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산 절정에 올라 동으로는 창해를 바라보고 북으로는 몽고 경계를 굽어보고 돌아와 사벽에 쓰다[登角山絶頂 東觀滄海北俯蒙古界 歸題寺壁] |
수레 말이 뽀얗게 먼지 덮이니 / 車馬日蒙塵
볼기살이 다 내렸네 머나먼 천리 / 千里歎消髀
날린 듯 먼 푸르름 능질러오니 / 飄然凌遠碧
한바다가 발 밑에 깔려있어라 / 大瀛平脚底
십 년을 환궤에서 노닐던 눈이 / 十年闤闠眼
호호양양 몸마저 휩쓸릴까봐 / 滉漾身其殆
이 산처럼 높은 산이 없었더라면 / 不有此山高
어떻게 바다와 서로 맞서리 / 何由海相抵
이 두사이 웅거한 관문이어서 / 雄關據兩間
그 이름 더할 말 없네 / 厥名儘斯在
뭇 봉우리 모두 다 후경이 되어 / 群峯作後勁
북쪽 꼬리 밟고서 내달리누나 / 奔趨履北尾
화이를 잘라놓은 하늘의 뜻은 / 天意截華夷
험저만을 믿으란 게 아니고 말고 / 匪使險阻恃
몽고라 저 산 머리 구름을 보소 / 蒙古山頭雲
가까이 못 온단듯 거꾸로 가네 / 倒退莫向邇
옷소매는 화석될까 겁이 나는데 / 衣袂怯化石
푸르른 산안개는 내게서 이네 / 嵐翠從我起
옛 절을 찾아들어 휴식하자니 / 來憩古寺中
인적이 끊어진 적 오래로구려 / 許久斷人迹
탑면은 부스러져 무리가 겹겹 / 塔面落重暈
불정에는 먼지가 두어 자로세 / 佛頂塵數尺
주린 쥐는 손비비고 예를 하면서 / 拱鼠作頂禮
축건책을 모조리 새겨대누나 / 齧盡竺乾策
초동을 육지인가 생각도 하고 / 樵童疑肉芝
병객을 목객인가 의심도 하네 / 病客訝木客
샘 눈엔 밝은 구슬 박혀져 있고 / 泉眼嵌明珠
낡은 비는 공벽에 으리비치네 / 殘碑映空碧
듣는 말엔 옛적에 한 늙은 중이 / 昔聞一老師
여기에서 선적을 보였다더군 / 於此示禪寂
승국(勝國)이라 순절의 기록을 보면 / 勝朝殉節錄
천추에 뻗혀 그 빛 혁혁도 하이 / 千秋光爀爀
마땅히 이 사람을 넣어얄 텐데 / 宜從此人補
빠졌으니 진실로 애석하구려 / 闕漏良足惜
하늘바람 마주쳐 머리 긁으니 / 搔首向天風
지는 해는 무너진 저 섬돌 위로 / 落日飜崩墄
[주D-001]볼기살이 다 내렸네 : 《삼국지(三國志)》 촉지(蜀志)에 "유비(劉備)가 말하기를 '내가 항상 안장을 떠나지 않아 볼기살이 다 빠졌는데 지금은 다시 타지 않으니 볼기에 살이 난다.' 했다." 하였음.
[주D-002]환궤 : 환은 시원(市垣)이고 궤는 시(市) 밖의 문이다. 《좌사(左思)》 위도부(魏都賦)에 "設闤闠以襟帶"라 하였음.
[주D-003]후경 : 뒤를 맡은 정병(精兵)을 말함. 《좌전(左傳)》 선공(宣公) 22년에 "中權後勁"이 있음.
[주D-004]축건책 : 불서(佛書)임.
[주D-005]육지 : 선약(仙藥)으로 땅속에서 나는데 인삼과 같은 모양임. 《신선전(神仙傳)》에 "소정지(蕭靜之)가 땅을 파다가 작은 물건을 얻었는데 인삼과 같이 윤택하고 희므로 그것을 삶아 먹었더니 한달이 지나자 치발(齒髮)이 다시 났다. 한 도사(道士)가 '이는 육지다.' 했다." 하였음.
[주D-006]목객 : 《南康記》에 "산간에 목객이 있어 형체는 완전한 사람인데 다만 새 발톱을 지었다. 높은 나무에 깃드는데 일명 산정(山精)이라 한다." 하였음.
[주D-002]환궤 : 환은 시원(市垣)이고 궤는 시(市) 밖의 문이다. 《좌사(左思)》 위도부(魏都賦)에 "設闤闠以襟帶"라 하였음.
[주D-003]후경 : 뒤를 맡은 정병(精兵)을 말함. 《좌전(左傳)》 선공(宣公) 22년에 "中權後勁"이 있음.
[주D-004]축건책 : 불서(佛書)임.
[주D-005]육지 : 선약(仙藥)으로 땅속에서 나는데 인삼과 같은 모양임. 《신선전(神仙傳)》에 "소정지(蕭靜之)가 땅을 파다가 작은 물건을 얻었는데 인삼과 같이 윤택하고 희므로 그것을 삶아 먹었더니 한달이 지나자 치발(齒髮)이 다시 났다. 한 도사(道士)가 '이는 육지다.' 했다." 하였음.
[주D-006]목객 : 《南康記》에 "산간에 목객이 있어 형체는 완전한 사람인데 다만 새 발톱을 지었다. 높은 나무에 깃드는데 일명 산정(山精)이라 한다." 하였음.
'▒ 완당김정희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임장 언도 씨의 만사[任丈彦道氏挽] 가존(家尊)의 대작임 -완당 김정희- (0) | 2007.03.12 |
---|---|
서원의 석경루 월야상폭운을 봉화하다[奉和 犀園石瓊樓 月夜賞瀑] -완당 김정희- (0) | 2007.03.12 |
징해루(澄海樓) -완당 김정희- (0) | 2007.03.12 |
요야(遼野) -완당 김정희- (0) | 2007.03.12 |
곡산 임소로 가는 백 도호를 보내면서[送觀白都護之任谷山] -완당 김정희- (0) | 2007.03.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