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완당김정희 ▒

칠석에 여러 소년과 희화하여 부질없이 여기에 쓴다. 더불어 투교를 하자는 게 아니라 도리어 염수의 부끄러움이 간절하다-완당 김정희-

천하한량 2007. 3. 14. 03:46
칠석에 여러 소년과 희화하여 부질없이 여기에 쓴다. 더불어 투교를 하자는 게 아니라 도리어 염수의 부끄러움이 간절하다[七夕戲和諸少年 漫題于此 匪爲與之鬪巧 還切染鬚之媿] 2수

외짝 봉 외짝 난을 어찌하면 좋단 말고 / 么鳳隻鸞可奈何
선말이 은파에 빗나갈까 두렵구나 / 恐敎仙襪吳銀波
천손 또한 다리 놓고 건너기를 기대하니 / 天孫亦要塡橋渡
세간의 많은 풍랑 괴이하다 말을 마소 / 無怪世間風浪多
거미는 그물 맺고 까치는 다리 노니 / 蜘蛛結網鵲成橋
은하수 소리 없어 밤은 하냥 고요하네 / 河漢無聲夜寂寥
병 나머지 오래 앉길 탐해서가 아니라오 / 不是病餘貪久坐
가을 들어 제일가는 가련한 밤이길레 / 秋來第一可憐宵

[주C-001]염수의 부끄러움 : 늙은 사람이 장년(壯年)으로 꾸밈을 이름. 여기서는 여러 소년과 희롱 하여 화작(和作)하므로 빌려 말한 것임.
[주D-001]외짝……난 : 우녀(牛女)를 비유하여 말한 것임. 노저(盧儲)의 최장시(催妝詩)에 "早敎鸞鳳下妝樓"의 구가 있음.
[주D-002]선말 : 낙신부(洛神賦)에 "凌波微步 羅襪生塵"이라 하였고 황정견 시에 "凌波仙子生塵襪"이란 글귀가 있음. 여기서는 직녀가 은하수를 건너가는 것을 말함.
[주D-003]천손……대하니 : 천손은 직녀의 이칭인데 오작(烏鵲)이 다리 놓아주기를 기다린다는 말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