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사의 벽에 제하다[題村舍壁] 병서(竝序) |
길가의 마을 집이 옥수수 밭 가운데 있는데 두 늙은 영감 할멈이 희희낙낙하게 지낸다. 그래서 영감 나이가 얼마냐 물었더니 일흔 살이라 한다. 서울에 올라갔었느냐 하니 일찍이 관에는 들어가 본 적이 없다고 했다. 무얼 먹고 사는가 하고 물으니 옥수수를 먹는다 했다. 나는 남북으로 떠다니며 비바람에 휘날리던 신세라 옹을 보니 나도 모르게 망연 자실하였다.
한 그루 늙은 버들 두어 서까래 집에 / 禿柳一株屋數椽
머리 하얀 영감 할멈 둘이 다 쓸쓸하네 / 翁婆白髮兩蕭然
석자가 아니되는 시냇가 길 못 넘고서 / 未過三尺溪邊路
옥수수 가을 바람 칠십 년을 살았다오 / 玉䕽西風七十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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