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頌)
수명지송 병서(受命之頌幷序)
이색(李穡)
홍무(洪武) 18년 가을 7월 을해일에, 천자께서 정전에 나와 책봉을 발령하여 우리 권서국사(權署國事) 신 왕 아무를 세워 왕을 삼고, 우리 선왕에게 시호를 내려 공민(恭愍)이라 하였습니다. 9월 을해일에, 국자학록(國子學錄) 장보(張溥), 행인(行人) 단우(段祐)가 왕을 봉한 조서를 받들고 왔고, 병자일에 국자전부(國子典簿) 주탁(周倬), 행인(行人) 낙영(?英)이 시책(諡冊)과 고명(誥命)을 받들고 왔는데, 이 글은 다 천자가 친히 지은 것이었습니다. 왕은 선왕의 받은 법복을 입으시고 신료(臣僚)를 거느리고 의장(儀仗)을 갖추고 교외에 나가 영접하여, 조서를 읽고 고명을 접하자 세 번 머리를 조아리고 만세를 불렀으며, 기묘일에 분황(焚黃)하고 종묘에 고유하되 모두 중국 조정에서 내려준 의주(儀注)와 같이 하였고, 경진일에 현릉(玄陵)에 나아가 제사를 행하는데, 문하시중(門下侍中) 신 임견미(林堅味) 신 이성림(李成林), 삼사좌사(三司左使) 신 흥방(興邦) 등이 왕에게 고하기를, “신 등이 불초하온데 선왕의 지나치게 써 주심을 입어 양부(兩府)에 대죄(待罪)하옵더니 천화(天禍)를 만나 선왕께서 문득 여러 신하를 버리시니, 여러 신하는 전하를 받들어 위(位)를 지킨 지가 12년이오라 천지에 용납을 못할 것 같은 심정으로 은명이 내리기만 바라오며 어찌 잠깐인들 잊었겠사옵니까. 이제 다행히 전하께서 위(位)를 바르게 하시고, 선왕께서 시호를 받으시와 종사가 안정하고 실가(室家)가 서로 치하하게 되었사오니, 실로 삼한의 재조(再造)이온바, 돌을 세워 공덕을 칭송(稱頌)하여 만세에 보이지 아니하면 천자의 은사를 빛나게 할 수 없사옵기로, 신 등은 오직 분부가 지연될까 두려워하오니 바라옵건데 신 이색(李穡)에게 글월을 만들게 하고, 신 아무에게 책(冊)을 쓰게 함이 마땅한 줄 아옵니다. 신 등은 삼가 체면을 무릅쓰고 청하옵니다.” 하니, 교서(敎書)에 이르기를, “옳다.” 하였습니다. 명년 정월 1일에 양부 재상(宰相)이 세사(歲事)를 왕륜사(王輪寺)의 영당(影堂)에서 고하였으니 예에 그렇게 되어 있습니다. 시중 임공과 이공이 또 상의하기를, “수명송(受命頌)을 세우자면 이러한 기회가 없다.” 하고 바로 허락을 얻어, 드디어 신 색에게 명령하게 된 것입니다. 신 색은 그윽이 생각하옵건대, 우리 태조 신성대왕께서 22년에 명을 받으셨고, 그후 사왕(嗣王)이 명을 중국에서 받지 않으신 적이 없었으니, 소국을 사랑하는 은혜와 대국을 섬기는 예는 다른 번방(蕃邦)이 감히 따르려해도 못할 것입니다. 원나라 말엽에 당하여 선왕께서 깊이 기운(機運)을 관찰하시고 바다를 건너서 조공하였으니 하늘이 시킨 것이며, 지금 우리 전하께서 유지를 계승하여 정책을 바꾸지 아니하시고, 오랠수록 더욱 삼가시며 정성이 지극하여 위아래에 통하시니, 천자의 밝은 명령이 하늘로부터 내려, 우리 소국으로 하여금 의식은 본국의 습속을 따르게 하고, 법은 옛 헌장을 지키게 하여 사랑이 깊고 훈계도 깊사오며, 전하의 봉승(奉承)하시고 주선하신 바도 어찌 천위(天威)를 지척에 대한 것과 어김이 없을 뿐이겠사옵니까. 증상(蒸嘗)을 받들고, 조상을 제향하고, 신명(神明)을 제사하고, 국정(國政)을 부지런히 하고, 백성을 편안히 하는 것은 오직 천자의 보훈(寶訓)을 존중히 여기는 데 있을 따름이오니, 신 색이 감히 손 모아 절하고 머리를 조아리며 송을 지어 올리지 아니하오리까. 송은 다음과 같다.
오직 우리 동방이 / 惟我小東
대대로 중국 풍교를 사모하였네 / 世慕華風
오계로부터 원에까지 / 五季?元
황제 은혜 더욱 융숭했느니 / 帝眷益隆
선왕께서 이어 받으시자 / 先王承之
그때야말로 매우 험난했네 / 艱哉厥時
모두 다 북으로 옮기는데 / 時惟北徙
나만이 남으로 달리었네 / 我?南馳
아, 빛나도다, 대명이여 / 於赫大明
나의 정성을 살핀지라 / 察我之誠
오랫만에 사귐이 진실하여 / 久乃交孚
습작을 받게 하고 시호를 내렸구려 / 襲爵易名
사연도 엄하고 의도 깊어 / 辭嚴義深
황제의 마음에서 우러났네 / 流出帝心
전후를 통해 우뚝히 솟았으며 / 卓冠前後
이제만 빛날 뿐이 아니로세 / 不寧耀今
밝으신 황제의 훈계 / 帝訓炳然
쳐다보면 앞에 있네 / 瞻之在前
감히 안일을 일삼으리 / 無敢逸豫
하늘이 두렵지 않을건가 / 不畏于天
하늘의 위엄을 두려워하고 / 畏天之威
직무에 충실하여 어김없으라 / 述職無違
정사에 근간하고 백성을 편케 하며 / 勤政安民
때에 순응하고 기미를 삼가하니 / 惟時惟幾
황제께서 가상히 여기시고 / 帝則歎嘉
이내 멀리 버리질 아니했네 / 乃不遐遺
위아래가 간격이 없어야 / 上下無間
우리 나라 길이 다스려지리 / 永又我家
혹시나 이에 어긋나면 / 或悖于玆
하늘의 뜻을 알기 어려우리 / 天難諶斯
무릇 위에 있는 분네 / 凡百在位
이 송의 사연을 생각할지어다 / 顧?頌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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