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웅이순신 ▒

1594년 6월 선조 27년 갑오년 (충무공 이순신 50세)

천하한량 2007. 5. 5. 17:14

 

 

 

 

 

6월1일[무신/7월18일] 맑다. 저녁 나절에 활을 쏘았다.
6월2일[기유/7월19일] 맑다. 저녁 나절에 우수사(이억기)의 진에 갔더니 강진현감(유해)이 술을 바쳤다. 활 두어 순을 쏘았다. 경상수사 원균도 왔다. 나는 곧 몸이 불편하여 돌아가 누어서 충청수사와 첨사 문길 배경남이 내기 장기 두는 것을 구경했다.
6월3일[경술/7월20일] 아침에 맑더니 오후에 소나기가 퍼부어 바닷물 빛조차 흐리니 근래에 드문 일이다. 충청수사, 첨사 배경남이 와서 바둑을 두었다.
6월4일[신해/7월21일] 맑다. 겸사복이 임금의 분부를 가지고 왔다. "수군의 여러 장수들이 서로 협력하지 않으니 다음부터는 전날의 버릇을 버리라"는 것이었다. 죄송하기 그지없다. 이는 원균이 술을 취하여 망발을 부린 것 때문이다.
6월5일[임자/7월22일] 맑다. 충청수사ㆍ사도첨사ㆍ여도만호ㆍ녹도만호 함께 와서 활을 쏘았다. 밤 열 시쯤에 급창(관청의 심부름하는 종) 김산과 그 처자 등 세 명이 유행병으로 죽었다. 세 해나 눈앞에 두고 미덥게 부리던 사람인데 하루 저녁에 죽어 가다니 놀랍다. 오늘 무우밭을 갈았다. 송희립이 낙안ㆍ흥양ㆍ보성으로 군량을 독촉할 일로 나갔다.
6월6일[계축/7월23일] 맑다. 충청수사ㆍ여도만호와 함께 활 열다섯 순을 쏘았다.
6월7일[갑인/7월24일] 맑다. 충청수사 첨사 배경남이 와서 이야기했다. 남해군관과 색리 등의 죄를 처벌했다. 송덕일이 돌아와서 "임금의 분부가 들어온다"고 한다 오늘 무우를 부침했다.
6월8일[을묘/7월25일] 맑으며 더워서 찌는 듯하다. 충청수사, 우우후와 같이 활 수무 순을 쏘았다. 저녁에 종 한경이 들어와서 "어머니께서 평안하시다"고 한다. 기쁘고 다행이다. 회령포만호(민정붕)가 진에 왔다. 전공에 따라 포상하는 관교(官敎:敎旨)도 왔다.
6월9일[병진/7월26일] 맑다. 충청수사, 우우후가 와서 활을 쏘았다. 우수가사 와서 함께 이야기했다.
6월10일[정사/7월27일] 맑으며 더워서 찌는 듯하다 활 다섯 순을 쏘았다.
6월11일[무오/7월28일] 맑으며 더위가 쇠라도 녹일 것같다. 아침에 아들 울이 본영으로 갔다. 작별하는 회포가 씁쓸하다. 저녁 나철에 충청수사가 와서 활을 쏘고 그대로 같이 저녁밥을 먹었다. 달빛 아래 같이 이야기할 때 옥피리 소리가 처량했다.
6월12일[기미/7월29일] 바람이 세게 불었으나 비는 안왔다. 가뭄이 너무 심하다.
6월13일[경신/7월30일] 바람이 몹시 불고 더위는 찌는 듯하다.
6월14일[신유/7월31일] 더위와 가뭄이 너무 심하여 바다의 섬도 찌는 듯하다. 농사일이 아주 걱정된다. 충청수사ㆍ사도첨사ㆍ여도만호ㆍ녹도만호와 함께 활 스무 순을 쏘았다.
6월15일[임술/8월1일] 맑더니 오후에 비가 내렸다 신경황이 영의정(유성룡)의 편지를 가지고 들어왔다. 나라의 근심함이 이보다 더한 이가 없을 것이다. 지사 윤우신이 죽었다니 애석할 따름이다. 순천부사ㆍ보성군수가 달려와 보고하는데 "명나라 총병관 장홍유가 호선(號船)을 타고 백 여 명을 거느리고 바닷길을 거쳐 벌써 진도벽파정(진도군 고군면 벽파리)에 이르렀다" 고 했다.
6월16일[계해/8월2일] 아침에 비오다가 저녁에 개었다. 충청수사와 함께 활을 쏘았다.
6월17일[갑자/8월3일] 맑다. 우수사ㆍ충청수사가 와서 이야기 했다.
6월18일[을축/8월4일] 맑다. 원수의 군관 조추년이 전령을 가지고 왔다. "원수가 두치(하동읍 두곡리)에 이르러 광양현감(송전)이 수군 중에 복병을 뽑을 적에 사사로운 정을 썼다" 고 했다. 그래서 군관을 보내어 그 까닭을 물으니 놀라운 일이었다.
6월19일[병인/8월5일] 맑다. 원수의 군관과 배응록이 원수가 있는 곳으로 돌아갔다.
6월20일[정묘/8월6일] 맑다. 충청수사가 오고 활을 쏘았다. 탐후선 이인원이 들어왔다.
6월21일[무진/8월7일] 맑다. 명나라 장수(장흥유)가 바닷길로 벌써 벽파정에 이르렀다고 한 것은 잘못 전한 것이라고 한다.
6월22일[기사/8월8일] 맑다. 할머님의 제사날이라 공무를 보지 않았다. 오늘 불꽃과 같은 삼복 더위가 전보다 더하여 큰 섬이 찌는 듯하여 사람이 견디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6월23일[경오/8월9일] 맑다. 우후(이몽구)가 군량 독촉하는 일로 나갔다가 견내량에서 왜놈을 사로잡아 왔다. 왜적의 동태를 묻고 또 무엇을 잘하는지 물었더니 "염초를 굽는 일과 총쏘기를 다 잘한다"고 했다.
6월24일[신미/8월10일] 맑다. 순천부사ㆍ충청수사가 와서 활 스무 순을 쏘았다.
6월25일[임신/8월11일] 맑다. 부채를 봉하여 보냈다. 충청수사와 함께 활 열 순을 쏘았다.
6월26일[계유/8월12일] 맑다. 충청수사ㆍ순천부사ㆍ사도첨사ㆍ여도만호ㆍ고성현령 등이 활을 쏘았다.
6월27일[갑술/8월13일] 맑다. 활 열 다섯 순을 쏘았다.
6월28일[을해/8월14일] 맑다. 나라 제사날(명종의 제사)이라 공무를 보지 않았다. 종일 혼자 앉아 있었다. 진무성이 벽방의 망보는 곳의 부정사실을 조사하고 와서 적선이 없더라고 보고했다.
6월29일[병자/8월15일] 맑다. 순천부사가 술과 음식을 가지고 왔다. 우수사ㆍ충청수사와 같이 활을 쏘았다. 아들 울이 들어와서 "어머니께서 평안하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