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완당김정희 ▒

임장 언도 씨의 만사[任丈彦道氏挽] 가존(家尊)의 대작임 -완당 김정희-

천하한량 2007. 3. 12. 20:01
임장 언도 씨의 만사[任丈彦道氏挽] 가존(家尊)의 대작임

서하가 맑아지자 그대가 나고 / 君生西河淸
서하가 흐려지자 그대가 가네 / 君沒西河渾
이제 있어 옛 도를 몸소 행하니 / 居今行古道
풍미가 도타움을 숭상해서라 / 定祖風味敦
머리를 부딪는 저 성 서쪽 집에 / 城西打頭屋
뼈끝까지 사무친 가난과 주림 / 貧飢徹髓寒
뱉지 못해 답쌓인 죽석의 기질 / 竹石鬱未吐
관 낮아도 이름은 저절로 높네 / 官卑名自尊
한 세상을 독차지한 사부의 솜씨 / 詞賦獨擅世
임금께선 능운을 아끼셨거든 / 君王惜凌雲
평소에 사랑하던 술이야말로 / 平生所愛酒
그 수명 앗아가기 알맞았으리 / 適足戕其年
너무도 아까워라 호련의 그릇 / 飜見瑚璉器
속절없이 묵은 풀에 내던지다니 / 空委荒草根
이 어찌 우붕의 슬픔만이랴 / 非徒友朋悲
절반은 세가(世家) 위해 가련도 하이 / 半爲喬木憐

[주D-001]죽석의 기질 : 죽석은 대와 돌로서 고고 정개(孤高貞介)한 것을 말함.
[주D-002]능운 : 문재(文才)의 출중함을 이름. 한 무제(漢武帝)가 사마상여의 자허부(子虛賦)를 읽고 말하기를 "飄飄然有凌雲之氣"라고 한 데서 나온 말임. 《史記 司馬相如列傳》
[주D-003]호련의 그릇 : 사람의 품격이 고귀함을 비유함 것임. 《논어(論語0》 공야(公冶)에 "子貢問曰 賜何如 子曰 汝器也 曰 何器也 曰 瑚璉也"라고 하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