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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 탐구 (8)]파열된 인대를 치료 안 하면 관절염 생겨

천하한량 2007. 4. 6. 01:03
[질병 탐구 (8)]파열된 인대를 치료 안 하면 관절염 생겨
[인터뷰]초이스 정형외과 최정기 원장

2006 월드컵 전선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동국 선수가 경기 도중 부상을 당해 독일 월드컵에서 뛸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이동국은 공을 받기 위해 몸을 돌려 달려나가던 중 갑자기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당시 경기를 본 사람들은 이동국의 부상을 안타까워하면서도 한편으론 부상의 원인에 대해 의구심을 가졌다. 다른 선수와 부딪히지도 않았는데 왜 저렇게 심한 부상을 당했을까?


이동국의 부상은 전형적인 ‘스포츠 손상’의 일종이다. 스포츠 손상이란 운동 중 외상(外傷)을 비롯해 무리하게 혹은 갑작스럽게 관절을 움직임으로써 생길 수 있는 골절이나 연골 손상, 인대 파열 등의 다양한 부상을 총칭한다. 운동을 할 때는 평소와 달리 관절을 정상 이상으로 움직임으로써 뼈, 근육, 인대 등을 손상시킬 수 있다. 이동국의 사례는 외부 충격은 없었지만 갑자기 몸을 돌림으로써 전방십자인대가 무리하게 늘어나면서 찢어진 경우다. 스포츠 손상은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운동 중 다른 사람과 부딪치면서 외상을 입어 생기는 경우보다 비접촉성인 경우가 약80%로 월등히 많다.


스포츠 손상은 비단 운동 선수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최근 주5일 근무제가 일반화되고 스포츠를 즐기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일반인도 스포츠 손상의 위험에 광범위하게 노출되어 있다. 특히 스포츠 손상은 그 자체로도 신체에 심각한 손상을 입히지만 제때 완벽하게 치료하지 않을 경우 쉽게 재발하거나 관절염으로 발전될 위험이 있다.


스포츠 손상이 가장 자주 발생하는 부위는 무릎이다. 무릎은 체중을 전적으로 지탱할 뿐 아니라 외부 충격에 가장 쉽게 노출되는 부위 중 하나다. 축구, 농구, 스키 등을 통해 손상되기 쉽다. 대표적인 무릎 손상엔 전방십자인대 파열과 반월상 연골판 손상이 있다. 우선 전방십자인대 파열은 무릎을 받쳐주는 네 개의 인대 중 무릎이 앞뒤로 흔들리는 것을 막아주는 전방십자인대가 찢어지는 것을 말한다. 인대는 고무줄과 같이 탄력이 있어 무릎이 흔들리는 것을 방지해주지만 관절을 심하게 꺾는 등 무리를 줄 경우 파열될 수 있다. 손상이 심하지 않을 경우 시간이 지나면 통증이 잦아들지만 제때 치료하지 않고 지나칠 경우 연골판 손상으로 이어져 관절염을 일으킬 수도 있다.


또 다른 대표적 무릎손상인 반월상 연골판 손상은 외부 충격을 받아 무릎 연골을 둘러싸고 있는 반월상 연골판이 손상되는 증상을 말한다. 무릎 연골을 감싸고 있는 반월상 연골판은 연골과 연골 사이에 위치해 연골을 보호하는 쿠션 역할을 한다. 연골판이 손상될 경우 무릎 전체에 분산되어야 할 체중의 압력이 한곳에 몰리면서 연골의 손상을 가속화한다. 치료를 하지 않고 놔둘 경우 결국 연골이 빨리 닳아 관절염을 불러올 수 있다.


어깨도 스포츠 손상에 가장 취약한 부위 중 하나다. 어깨에 나타나는 대표적인 스포츠 손상은 소위 어깨가 빠졌다고 말하는 ‘어깨 탈구’다. 어깨 탈구는 인대의 구성요소로서 어깨 관절이 제자리를 유지할 수 있도록 마치 커튼의 고리 역할을 해주는 관절와순 일부분이 무너지면서 발생한다. 대개 활동성이 강한 10~20대에 자주 발생한다. 어깨 탈구는 자칫 습관성으로 발전할 수 있다.


이는 어깨 관절을 원위치시키는 과정에서 관절와순이 제자리를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보통 어깨근육 강화 훈련을 통해 제자리를 찾도록 유도하지만 그래도 나아지지 않을 경우 관절 내시경을 이용한 수술을 받아야 한다. 방치할 경우 습관성 탈구로 발전하는 것은 물론 근육이나 인대에까지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어깨를 들거나 돌리는 데 사용하는 힘줄인 ‘회전근개’가 찢어지는 회전근개 파열 또한 어깨 부위에 나타나는 대표적인 스포츠 손상이다. 주로 중장년층에서 발견되는 회전근개 파열은 나이가 들면서 근육이 약해짐에 따라 테니스나 헬스 같은 운동, 혹은 가벼운 외상 등으로 회전근개의 일부가 찢어지는 것을 말한다.


 증세가 심하지 않을 경우엔 통증이 적고 생활에 큰 불편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자칫 대수롭지 않게 여겨 그냥 넘어갈 수 있다. 상대적으로 한쪽 팔의 힘이 떨어지거나 통증이 지속될 경우엔 회전근개 파열을 의심하고 병원을 찾아가야 한다. 간혹 파열된 힘줄이 악화되어 팔 전체를 사용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이 외에도 목, 손목, 발목 등 운동시 평소보다 무리하게 관절을 움직이게 되는 부위에 스포츠 손상이 나타날 수 있다. 스포츠 손상을 예방하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운동 전에 스트레칭과 같은 준비운동으로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또 부상을 당했을 땐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고 넘어갈 경우, 훗날 관절염 등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김재곤 주간조선 기자(trum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