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공가이드 ▒

박지성 선수

천하한량 2007. 5. 28. 19:42
[라이즈 업 코리아― <1부> 최고에서 배운다] (11) 박지성 선수… 왜소한 연습벌레
 
[국민일보 2006-05-28 16:07]
 

“아시아 지역 마케팅 차원에서 티셔츠를 팔기 위해 데려온 동양의 꼬마.”
박지성이 지난해 6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인기 구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에 입단했을 때 영국 언론들은 그의 가치를 이렇게 평가절하했다.
거스 히딩크 당시 PSV 에인트호벤 감독 역시 “맨유에서 벤치신세가 될 것”이라며 이적을 만류했다. 국내 팬들도 이영표(토트넘 홋스퍼)보다 팀에 적응하기가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박지성웨인 루니,루드 반 니스텔루이,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 등 스타플레이어들과 함께 그라운드를 누비면서 주전 자리를 꿰찼다.
지난해 8월 13일 애버튼과의 프리미어리그 데뷔전 이후 리그 38경기 중 34경기에 출전해 1골 6도움.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데뷔 첫 해에 거둔 놀랄 만한 성적이다.
#몸의 약점 노력으로 극복
평발에다 175㎝,72㎏의 박지성은 축구선수로는 왜소한 체격이다.
어릴 적엔 키가 크지 않아 개구리를 잡아 먹으면서 체격을 키우려고 노력했다.
세류초등학교 6학년 때 ‘차범근 축구상’을 탈 만큼 재능은 갖췄지만 체격이 작아 주목을 받지 못했다.
1999년 수원공고를 졸업한 그를 K리그 구단과 대학팀들은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대표팀에 발탁됐을 때의 모습도 여드름 투성이의 앳된 얼굴에 ‘혹 불면 날아갈 것 같은’ 호리호리한 체격이었다.
박지성은 최근 펴낸 자서전 ‘멈추지 않은 도전’에서 이렇게 술회했다.
“학창시절 내내 왜소한 체격 때문에 콤플렉스에 시달렸다. 체격이 문제라면 기술로 승부하자는 결심으로 한순간도 공과 떨어지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축구공은 내 신체의 일부분이었다. 공만 있으면 집 주변이나 방 안이 모두 훈련장이었다. 공을 몰며 뛰고 또 뛰었다.”
‘성실한 연습벌레’ 박지성은 서서히 기량과 함께 강철 체력을 갖춘 선수로 거듭났다. 맨유 메디컬 테스트에서 심폐기능이 마라톤 선수와 같다는 평가를 받은 체력은 이런 과정을 통해 길러졌다.
그의 심장 박동수는 1분에 40회 정도로 마라톤 선수 이봉주와 거의 같다. 2000년 태릉선수촌 합숙훈련 때에는 레슬링 등 모든 종목의 선수들이 참가한 불암산 크로스컨트리에서 3위를 차지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영국 언론은 “박지성의 성공은 중노동에 가까운 끊임없는 연습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평가했다. 그들도 박지성의 가치를 성실성과 꾸준함에서 찾은 것이다.
#‘진흙속의 진주’를 알아 본 멘토(Mentor)
멘토란 스승같은 현명한 조언자라는 의미다.
박지성은 축구인생에서 최고의 스승인 히딩크 감독을 만나 성공시대를 열었다.
박지성의 성실한 플레이를 높이 산 히딩크 감독은 2002년 월드컵을 앞둔 스코틀랜드와의 평가전에서 오른쪽 윙포워드로 출전시켰다.
무명에 가까운 박지성에겐 파격적인 발탁. 박지성은 강호 잉글랜드,프랑스와의 평가전에서 잇따라 골을 터뜨린 데 이어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회심의 왼발 슛을 성공시키고 히딩크 감독 품 안에 안겼다.
네덜란드 에인트호벤으로 이적한 박지성은 초반 부진을 겪었지만 히딩크 감독은 그의 성실성을 믿고 기다려 줬다.
박지성은 2005년 5월 5일 홈구장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AC밀란과의 준결승전에서 골로 보답했다.
한국 선수로는 챔피언스리그 본선 첫 득점. 이 경기의 활약으로 박지성은 유럽 무대에 이름을 알리며 또 한 명의 멘토인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팀을 위해 헌신적으로 뛰며 신뢰를 쌓는다.
“박지성은 모든 감독들이 좋아할 만한 선수다.
” 한국 대표팀의 핌 베어벡 코치가 한 말이다. 녹초가 될 때까지 쉴새없이 뛰는 박지성은 퍼거슨 감독이 찾고 있는 바로 그 선수였다.
박지성의 활동반경은 방대하다.
‘발에 페인트를 묻힌다면 그라운드 모든 곳에 그의 발자국이 찍힐 것’ ‘볼이 있는 곳에 박지성이 있다’는 말은 그래서 나왔다.
팀을 위해서 헌신적으로 뛴다는 의미다. 루니 등 팀 동료들의 신뢰와 함께 ‘맨유의 신형엔진’ ‘번개같은 침략자’ ‘3개의 폐를 지닌 선수’라는 찬사를 얻었다.
직장인이 닮고 싶은 태극전사 1위,같이 일하고 싶은 동료 1위,그리고 대표팀 동료들이 가장 신뢰하는 선수.
재능보다는 성실함으로,팀과 조직을 위한 헌신적인 열정으로 박지성은 차범근 감독 이후 한국을 빛낸 ‘명품 축구선수’로 우뚝 섰다.
▶ 프로필
◇1981년 2월 25일 생◇수원 세류초등학교,안용중학교,수원공고,명지대◇2000년 4월 5일 라오스전서 A매치 데뷔◇A매치 58경기 출전 5골◇2002 일본 천황배 우승(J리그 교토 퍼플상가) 2004∼2005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4강(PSV 에인트호벤) 2005∼2006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골·6도움(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재우 기자 jw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