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웅이순신 ▒

1595년 1월 선조 28년 을미년 (충무공 이순신 51세)

천하한량 2007. 5. 5. 17:38

 

 

 

 

1월1일[갑술/2월9일] 맑다. 촛불을 밝히고 홀로 앉아 나라일을 생각하니 무심결에 눈물이 흘렀다. 또 나이 여든이나 되신 병드신 어머니를 생각하며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 새벽에 여러 장수들과 색리ㆍ군사들이 와서 아뢰고 세배를 했다. 원전ㆍ윤언심ㆍ고경운 등이 와서 봤다. 색리와 군사들에게 술을 먹였다.
1월2일[을해/2월10일] 맑다. 나라 제사날(명종 인순왕후 심씨 제사)이라 공무를 보지 않았다. 장계 초고를 수정했다.
1월3일[병자/2월11일] 맑다. 일찍 대청으로 나가 각 고을과 포구에 공문을 적어 보냈다.
1월5일[무인/2월13일] 맑다. 공문을 결재했다. 조카 봉과 아들 울이 들어와서 "어머니께서 평안하시다"고 하니 기쁘고 다행이다. 밤새도록 온갖 회포로 잠을 이루지 못하였다.
1월6일[기묘/2월14일] 맑다. 어응린과 고성현감(조응도)이 왔다.
1월7일[경진/2월15일] 맑다. 흥양현감(배흥립), 방언순과 함께 이야기했다. 남해의 투항해 온 왜놈 야에몬(也汝文) 등이 와서 현신했다.
1월8일[신사/2월16일] 맑으나 바람이 세게 불다. 광양현감(송전)의 공식적인 인사를 받은 뒤에 전령에게 기한을 어긴 죄로 곤장을 쳤다.
1월9일[임오/2월17일] 맑다. 식사를 한 뒤에 야에몬 등을 남해로 돌려 보냈다.
1월10일[계미/2월18일] 순천부사 박진이 교서에 숙배했다. 경상수사 원균이 선창에 왔다고 했다. 불러들여 같이 이야기했다. 순천부사ㆍ우우후ㆍ흥양현감ㆍ광양현감ㆍ웅천현감ㆍ고성현감ㆍ거제현령도 와서 아뢰고 돌아갔다.
1월11일[갑신/2월19일] 우박이 오고 샛바람이 불다. 식사를 한 뒤에 순천부사ㆍ흥양현감ㆍ고성현감ㆍ웅천현감ㆍ영등포만호가 오서 이야기했다. 고성현감은 새 배를 독촉하여 만드는 일로 아뢰고 돌아갔다.
1월12일[을유/2월20일] 흐리고 바람이 세게 불다. 각 고을과 포구에 공문을 적어 보냈다. 저녁 나절에 순천부사가 아뢰고 돌아갔다. 영남우후 이의득이 와서 왔다.
1월13일[병술/2월21일] 아침에 맑더니 저녁에 비가 오다. 박치공이 왔다.
1월14일[정해/2월22일] 맑다. 샛바람이 세게 불다. 몸이 불편하여 누워서 신음했다. 영등포만호ㆍ사천현감ㆍ여도만호가 와서 봤다.
1월15일[무자/2월23일] 맑다. 우우후 이정충을 불렀더니, 이정충은 발을 헛딛어 물어 빠져 한참이나 헤엄치는 것을 간신히 건져냈다. 그를 불러서 위로했다.
1월16일[기축/2월24일] 맑다. 대청으로 나가 공무를 봤다.
1월17일[경인/2월25일] 맑고 따뜻하며 바람도 없다. 대청으로 나가 공무를 봤다. 우우후ㆍ소비포권관ㆍ거제현령ㆍ미조항첨사가 아울러 와서, 활을 쏘고서 헤어졌다.
1월18일[신묘/2월26일] 흐리다. 공문을 결재했다. 저녁 나절에 활 열 순을 쏘고서 헤어졌다.
1월19일[임진/2월27일] 맑다. 대청으로 나가 공무를 봤다. 옥구의 피난민 이원진이 왔다. 장흥부사ㆍ낙안군수ㆍ발포만호가 들어왔다. 기한을 어긴 죄로 곤장쳤다. 조금 있다가 여도 전선에서 잘못으로 불을 내어 광양ㆍ순천ㆍ녹도 전선 네 척에 불길이 번져 탔다. 통탄함을 이길 수 없다.
1월20일[계사/2월28일] 맑다. 아우 여필과 조카 해가 이응복과 함께 나갔다. 아들 울은 조카 분과 함께 들어왔다. "어머니께서 편안하시다"고 하니 다행이다.
1월21일[갑오/3월1일] 맑다. 종일 가랑비 오다. 이경명과 함께 장기를 두었다. 장흥부사가 와서 봤다. 그 편에 들으니, 순변사 이일의 처사가 극히 형편없고 나를 해치려고 무척 애쓴다고 하니 우습고도 우습다.
1월22일[을미/3월2일] 맑으나 종일 바람이 세게 불다. 원수의 군관 이태수가 전령을 가지고 왔다. 여러 장수들이 왔는지 안왔는지를 알고 간다고 하였다. 저녁 나절에 다락 위에 올라가 잘못으로 불을 낸 여러 장수들과 색리들에게 곤장을 쳤다.
1월23일[병신/3월3일] 종일 바람이 세게 불다. 장흥부사ㆍ우후ㆍ흥양현감이 와서 이야기하고 날이 저물어 돌아갔다.
1월24일[정유/3월4일] 맑으나 바람이 세게 불다. 이원진을 배웅했다.
1월25일[무술/3월5일] 맑다. 장흥부사ㆍ흥양현감ㆍ우후ㆍ영등포만호ㆍ거제현령이 와서 봤다.
1월26일[기해/3월6일] 맑다. 흐리고 바람 불다. 탐후선이 들어왔다. "흥양현감(배홍립)을 잡아 갈 나장이 들어왔다"고 한다. 이희(李禧)도 왔다.
1월27일[경자/3월7일] 맑다. 춥기가 한겨울같다. 대청에 나가 영암군수ㆍ강진현감 등의 공식 인사를 받았다.
1월28일[신축/3월8일] 맑다. 바람이 세게 불고 춥다. 황승헌이 들어왔다.
1월29일[임인/3월9일] 흐리나 비는 아니오다.
1월30일[계묘/3월10일] 맑고 샛바람이 세게 불다. 보성군수(안흥국)가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