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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은 없다. 생명에 지장을 주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사람에 따라선 어떠한 질병보다도 고통을 안겨주는 질병 아닌 질병이 있으니, 바로 탈모다.
특히 많은 사람을 상대해야 하는 영업사원이나 결혼 적령기에 있는 사람에게 탈모는 치명적이다. 우리나라 성인 남성의 약 30% 정도가 탈모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머리카락은 보통 성장기, 퇴화기, 휴지기를 거친다. 전체 머리카락의 90% 정도를 차지하는 성장기 모발은 약 3~4년에 걸쳐 지속적으로 자라난다. 이후 성장이 둔화되는 1~2주일 정도의 퇴화기를 거쳐 더 이상 머리카락이 자라지 않는 휴지기에 도달한다. 휴지기는 보통 3개월 정도 지속된다. 일상적으로 빠지는 머리카락은 휴지기 상태의 것으로, 정상인의 경우 하루에 50~100개 정도의 머리카락이 빠진다.
우리가 보통 탈모라 하면 대략 하루에 100개 이상의 머리카락이 빠짐으로써 새로 돋아나는 머리카락의 양보다 빠지는 양이 많아지는 상태를 말한다. 결국 머리카락이 빠진 자리에서 새로운 머리카락이 자라나지 않으면, 소위 말하는 대머리가 된다. 탈모가 진행 중인 머리카락은 솜털처럼 두께가 가늘고 착색이 덜 돼 색깔이 덜 까만 것이 특징이다. 손으로 머리카락을 뽑아도 그다지 아프지 않다.
탈모는 통상 알려진 대로 유전의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여성에게선 좀처럼 탈모를 보기 힘들다. 이는 탈모를 일으키는 또 다른 주원인이 남성호르몬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탈모가 심한 사람도 뒷머리 부분만큼은 머리카락이 빠지지 않고 남아 있는 것은 이 부분에 남성호르몬 수용체가 발달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유전적 성향과 남성호르몬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탈모를 일으킨다.
아버지와 형제 모두가 대머리인데도 유독 자신은 예외라면, 남성호르몬이 탈모를 일으킬 만큼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심하게 스트레스를 받거나 콜레스테롤 혈중 수치가 높이 올라가면 남성호르몬의 생성을 촉진해 탈모로 이어질 수 있다. 여성의 경우 출산 직후나 폐경기에 여성호르몬이 감소하고 남성호르몬이 증가해 일시적인 탈모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여성 탈모의 경우 일정한 형태 없이 정수리 부분의 모발이 가늘어지면서 군데군데 탈모가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탈모를 치료하는 데에는 약물을 이용하는 방법과 수술을 통해 머리카락을 이식하는 방법이 있다. 약물치료에 사용되는 대표적 약품은 복용약인 프로페시아와 바르는 약인 미녹시딜이다. 프로페시아는 탈모의 원인이 되는 남성호르몬의 분비를 억제시킴으로써 탈모의 진행을 막아준다. 미녹시딜은 원래 이뇨제(利尿劑)로 사용되던 약품이다. 이 약의 부작용은 몸에 털이 많이 난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부작용을 역이용하여 복용약이던 것을 특정 부위에 바르는 약으로 탈바꿈시켜 머리카락이 나도록 유도한 것이 미녹시딜이다.
약물치료는 일시적으로 머리카락을 생겨나게도 하지만 주로 탈모의 진행을 완화시켜주는 데 그쳐 근본적인 치료법이 되지 못한다. 약을 끊으면 금세 탈모가 다시 진행된다. 또 정수리 부분에는 효과가 있지만 이마를 비롯한 머리 앞쪽에는 효과가 적다.
탈모를 근본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선 모발을 이식하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우선 머리숱이 남아 있는 머리 뒷부분에서 자신의 머리카락을 채취한다. 이때 머리카락뿐 아니라 두피를 포함해 머리카락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 두께 3㎜ 정도의 두피 피판을 부분적으로 채취한다. 1㎝ 정도의 폭으로, 귀 뒷부분에서부터 띠를 두르듯이 떼어낸다. 이렇게 채취한 두피 피판에서 머리카락을 하나씩 분리한 뒤 식모기(植毛機)를 이용해 이식해야 할 부위에 하나하나 옮겨 심는다.
과거엔 메스를 이용해 머리카락을 심을 부위의 두피를 째고 다시 꿰매야 했다. 따라서 수술과정이 복잡하고 출혈도 적지 않았지만 최근엔 식모기를 이용함으로써 출혈도 거의 없고 수술과정도 훨씬 간단해졌다. 보통 6개월 간격으로 이런 과정을 3회 정도 거치면 예전의 풍성했던 머리카락을 되찾을 수 있다.
김재곤 주간조선 기자(truman@chosun.com)
- [질병 탐구(6)] 탈모(脫毛) - 머리카락 하루에 100개 빠지면 탈모
- 약물치료는 탈모 진행 일시적으로 완화시켜... 근본치료는 모발이식
“이식한 머리카락 99%는 온전히 뿌리 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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