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완당김정희 ▒

관음각에서 연운 심설과 더불어 시선의 모임을 갖다[觀音閣 與硯雲沁雪 作詩禪會] -완당 김정희-

천하한량 2007. 3. 12. 20:44
관음각에서 연운 심설과 더불어 시선의 모임을 갖다[觀音閣 與硯雲沁雪 作詩禪會]

그대가 오래도록 못 온 탓으로 / 久緣君不到
길 이끼 하도 자라 무더기졌네 / 逕蘚尺成堆
크나큰 옥과 같이 사랑하여라 / 愛是如豐玉
목마를 때 매화처럼 생각한다오 / 思之似渴梅
당 앞에 석류꽃은 불이 빨갛고 / 堂襟榴火迸
사발에 뜬 술 빛깔은 노을이 이네 / 缸面酒霞開
번화로운 지역으로 고개 돌리니 / 回首紛華城
어느 뉘가 옛 세뢰를 만든단 말고 / 誰爲古洗罍

[주D-001]크나큰 옥[豐玉] : 풍년옥(豐年玉)을 말함. 《세설상예(世說賞譽)》에 "세상에서 유량(庾亮)을 칭하여 풍년옥이라 하고 유익(庾翼)을 황년곡(荒年穀)이라 한다." 하였음.
[주D-002]목마를 때 매화 : 위 나라 조조(曹操)가 원소(袁紹)와 싸워 패하여 달아날 적에 수하 군사들이 갈증이 나서 견디지 못하므로 조조는 일부러 말하기를 "얼마 안 가면 매림(梅林)이 있다." 하니 군사들이 그 말을 듣고 입에 침이 돌아 위기를 면했다고 함.
[주D-003]세뢰 : '洗'는 관기(盥器)이고, '罍'는 술그릇임. 여기서 고세뢰는 질박함을 말한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