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인시체를 방하여 구문을 역서해서 화박에 부치니 대판 낭화 간의 여러 명승들은 의당 알아줄 자가 있으리라[仿懷人詩體 歷敍舊聞 轉寄和舶 大板浪華間諸名勝 當有知之者]10수 |
경서 풀이 어찌 그리 기특도 한고 / 說經何奇特
이물의 글에서 진작 보았네 / 曾見伊物書
뒤에 나서 더욱더 깊고 정하니 / 後出加邃密
인재 역시 허소한 게 아니로구려 / 仁齋未是疏
모름지기 평심하여 보아야 하오 / 且須平心看
일체의 문호 따윈 배제하고서 / 一切門戶除
정리고하박(古賀樸)는 그야말로 노숙한 학자 / 精里儘老學
아스라이 낙민을 거슬러 보고 / 遠溯洛閩餘
우리나라에까지 생각이 미쳐 / 因之及我邦
퇴계서 절요를 구해갔었네 / 節要退溪書
필법 또한 순후하고 고아할진대 / 筆法亦淳古
상필 그 인물도 이와 같으리 / 想必其人如
나의 서재에 정리의 대련(對聯)이 있음.
근래에 왜국 사람 글들을 보면 / 邇來和人文
소본렴의 글이 자못 마음에 들어 / 頗愛篠本廉
제 나라의 누습을 벗어버리고 / 解脫文字陋
팔가를 흠모하여 뽑아들었네 / 瓣香八家拈
지연은 수방이 절묘하다면 / 紙鳶收放妙
고동은 의리가 삼엄하구려 / 古董義理嚴
왜인의 문체는 소군(篠君)이 구습(舊習)을 크게 변하였음. 지연과 고동 두 글은 다 소군의 소작인데 심히 법칙이 있음.
준일이라 칭할 만한 삼택방이여 / 俊逸三宅邦
무리 속에 우뚝히 빼어났구려 / 超拔出等夷
기염 토해 고의를 설명할 적엔 / 觥觥說古義
하급의 선비들은 듣고 비웃네 / 下士大笑之
성문 끝내 미치지 못하였으니 / 聲聞遂不及
바다구름 먼 생각을 아득케 하네 / 海雲渺遠思
문조의 그림 솜씨 절묘도 하여 / 文晁妙畫諦
얼핏 보면 동사백과 같기도 하네 / 恰似董思白
먹을 잘 써 함초롬 윤기가 도니 / 淋漓善用墨
파란 안개 무르익어 떨어지련다 / 煙翠濃欲滴
눈을 흘려 명산의 그림을 보니 / 流觀名山圖
부사산이 바로 곧 안석에 있네 / 富士在几席
당 나라 이전의 옛 문자들은 / 唐以前舊文
오늘날도 오히려 족리에 있네 / 尙今在足利
졸하고도 예로운 파체의 서는 / 拙古破體書
제량 시대 글자와 너무도 같아 / 恰是齊梁字
어느 뉘라 알리요 백제 시대에 / 誰知百濟時
우리게서 건너간 그 사실들을 / 還復我之自
족리 대학에 소장된 고서는 제량의 금석과 같은데 백제 시대에 구입해 간 것임.
칠경을 비롯하여 맹자까지도 / 七經與孟子
고문을 세밀하게 분석하였네 / 考文析縷細
옛날에 완 부자를 만나뵈오니 / 昔見阮夫子
입 닳도록 정예를 감탄하더군 / 嘖嘖歎精詣
수월이라 독서루에 수장된 본을 / 隨月樓中本
번각하여 세상에 통행했다오 / 翻雕行之世
내가 중국에 들어가서 완운대(阮芸臺) 선생을 뵈었는데 선생은 칠경(七經)ㆍ《맹자》를 성칭하였음.
고문(考文)은 양주(揚州) 수월독서루(隨月讀書樓) 본으로써 판각하여 통행한 것임.
수당 시대 갖가지 잔본의 서는 / 隨唐殘本書
중국에는 유실되고 없는 것인데 / 中國之所遺
일존의 총서 속에 수록됐으니 / 並收佚存中
편우나마 그 역시 진기하구려 / 片羽亦珍奇
아 어쩔 수 없구나 효경 주석은 / 嗟哉孝經注
매색의 위본을 면치 못했네 / 同歸梅頤僞
일존총서(佚存叢書)는 수당의 잔본을 수집한 서임.《효경주(孝經注)》는 바로 위서(僞書)임.
