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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렬한 축구팬인 박성준(23)씨는 축구경기가 있을 때마다 거리응원에 나선다. 지난 달 국가대표 평가전이 있던 날, 응원을 하던 중 앞사람과 부딪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가 약간 흔들리는 듯싶더니 이내 쏙 빠져버렸다. 박씨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 빠진 치아를 손에 쥐고 다음날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치아를 잘 보존해 치근막(齒根幕)이 살아있었다면 빠진 이를 다시 심을 수 있었을 테지만 이미 치근막이 죽어 원래 치아를 살릴 수 없다”고 말했다.
치아외상을 입었을 때는 적절한 응급처치를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응급처치 여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치아가 빠졌다면 30분에서 1시간 내에 빠진 치아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치아를 되살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부러지거나 빠진 치아는 흐르는 물로 간단히 헹구는 것이 좋다. 특히 치아에 흙이나 이물질이 묻어있다고 무리하게 털어내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자칫하면 치아와 뼈를 연결해주는 치근막(치아 뿌리의 막)이 손상돼 치아가 제대로 붙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급적 치근막이 마르지 않도록 하기 위해 빠진 치아를 생리 식염수에 넣어 보관했다가 병원에 가져가는 것이 좋다. 만약 생리 식염수가 없다면 손상된 치아를 입안에 넣고 병원에 가도록 한다.
치아외상을 입었다고 해서 증상이 곧바로 드러나는 것은 아니다. 치아에 미세하게 금이 가 육안으로 확인이 되지 않을 땐 시간을 두고 관찰할 필요가 있다. 증세가 심하지 않다면 자연 치유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친 치아를 두들겨 보거나 꽉 물었을 때 시리고 아프다면 치아 뿌리 쪽에 금이 간 것으로 의심해 봐야 한다. 치아에 금이 갔다면 신경치료를 받은 후 씌워야 한다.
외부 충격으로 인해 혈관과 신경이 손상을 입었을 경우 치아의 색깔이 검게 변하기도 한다. 이는 피부에 멍이 들 듯 치아에 멍이 든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심하지 않은 경우엔 시간이 지나면서 손상이 자연적으로 회복돼 색이 연해진다. 하지만 변색된 부위가 점점 진해진다면 신경치료가 필요하다. 이는 혈관이 터지고 신경이 죽은 것이기 때문이다. 치아가 흔들리는 경우에는 양 옆의 치아에 다친 치아를 묶어주는 고정치료를 한다. 2~4주일 정도 경과를 지켜보고 이가 죽어가는 것으로 판단되면 신경치료를 한 후 이를 씌워야 한다. 외부 충격으로 치아가 통째로 빠졌을 때는 1시간 내에 치료를 받으면 자신의 치아를 다시 심어 살릴 수 있다. 뽑힌 치아를 그대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치근막이 살아있어야 하는데, 보통 1시간 이내에 조치를 취해야 재생이 가능하다.
손상된 치아를 살릴 수 없어 부득이 치아를 뽑아낼 경우엔 그 자리를 메워야 한다. 이가 빠진 채로 방치하면 보기에 좋지 않을 뿐더러 윗니와 아랫니가 맞지 않는 부정교합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빠진 자리 양 옆의 치아가 비워진 자리로 밀려나오기 때문에 장기간 방치할 경우엔 턱의 형태가 달라질 위험이 있다.
빈자리를 메워주는 데 사용하는 인공치아를 통칭해서 보철(補綴)이라 한다. 크게 틀니, 브리지, 임플란트의 세 종류가 있다. 틀니는 잇몸 위에 치아를 단순히 걸어두는 것이기 때문에 씹거나 할 때 힘을 주기가 어렵다. 보통 실제 치아의 40~50% 정도밖에 힘을 쓸 수 없다고 보면 된다. 브리지는 양 옆의 치아를 깎아내 홈을 낸 후 그 사이에 인공으로 만든 치아를 걸어놓는 방식이다. 양 옆에서 받쳐주기 때문에 틀니보다는 힘을 잘 받는다. 다만 옆의 치아에 홈을 내야 하기 때문에 양 옆의 치아에도 손상을 가해야 하고, 치아가 연달아 빠졌을 경우엔 이 방식을 사용할 수 없다.
최근 가장 각광을 받는 보철 방식은 임플란트다. 이는 치조골(잇몸 뼈)에 인공치아의 뿌리를 심고 그 위에 보철물을 덧씌우는 방식이다. 실제 치아와 마찬가지로 뿌리가 치조골에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에 원래 치아에 가까울 정도로 힘을 쓸 수 있다. 예전엔 잇몸을 크게 절개해야 했기 때문에 출혈이 크고 회복하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점점 절개 부위를 최소화하고 통증을 거의 느끼지 않게 하는 기술이 보편화되고 있다. 과거엔 나이 들면 으레 틀니를 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했지만 최근엔 노인이나 전신질환을 가진 환자 사이에서도 임플란트 시술이 가능해 졌다.
김재곤 주간조선 기자(truman@chosun.com)
질병 탐구 (15)]치아 빠지면 입에 넣고 병원에 가야
[인터뷰]하버디안치과 이규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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