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전(表箋)
청관복표(請冠服表)
예를 논의하고 법을 제정하여 크게 화하(華夏) 중의 문명을 열고, 의리를 사모하고 풍화에 추향하여 거의 요황(要荒 궁벽한 땅)의 고루(孤陋)를 변하고자 하므로, 감히 어리석은 소회를 피력하여, 총문(聰聞)을 모독하옵니다. 그윽이 성인(聖人)의 흥기함을 보오면 반드시 그 시대의 법이 있어 상의(上衣)ㆍ하상(下裳)의 제작은 대개 천지의 형상을 취하였고, 은호(殷? 은나라 때의 모자의 이름)ㆍ주면(周冕 주나라 때의 모자의 이름)의 이름은 다 때에 따라 더하고 덜해서, 이목의 습관을 새롭게 하고 풍속의 동일함을 이루었사옵니다. 공경히 생각하옵건대, 신무(神武)의 자질을 지니시고 아름다움을 누리는 운을 맞추어, 문(文)과 물(物)이 구비함은 삼대의 융성(隆成)을 넘나고, 덕과 교화는 거룩하여 사방에 널리 미쳤사오며, 비록 소국에 대하는 본래의 습속을 따르라는 명령이 있었으나 이미 제복을 내려주심이 배신(陪臣)에게까지 이르렀으니, 어찌 그 나머지도 그대로 옛것만을 인습할 수 있사옵니까. 성세(盛世)의 법전에 있어서는 진실로 다른 관계가 없겠사오나, 다만 먼 사람의 마음은 심히 볼 만하옵니다. 엎드려 바라옵건대, 신의 소국으로써 대국을 섬기는 뜻을 어여삐 여기시고 신의 문명을 이용하여 이속(夷俗)을 고치려는 것을 허락하시와, 드디어 윤음(綸音)을 내리어, 화제(華製)를 따르게 하여 주시오면, 신은 마땅히 시종을 한결같이 하여 더욱 보곤(補袞)의 정성을 다하며, 억만 년을 길이 수의(垂衣 웟사람이 덕으로 다스림을 말함)의 다스림을 받겠사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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