전각에도 한의 법이 남아있으니 / 篆刻有漢法
정하고도 아한 저 겸가당일레 / 精雅蒹葭堂
유연이라 고매원(古梅園)의 제묵(製墨)을 보면 / 古梅御油煙
바로 곧 정방과 대항하련다 / 直欲抗程方
그 당시 장기 배에 빌려 묻노니 / 借問長崎舶
서매의 한묵빛이 어떠하더뇨 / 西梅翰墨光
고서매 낙(顧西梅洛)이 일찍이 상선(商船)을 따라 장기에 들어갔는데 그 화법을 왜인이 대단히 귀중히 여겼음.
사람들이 왜인의 천자를 보고 / 人見和泉字
그것을 금색에다 전하였다네 / 賴以金索傳
내가 일찍이 왜제[和製]의 거울을 중국의 여러 명사들에게 나누어 줬는데 풍안해(馮晏海)가 아울러 수집하여 금색의 고각(高刻) 속에 각(刻)하여 녛었음.
소 미재라 그 안의 한 늙은이는 / 蘇米齋中老
자세자세 주연을 말해주었네 / 斤斤說奝然
내가 소미재를 뵙고 주연의 서로써 질문하였음.
바다하늘 옛 꿈을 거듭 찾으니 / 海天理舊夢
고개를 돌려보매 어언 삼십 년 / 廻首三十年
[주D-001]이물 : 일본인 적생조래(荻生徂徠)를 이름. 강호(江湖) 사람인데 이름은 쌍송(雙松), 자는 무경(茂卿), 호는 조래(徂徠)이며 별칭은 물조래(物徂徠)라 함.
[주D-002]인재 : 이등인재(伊藤仁齋)로 일본 경도(京都)의 동굴천(東掘川) 사람인데 이름은 유정(維楨)이요, 호는 인재이며, 이락(伊洛)의 학에 뜻을 두어 고의당사숙(古義堂私塾)을 창설하여 제자를 교수하였음.
[주D-003]낙민 : 낙은 정이(程頤), 민은 주희(朱熹)를 말함.
[주D-004]소본렴 : 자는 자온(子溫), 호는 신재(新齋)로 강호 사람인데, 시문(詩文)에 능하였음.
[주D-005]팔가 : 당송팔가(唐宋八家)를 말함.
[주D-006]삼택방 : 자는 원여(元與)이고 일본 가하(加賀) 사람임.
[주D-007]문조 : 곡문조(谷文晁)인데 그림을 잘 그렸음.
[주D-008]동사백 : 명 나라 동기창(董其昌)을 말함.
[주D-009]편우 : 길광편우(吉光片羽)로서 서화(書畫) 등의 우수한 소품을 말함. 길광은 신마(神馬)의 유임.
[주D-010]주연 : 일본 승(僧)의 이름.
[주D-002]인재 : 이등인재(伊藤仁齋)로 일본 경도(京都)의 동굴천(東掘川) 사람인데 이름은 유정(維楨)이요, 호는 인재이며, 이락(伊洛)의 학에 뜻을 두어 고의당사숙(古義堂私塾)을 창설하여 제자를 교수하였음.
[주D-003]낙민 : 낙은 정이(程頤), 민은 주희(朱熹)를 말함.
[주D-004]소본렴 : 자는 자온(子溫), 호는 신재(新齋)로 강호 사람인데, 시문(詩文)에 능하였음.
[주D-005]팔가 : 당송팔가(唐宋八家)를 말함.
[주D-006]삼택방 : 자는 원여(元與)이고 일본 가하(加賀) 사람임.
[주D-007]문조 : 곡문조(谷文晁)인데 그림을 잘 그렸음.
[주D-008]동사백 : 명 나라 동기창(董其昌)을 말함.
[주D-009]편우 : 길광편우(吉光片羽)로서 서화(書畫) 등의 우수한 소품을 말함. 길광은 신마(神馬)의 유임.
[주D-010]주연 : 일본 승(僧)의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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