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웅이순신 ▒

1594년 5월 선조 27년 갑오년 (충무공 이순신 50세)

천하한량 2007. 5. 5. 17:06

 

 

 

 

5월1일[무인/6월18일] 맑다. 종일 땀이 비오듯이 흐르더니 좀나아진것 같다. 아침에 아들 면이 들어왔다.
5월2일[기묘/6월19일] 맑다. 새벽에 아들 회가 어머니 생신에 상차려 드릴 일로 돌아갔다. 우수사(이억기)ㆍ흥양현감(배흥립)ㆍ사도첨사(김완)ㆍ소근첨사(박윤)가 와서 봤다. 몸이 차츰 나아져 갔다.
5월3일[경진/6월20일] 맑다. 흥양현감이 휴가를 얻어 돌아갔다. 장흥부사와 발포만호가 와서 봤다. 군량명세서와 공명고신(이름이 안 적인 사령장) 삼백 여 장과 임금의 분부 두 통이 내려왔다.
5월4일[신사/6월21일] 종일 바람이 세게 불고, 비가 많이 오고, 밤새도록 그치지 않고 더 심하게 내렸다. 경상우수사의 군관이 와서 고하기를 "왜적 세 명이 중선(中船)을 타고 추도(통여시 산양면)에 온 것을 만나 잡아왔다"고 했다 이를 압송해 오도록 시켰다. 저녁에 공대원에게 물으니, 왜적들이 바람을 따라 배를 몰고 본토로 향하다가 바다 한가운데서 외오리 바람을 만나 배를 조종할 수가 없어 떠다니다가 이 섬에 닿은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간사한 사람의 말이니 믿을 수 없다. 이설ㆍ이상록이 돌아갔다. 본영 탐후선이 들어왔다.
5월5일[임오/6월22일] 비바람이 세게 불었다. 지붕이 세 겹이나 말리어 조각조각 높이 날려가고, 빗발은 삼대같이 내려 몸을 가리지 못했다. 오후 두 시쯤에야 비바람이 조금 멈추었다. 발포만호(황정록)가 떡을 만들어 보내 왔다.
5월6일[계미/6월23일] 흐렸다가 저녁 나절에 개이다. 경상수사 원균이 왜놈 세 명을 잡아왔기에 문초를 받아보니, 이랬다 저랬다 만번이나 속이므로 원균 수사로 하여금 목을 베게 했다.
5월7일[갑신/6월24일] 맑다. 기운이 편안한 것 같다. 침 열 여섯군데를 맞았다.
5월8일[을유/6월25일] 맑다. 원수의 군관 변응각이 원수의 공문과 장계 초본과 임금의 분부를 가지고 왔다. "수군을 거제로 진격시켜 적이 무서워 도망가도록 하라"는 것이었다. 경상수사와 전라우사를 불러 의논했다. 충청수사가 들어왔다.
5월9일[병술/6월26일] 종일 비오다. 홀로 빈 정자에 앉았으니 온갖 생각이 가슴에 치밀어 마음이 어지러웠다.
5월10일[정해/6월27일] 비오다 새벽에 일어나 창문을 역고 멀리 바라보니 우리의 많은 배들이 바다에 가득차 있다. 적이 비록 쳐들어 온다 해도 섬멸할 만하다. 우후(이정충)와 충청수사(이순신)가 와서 장기를 두었다.
5월11일[무자/6월28일] 비가 저녁 때까지 내렸다. 3월부터는 밀려 쌓인 공문을 낱낱이 결재했다. 낙안군수(김준계)가 와서 이야기했다. 큰 비가 퍼붓듯이 내려 밤낮을 그치지 않았다.
5월12일[기축/6월29일] 큰비가 종일 내리다가 저녁에야 조금 그쳤다. 우수사(이억기)가 와서 봤다.
5월13일[경인/6월30일] 맑다. 검모포만호의 보고에 "경상우수사 소속의 보자기들이 격군을 싣고 도망가다가 현장에서 붙들렸는데, 많은 보자기들이 원 수사가 있는 곳에 있었다"고 했다. 그래서 사복들을 보내어 잡아오게 하였더니 "원균 수사가 도리어 사복들을 묶어서 가두었다"고 했다 그래서 군관 노윤발을 보내어 이를 풀어 주게 했다.
