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독점 제공 = 국립 제주대 지리교육학과
입력 : 2007.06.21 00:53 / 수정 : 2007.06.21 00:54
- 1945년 8월 말과 9월 초, 미 해군이 군사적 목적으로 서울과 부산, 인천, 군산(충남 서천군 장항 포함), 진주, 마산 등을 촬영한 사진 1056장이 20일 조선일보에 독점 공개됐다. 이 사진은 데이비드 네메스(D Nemeth) 미국 톨레도대학 교수가 1980년대 후반 제주대에 기증한 것으로, 현재까지 제주대 지리교육학과(주임교수 손명철)가 소장하고 있었다.
모두 인화한 사진이며, 크기는 소형(가로 세로 각 23㎝)과 대형(가로 48, 세로 23㎝)이 있다. 광복 직후인 1945년 8월 28~29일, 그리고 같은 해 9월 9~10일에 촬영했다. 서울을 제외하고 촬영지는 모두 항구다. 일본 패망 이후 한국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기 위해 주요 지역을 우선 촬영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 한 편에 촬영 날짜와 지역 등을 적었는데, 서울이나 인천을 ‘KEIJO’와 ‘JINSEN’ 등 일본식 발음으로 적었다. 3000m 상공에서 90도 각도로 연직(鉛直·vertical) 촬영한 것이 대부분이지만, 일부는 대상지를 비스듬히 찍었다(경사사진·oblique).
오상학 제주대 교수(지리학)는 “우리 손으로 촬영하지는 않았지만 대한민국 주요 지역을 본격적으로 항공 촬영한 최초의 사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했다. 일제 강점기, 일본 당국도 항공사진을 찍었지만 서울 도심 등에 대해 단편적으로 몇 커트 촬영했을 뿐이다.
국토지리정보원 역시 지도제작을 목적으로 한 항공사진을 가지고 있지만, 1966년 네덜란드와 ‘항공사진 측량 사업 협정’을 맺은 이후 촬영한 사진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제주대 지리교육학과측은 이 밖에도 일본 규슈와 혼슈, 오키나와, 대만과 필리핀 등지를 미군이 1944~1945년 항공 촬영한 13상자분의 사진도 네메스로부터 기증받아 보관 중이라고 밝혔다.
- ▲시청과 광화문 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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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9월 9일 촬영한 서울 도심이다. 덕수궁 같은 고궁들, 서울시청사, 서울시의회 건물 외에 현재까지 남아 있는 건물들은 손에 꼽을 정도다.
- ▲동대문과 청계천 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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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흥인지문)과 주변 청계천 모습. 사진 위쪽이 남쪽이다. 올 11월 철거 예정인 동대문운동장의 옛 모습을 보노라면“여기는 성동원두(城東原頭·성 동쪽 들판이라는 뜻으로 이 지역의 옛 이름)…”로 시작되던 라디오 중계 방송이 들릴 것만 같다.
- ▲여의도 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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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와 주변 풍경. 허허벌판 같은 섬에 비행장 시설만이 보인다.“ 떴다 보아라 안창남의 비행기, 내려다 보아라 엄복동의 자전거…”하던 유행가의 발원지가 됐던 이 비행장은 1916년 개설됐다. 최초의 한국인 비행사 안창남은 1922년 12월 이곳에서 모국 방문 기념비행을 했다.
- ▲장항읍 장항제련소 일대
- 충남 서천군 장항 풍경. 장항의‘상징’인 전망산(일명 굴뚝산) 장항제련소 굴뚝이 보인다. 1936년 문을 연 장항제련소는 우리나라 비철제련산업의 역사를 시작한 곳이다. 현재는‘LS니꼬동제련’이라는 회사가 이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사진에 보이는 굴뚝은 1979년 철거됐으며,현재 있는 것은 같은 해에 비슷한 높이로 다시 세운 것이다. 전북 군산이 고향인 시인 고은은“나를 까치발 디딘듯 부쩍 키운 것은 강 건너 장항제련소 굴뚝이었다. 그 굴뚝의 기나긴 연기였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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