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약산 이오 의 매화장자에 제한 노래-완당 김정희-

강약산 이오 의 매화장자에 제한 노래[題姜若山 彝五 梅花障子歌]

하늘 아래 매화를 그리는 이는 / 天下畫梅者
동이수(童二樹)와 나양봉(羅兩峯) 두 사람일레 / 二樹與兩峯
이수의 매화는 아는 자 적고 / 二樹之梅識者少
양봉의 일파가 천동에 왔네 / 兩峯一派來天東
천동이라 강약산은 기이한 선비 / 天東奇士姜若山
평소에 주초림을 흠모하였네 / 朱艸林中瓣香供
그대의 성품 본시 영혜로와서 / 愛君情性本靈慧
마음 가고 손 닿으면 다 통했나니 / 心到手觸無不通
묘한 수법 바로 곧 털끝까지 파고들고 / 妙覈直欲窮秒忽
구상은 영롱하여 자연과 합치되네 / 異想天然合玲瓏
양봉의 그림을 벽 위에 노상 걸고 / 座右長懸兩峯畫
신화를 이어 받아 모방 또한 익숙하이 / 即薪即火摹追工
여과아천 네 글자 격은 자못 절묘하고 / 女戈丫川格殊絶
경유담농 다 갖추어 뜻조차 한량없네 / 勁柔澹濃意不窮
담장을 넘어오는 한 가지가 최선이라 / 最善一枝過墻來
어찌 꼭 대나 솔을 의지해야 되겠는가 / 何須倚竹兼靠松
서권의 기미 배어 다사롭기 옥같으니 / 書卷氣味温如玉
향기랑 빛깔이 더욱더 생생하네 / 生香活色入漾空
답답한 곳에서는 맑음을 구하는 법 / 冗處求淸亂中理
이 이치는 그대만이 적당하게 갖췄구려 / 此理從君折其衷
때마침 눈 쌓이고 뫼 하얀 이 밤중에 / 是時雪積山皞夜
온 좌상 훈훈하여 봄바람이 돌아든 듯 / 四座怳若廻春風
그대와 더불어 철적 꿈을 함께 꾸니 / 與君共做鐵笛夢
물가라 수풀 아래 하나의 짧은 막대 / 林下水邊一短筇

[주C-001]강약산 : 약산은 강이오의 호임. 자는 성순(聖淳)이고, 진주인(晉州人)인데 표암(豹庵) 세황(世晃)의 손자임. 그림을 잘 그렸음.
[주D-001]동이수(童二樹)와 나양봉(羅兩峯) : 동이수는 청 나라 산음(山陰) 사람인데 이름은 옥(鈺), 자는 박암(璞巖), 호는 이수이다. 산수(山水)·난죽(蘭竹)·목석(木石)에 두루 공력이 있었음. 나양봉은 청 나라 양주(揚州) 사람인데 이름은 빙(聘), 자는 돈부(遯夫), 호는 양봉이며 또는 화지사승(花之寺僧)이라 한다. 김동심(金冬心)의 고제(高弟)로서 시에 능하고 그림을 잘 하였으며, 더욱이 화매(畫梅)로써 해내외에 독절(獨絶)하였음.
[주D-002]주초림 : 나양봉을 말함.
[주D-003]털끝[秒忽] : 극히 가는 것을 이름. 《한서(漢書)》 서전(敍傳)에 "産氣黃鐘 造計秒忽"이라 하였음.
[주D-004]신화 : 도(道)의 계승을 이름. 《장자(莊子)》 양생주(養生主)에 "指窮於爲薪火傳也 不知其盡也"라 하였음.
[주D-005]여과아천 : 매화를 그리는 비결임.
[주D-006]철적 : 주 93)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