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은선생글 ▒

발(跋) 제 호연자설 후(題浩然字說後) -이색(李穡)-

천하한량 2007. 5. 1. 02:37

발(跋)
 
 
제 호연자설 후(題浩然字說後)
 

이색(李穡)

허무(虛無)와 한만(汗漫)은 오직 도(道)의 허탄해짐을 가져오고, 편협한 마음과 천착한 지혜는 오직 도의 비색을 가져온다. 한 마음의 은미함은 성현이 이를 희구(希求)하였다는데, 그 바른 것을 구하려면 오직 그 그른 것을 버려야 한다. 넓게 사방에 통달하면서도 다하지 않고 천지에 충만하여 호발에도 침투한다. 하물며 인륜의 상도를 좇는 것을 누가 막으랴. 태연히 처하면 능히 그 천성을 온전히 할 것이다. 광주(廣州)의 이(李)씨는 강개한 군자이다. 자를 호연이라 하였기에 감히 그 취지를 기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