5월14일[신묘/7월1일] 종일 비오다. 충청수사(이순신)ㆍ낙안군수(김준계)임치현감(홍견)ㆍ목포만호(전희광)등이 와서 봤다.
5월15일[임진/7월2일] 종일 비오다
5월16일[계사/7월3일] 흐리고 가랑비가 오다. 저녁에는 큰비가 밤새도록 내려 지붕이 새서 마른데가 없다. 각 배의 사람들이 거처가 매우 괴로울 것이 염려된다. 곤양군수(이광악)가 편지를 보내고, 겸하여 사명담 유정이 적진 안으로 왕래하면서 문답한 초기(草記)를 보내 왔기로 보니 분통함을 이길 길이 없다.
5월17일[갑오/7월4일] 비가 퍼붓듯이 오다 바다의 안개가 컴컴하여 눈앞을 분간할 수 없는데, 저녁내 그치지 않았다.
5월18일[을미/7월5일] 종일 비오다 미조항첨사ㆍ사주포권관이 와서 봤다. 저녁에 보성현감이 돌아갔다.
5월19일[병신/7월6일] 장마비가 잠깐 걷혔다. 아들 회와 면을 돌려 보냈다.
5월20일[정유/7월7일] 비가 오고 바람이 세게 불다. 웅천현감(이운룡)과 소비포권관(이영남)이 와서 봤다. 온종일 홀로 앉았으니 온갖 생각이 가슴을 치민다. 호남의 방백(관찰사)들이 나라를 저버리는 것에 유감이 더 많다.
5월21일[무술/7월8일] 비오다. 웅천현감ㆍ소비포권관이 와서 종정도(從政圖)를 했다. 거제 장문포에서 적에게 사로잡혔던 변사안이 도망쳐 와서 하는 말이 "적의 형세는 그리 대단하지 않다"고 했다.
5월22일[기해/7월9일] 비오고 바람이 세게 불다. 순찰사와 순변사에게 편지를 써서 보냈다.
5월23일[경자/7월10일] 비오다. 웅천현감ㆍ소비포권관이 왔다. 저녁 나절에 해남현감(위대기)이 와서 술과 안주를 바치므로 충청수사(이순신)를 청하여 왔다.
5월24일[신축/7월11일] 잠시 맑다가 저녁에 바오다. 우수사와 충처수사가 와서 종일 이야기했다. 조카 해가 들어왔다.
5월25일[임인/7월12일] 비오다. 충청수사가 와서 이야기하고서 돌아갔다. 비가 그치지 않으니 전쟁하는 군사들의 마음이야 오죽 답답하랴, 조카 해가 돌아갔다.
5월26일[계묘/7월13일] 비가 오락가락하다. 오늘 이인원과 토병 스물 세명을 본영으로 보내어 보리를 거두었다.
5월27일[갑진/7월14일] 비가 오락가락하다. 충청수사ㆍ사도첨사ㆍ발포만호ㆍ 여도만호와 함께 활을 쏘았다.
5월28일[을사/7월15일] 잠깐 개이다 사도첨사ㆍ여도만호가 와서 활을 쏘겠다고 했다. 그래서 우수사ㆍ충청수사를 청해 와서 같이 활쏘고, 취하여 종일 이야기하다가 헤어졌다. 광양 4호선의 부정사실을 조사했다.
5월29일[병오/7월16일] 아침에 비오다가 저녁 나절에 개이다. 진도군수(김만수)가 아뢰고 돌아갔다. 웅천현감(이운룡)ㆍ거제현령(안위)ㆍ적량첨사(고여우)가 와서보고 돌아갔다. 저물녁에 정사립이 보고하는데 "남해 사람이 배를 가지고 와서 순천 격군을 싣고 간다"고 했다. 그래서 잡아서 가두었다.
5월30일[정미/7월17일] 흐리되 비는 아니오다. 왜놈들과 도망가자고 꾄 광양 1호선 군사와 경상도 보자기 세 명을 처벌했다. 충청수사, 경상 우후가 와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