: Federico Fellini/주연:Anthony Quinn + Giulietta Masina

음악: Nino Rota/흑백/107분



근래에 우리나라의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고

뒤늦게 문제들이 제기되고 있지만, 자식들을 하나 둘만 낳아 기르는 요즈음의

이런 풍조의 가장 큰 이유는 키우기가 너무 힘이 든다는 점 외에도

아마 과학 과 의학의 눈부신 발달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불과 반세기전만 해도 어디 그랬는가?

자식들을 많이 낳아도 그중에 몇 명은 병으로 죽고 사고로 죽고

또 전장에서 죽는 등........

그래서 많이 낳지 않으면 代를 이을 수 있다는 인식 때문이었는지 네 다섯 명의

자식들은 예사였는데, 그러다보니 정말로 먹고살기가 힘이 들었던 시절의 형편은

그때의 한국이나 이 작품이 탄생된 시절의 이태리나 별반 차이가 없는듯하다.


이 영화 속의 불쌍하기 그지없는

젤소미나 (Gelsomina/ Giulietta Masina, 1920-1994, 이태리)


많은 형제들 속에서 먹고 살기가 힘이 들어 어느 떠돌이 광대에게 (푼돈에)

그만 팔리게 되는데 그렇게 불쌍하던 아이들이 우리나라에는 그 당시에

또 얼마나 많았던가?

우리 부모님 세대들 중에서도(한국 전쟁을 치룬 세대) 특히 피난을 간 많은 분들이

그들의 비슷한 운명을 슬퍼하며 눈물을 흘리면서 관람을 하였다는 이 영화는

그래서, 오늘날 풍요 속에서 자라난 우리들의 자식 세대들에게 (한국 전쟁 전후

3 세대 들) 꼭 한번 씩은 보라고 권장하고픈 작품의 하나이다.

6.25사변 때 먹을 게 없어서 고생하였다는 어르신들의 말씀에

“그럼, 라면을 먹을 것 이지“ 라고 답하였다는 세대들에게는 어쩌면 먼 남의 나라의

이야기로만 들리겠지만 그러나 바로 이 영화야 말로 우리들의 부모세대가 살아온

인생 이야기 와 매우 흡사 한 것 같다.



쇠사슬을 가슴으로 끊는 특기의 차력사,

광대, 짬빠노 (Zampano/Anthony Quinn, 1915-2001, 멕시코)


삼륜 오토바이(트럭)를 타고 시골 구석구석을 전전하며 살아가는데

그동안 같이 다니던 젤소미나 의 언니 로사가 죽자 대신 젤소미나 를

만 리라에 사고 조금은 모자 란 듯한 그녀를 회초리로 때리면서 조수로 교육시킨다.

그래도 마음씨 착한 그녀는 그런 현실에 잘 적응해 나가는데

어느 날, 장난감 바이얼린 을 키는 젊은 곡예사,

마토 (Matto/Richard Basehart, 1914-1984, 미국)
에게서

우연히 애수 어린 노래 한곡을 배우게 된다.



그리고 이후에는 젤소미나 자신이 직접 트럼펫 으로 이곡을 불게 되는데

바로 이곡이 그 유명한 이 영화의 주제곡 이다.



그리고, 첫 장면부터 배경음악으로 흐르는 이곡(아래, 위의음악)은

이렇게 단지 영화의 주제곡으로서만 아니라, 이 영화의 슬픈 이야기를 전개하는

줄거리의 중요한 한 부분으로도 설정이 되어있는데, 영화 후반에 짬빠노가 길에다

버리고 온 젤소미나 가 죽었다는 사실도 이 노래를 빨래하면서 부르는

어느 여인을 통해서 나중에 알게 되는 것 이다.

(그리고 그녀가 없는 그제서야 짬빠노는 그녀를 사랑했음을 뒤늦게 깨닫게 된다.)

한국에서는 대부 시리즈를 통해 널리 알려진 이태리 영화음악의 대부,

Nino Rota(1911-1979, 이태리)

이미 1930년대부터 활약을 한 밀라노 출신의 영화음악의 대가인데,

한때는 Federico Fellini 감독과 짝꿍(Collaborator)을 이뤄 수많은 작품을 함께

만들었고 생전에 약 70편정도의 유명한 영화 음악들을 만들었다.

트럼펫 연주를 포함한 악단들의 연주음악으로 우리나라 에서도 널리 알려진

이 아름다운 멜로디의 주제곡,



Tema Del La Strada 는 주인공의 이름을 따서 일명,

Gelsomina 라고도 불리지만, 언제 들어도 순박한

젤소미나의 슬픈 눈빛을 떠올리게 하는 Oldies But Goodies 의 명곡중 하나이다.



그간, 대부분의 출연작에서 성격파 조연급으로 활약하던 멕시코 출신의

Anthony Quinn (1915-2001)

이 영화 와 2년 후 출연한 ‘노틀담의 꼽추’로 일약 스타덤에 오르게 되고

1965년의 희랍인 졸바 나 1967년의 ‘25시’ 등을 통해 최고의 인기를

누르게 되는데, 2001년에 타계하기 전 까지 무려 158편의 영화에 출연을 하였다지만

한국에서는 역시 이 영화로부터 인기를 얻기 시작하였다고 할 수 있겠다,

(무식 한 이 짬빠노 의 역할을 이 이상 더 잘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이 영화를 감독한 Federico Fellini (1920-1993)[아래사진]

의 부인이었던 Giulietta Masina (1921-1994 / 1943년에 결혼,

휄리니가 죽은 지 5개월 후에 같이 사망함)
도 결코 배우 같지 않은 외모로

명연기를 펼쳤는데, 1991년까지 출연하였던 그녀의 평생의 32편의 출연 영화중에서도

그녀의 실명을 사용한 ‘영혼의 줄리에타’(Giulietta Degli Spiriti, 1965)

못지않게 인상이 깊은 작품을 바로 이 영화로 남겼고 또 ‘여자 채플린’이라는

영광스러운 별칭도 얻게 되었다.



Vittorio De Sica (1902-1974,이태리)감독의

‘자전거 도둑’(Ladri Di Biciclette, 1948)도 그렇지만

이 영화도 1940년대부터 전후 이태리 영화계의 한 풍조이었으며, 현실을 도피

하지 않는 사회상의 사실적인 묘사와 (허구가 아닌)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것이 특징인, ‘네오- 리얼리즘’(Neo-Realism/ 이후 프랑스의

‘누벨바그’에도 큰 영향을 끼침)의 대표적인 명작의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하지만 휄리니는 정작 이때부터 네오- 리얼리즘 에서는 벗어났다고 주장하였다.)

여하튼 훼데리코 휄리니(1920-1993/위의 사진)자신도 생전에 각본을 쓰고

만든 총 51편의 작품 중(그중 24편 감독)에서 ‘8 1/2’(1963)과 함께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 손꼽는 다고 말한 바도 있지만, 그건 아마도,

본인자신 역시 이 영화의 마토와도 같이 어릴 적에 아주 잠깐이나마 직접

경험한바있는 유랑극단의 생활에 애착이 갔기 때문이겠고, 또 그의 (괴짜틱한)

경력에서 이 영화가 인생의 큰 전환점을 만들어 주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바로 이 부평초 같은 짬빠노 와 젤소미나의 이런 이야기는 결코

남의 이야기가 아닌 것이다. (1950년서부터 감독 생활을 하였지만 이 영화 성공의

영향으로 그는 이태리 최고의 작가 겸 감독으로 이후 부상하였다. 1990년까지 활동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