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완당김정희 ▒

징해루(澄海樓) -완당 김정희-

천하한량 2007. 3. 12. 19:59
징해루(澄海樓)

자라 등에 성곽이 솟아오르고 / 鰲背立城郭
자개 입에 창문을 일으켰구려 / 蜃口起窓欞
이 바다는 바로 큰 참호인데다 / 此海是大濠
장성(長城)은 높다랗다 층층히 닫네 / 秦城走峻曾
갈석산은 있느냐 없느냐라면 / 碣石若有無
뉘엿뉘엿 내려가는 구름 속의 해 / 雲日下亭亭
만승 전차 시묵을 남겨놓으니 / 天子留詩墨
용의 기운 비린내를 감히 못 풍겨 / 龍氣不敢腥
도리어 어여뻐라 우리 서해가 / 却憐吾西海
여기 오니 동명이 되는군그래 / 來此爲東溟
천지에는 남과 북이 따로 없으니 / 天地無南北
규영이 참모습을 감추었구려 / 圭景遁眞形
그 옛날 구경하던 낙조의 곳에 / 舊觀落照處
달이 다시 오를 줄을 뜻했겠는가 / 豈意月復升
해와 달을 내 먼저 얻었을진대 / 日月吾先得
이 땅은 찌꺼기나 좀 젖었겠지 / 此地沾餘零
이 바다 막진 곳이 바로 내 고향 / 海窮卽家鄕
바지자락 걷으면 건널 것 같네 / 褰裳如可憑
요령이 사람 머릴 희게 만드니 / 曜靈白人頭
바다가 떠받들어 돌고 도누나 / 旋轉海所承
내 소원은 바닷물이 평지로 되어 / 我願平海水
토끼 일고 까마귀 날음 없기를 / 無烏飛兎興
이 시는 유 삼산(劉三山)이 녹취(錄取)해 갔다. 유행감지헌고(流行坎止軒稿)에 유(劉)의 화시(和詩)가 있음.

[주D-001]요령 : 해를 말함. 《초사(楚辭)》 천문(天門)에 "曜靈安藏"이라고 하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