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웅이순신 ▒

1596년 9월 선조 29년 병신년 (충무공 이순신 52세)

천하한량 2007. 5. 5. 18:51

 

 

 

9월1일[갑오/10월21일] 비가 뿌렸다. 새벽에 망궐례를 행했다. 일직 떠나 석제원(강진군 성전면 성전리)에 이르렀다. 오후에는 영암에 이르러 향사당(鄕社堂)에서 잤다. 정랑 조팽년이 와서 봤다. 최숙남도 와서 봤다.
9월2일[을미/10월22일] 맑다. 영암에서 머물렀다.
9월3일[병신/10월23일] 맑다. 아침에 떠나 나주의 신원(新院)에 이르렀다. 나주판관을 불러 이야기했다. 저물 무렵에 나주에 이르렀다.
9월4일[정유/10월24일] 맑다. 나주에서 머물렀다. 체찰사와 함께 문묘(공자를 모신 사당)에 절했다.
9월5일[무술/10월25일] 맑다. 나주에서 머물렀다.
9월6일[기해/10월26일] 맑다. 먼저 무안의 일로 가겠다고 체찰사에게 보고하고 길을 떠났다. 고기원(나주군 문평면 고막리)에 이르니 나주감목관 나덕준이 뒤따라 와서 서로 만났다. 이야기하는 중에 강개한 일이 많았다. 그와 함께 오랫동안 이야기하다가 저물어서 무안에 이르렀다.
9월7일[경자/10월27일] 맑다. 감목관 나덕준 및 무안현감(남언상)과 함께 민폐에 관한 의논을 했다. 한참 있다가 정대청이 들어왔다고 하므로 그를 청하여 앉아 이야기했다. 저녁 나절에 떠나 다경포(무안군 망운면 성내리)에 이르러 영광군수와 함께 이야기했다.
9월8일[신축/10월28일] 맑다. 조반(早飯)에 고기 반찬을 놓았으나 나라 제삿날(세조의 제사)이라 먹지 않았다. 아침식사를 한 뒤에 동산원(무안군 현경면 옹산원)에 이르러 말을 먹였다. 말을 재촉하여 임치진(해제면 임수리)에 이르니, 이공헌의 딸 여덟 살짜리 아이와 그 사촌의 계집종 수경이 같이 와서 배알했다. 이공헌을 생각하니 참혹한 마음을 이길 수가 없었다. 수경은 곧 이염의 집에서 내다 버려졌는데, (이공헌이) 얻어다가 기른 아이이다.
9월9일[임인/10월29일] 맑다. 임치첨사 홍견을 불러 방비책을 물었다. 아침식사를 한 뒤에 뒷성으로 올라가 형세를 살펴보고 동산원으로 돌아왔다. 오후에 함평현에 이르렀다. 도중에 한여경을 만났으나 말 위에서 만나 보기가 어려우므로 타일러서 함평으로 들어갔다. 함평현감은 경차관을 마중하러 나갔다고 한다. 김억성도 같이 왔다.
9월10일[계묘/10월30일] 맑다. 함평에 머물러 잤다. 식사하기전에 무안의 정대청이 왔기에 함께 이야기했다. 고을 유생들이 많이 들어와 폐단된 일을 진술했다. 저녁에 도사(都事)가 들어와서 같이 이야기했다.
9월11일[갑진/10월31일] 맑다. 아침식사를 하고 영광으로 갔다. 도중에 신경덕을 만나 잠깐 이야기하고 영광에 이르니, 영광군수가 교서에 숙배한 뒤에 들어와 함께 이야기했다.
9월12일[을사/11월1일] 바람불고 비가 많이 오다. 저녁 나절에 길을 떠나 십리쯤 되는 냇가에 이르니, 이광보와 한여경이 술을 가지고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래서 말에서 내려 같이 이야기했다. 안세희도 왔다. 저물 무렵에 무장에 이르렀다.
9월13일[병오/11월2일] 맑다. 이중익 및 이광보도 와서 함께 이야기했다.이중익이 군색한 말을 많이 하므로 옷을 벗어 주고 종일 이야기했다.
9월14일[정미/11월3일] 맑다. 하루 더 묵었다.
9월15일[무신/11월4일] 맑다. 체찰사가 현(무장현)에 이르렀다고 하므로 들어가 절하고 대책을 의논했다.
9월16일[기유/11월5일] 맑다. 체찰사가 떠나가서 고창에서부터 장성에 이르렀다.
9월17일[경술/11월6일] 맑다. 체찰사와 부찰사는 입암산성(장성군 북상면 성내리)으로 가고, 나는 혼자 진원현(장성군 진원면)에 이르러 진원현감과 함께 이야기했다. 종사관도 왔다. 저물어서 관청안으로 들어가니 두 조카딸이 나와 앉아 있었다. 오랫동안 못보았던 감회를 풀고, 도로 작은 정자로 나가 진원현감 및 여러 조카들과 밤들도록 함께 이야기했다.
9월18일[신해/11월7일] 비가 조금 오다. 식사를 한 뒤에 광주에 이르러 광주목사(최철견)와 이야기했다.
9월19일[임자/11월8일] 바람불고 비가 많이 오다. 종사관의 편지와 윤간, 조카 해의 문안 편지도 왔다. 이날 아침 광주목사가 와서 같이 아침식사를 했다. 오후에 능성현령이 들어와서, “곳간을 봉사하고 광주목사를 제찰사가 파면시켰다”고 한다.
9월20일[계축/11월9일] 비가 많이 오다. 광주목사를 보고 길을 떠나려 할 즈음에 명나라 사람 두 명이 이야기하자고 청하므로 술을 먹였다. 종일 비가 내려 멀리 갈 수가 없어 화순에 이르러 잤다.
9월21일[갑인/11월10일] 개다가 비오다가 했다. 일찍 능성(화순군 능주면)에 이르러 최경루(最景樓)에 올라가 연주산(連珠山)을 바라보았다.
9월22일[을묘/11월11일] 저녁 나절에 나가 이양원(화순군 이양면 이양리)에 이르니 해운판관(海運判官)이 먼저 와 있었다. 내가 가는 것을 보고 이야기하고자 청하므로 그와 함께 이야기했다. 저물어서 보성군에 이르러 잤다.
9월23일[병진/11월12일] 맑다. 머물렀다. 나라 제사날(태조의 신의왕후 한씨 제사)이라 공무를 보지 않았다.
9월24일[정사/11월13일] 맑다. 일찍 떠나 병사 선거이의 집에 이르니, 선거이의 병이 매우 중태였다. 염려된다. 저물어서 낙안에 이르러 잤다.
9월25일[무오/11월14일] 맑다. 순천에 이르러 순천부사와 함께 이야기했다.
9월26일[기미/11월15일] 맑다. 순천에서 머물렀다. 순천부의 백성들이 쇠고기와 술을 차려 놓고 나오기를 청했다. 굳이 사양했으나 부사의 간청으로 잠깐 나가 마시고서 헤어졌다.
9월27일[경신/11월16일] 맑다. 일찍 떠나 임시로 사는 집에 이르러 어머니를 뵈었다.
9월28일[신유/11월17일] 맑다. 남양 아저씨의 생신이라 본영으로 왔다.
9월29일[임술/11월18일] 맑다. 아침식사를 한 뒤에 동헌으로 나가 공무를 봤다.
9월30일[계해/11월19일] 맑다. 선유사의 군관 신석이 와서 군사들을 위하여 위로연을 베풀 날짜를 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