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시모음집 ▒

白苧裙 백저군 흰모시 치마 최경창 (崔慶昌, 1539-1583)

천하한량 2007. 7. 7. 04:44

 

 

 

           白苧裙  백저군   흰모시 치마

 

 

                                최경창  (崔慶昌, 1539-1583)

 

 

     

憶在長安日  억재장안일  장안 시절 그리워라

 

    

新裁白苧裙  신재백저군  새로 지은 흰모시 치마 

 

    

別來那忍着  별래나인착  떠나와 어이 입으리

 

     

歌舞不同君  가무불동군  노래하고 춤 춰도 임이 없는데.

 

 

 

서울 생활이 문득 그립다.

희디흰 세모시를 곱게 말라

나풀나풀 고운 치마를

새로 지어 입었었지.

 

한껏 맵시를 내고

님 앞에서 노래하고 춤 출 때

마음 속엔 한없이

무지개가 피어났었네.

 

하지만 님은 나를 버리시고,

우리의 사랑은

그렇게 끝이 났다네.

 

내 이제 멀리 떠나와

그 치마를 꺼내 입을 일이 없네.

순결하던 날은 다시 오지 않으리.

젖은 눈길로 춤추고 노래하지만

보고들을 그 한 사람이 없으니.

내 사랑은 끝났다.

 

그가 나를 떠난 뒤

그리움은 빛바랜 치마로만 남았다.

 

 

 

최경창 (崔慶昌 1539∼1583(중종 34∼선조 16))

 

조선 중기 시인. 자는 가운(嘉雲), 호는 고죽(孤竹). 본관은 해주(海州).

1568년(선조 1) 증광문과에 급제,

대동도찰방(大同道察訪)·종성부사를 지냈다.

박순(朴淳)의 문인으로 문장과 학문에 뛰어나

이이(李珥)·송익필(宋翼弼) 등과 함께 8문장가로 불렸다.

당시(唐詩)에도 능하여 삼당시인(三唐詩人)으로 불렸으며

시·서화에 뛰어났고

특히 피리를 잘 불었다.

숙종 때 청백리에 녹선되었으며

저서로 《고죽유고》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