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야(遼野) |
석령에 이르러라 산이 막지니 / 山到石嶺盡
만리가 옷깃 앞에 빗기었구려 / 萬里橫襟前
하늘과 땅 공허한 곳이라면 / 天地空虛處
그야말로 이 중간에 있다 할 밖에 / 儘在此中間
움푹한 물이랄까 뾰족한 뫼들 / 水凹與山凸
군더더기 달린 것을 고루 쓸어내 / 平掃疣贅縣
하늘끝은 어디메로 들어갔느냐 / 乾端入何處
땅 형체는 둥글단 것 깨닫겠구만 / 地體信覺圓
끝진 곳을 보고 가라 여겼었더니 / 視極以爲際
가에 당도하니 또 아득만하이 / 到際又茫然
해와 달이 바다에서 솟아날세라 / 兩曜匪海出
모두 대륙을 따라 타고 오르네 / 皆從大陸緣
백탑 따윈 돋아난 버섯 머리라 / 白塔出菌頭
저렇고서 변방에 웅하다 하리 / 何以雄塞邊
교활한 노는 구름 재롱을 떨어 / 遊雲弄狡獪
때로는 먼산인 양 둔갑을 하네 / 時自幻遠山
천추라 크게 우는 한마당이란 / 千秋大哭場
희담 아닌 그게 바로 묘전이로세 / 戲喩仍妙詮
비유를 하자면 갓난아이가 / 譬之初生兒
세상에 나자마자 울음이 먼저 / 出世而啼先
시방이라 항하(恒河)의 모래알 부처 / 十方恒沙佛
백으로 천억으로 양(量)이 없지만 / 無量百億千
만약에 이 땅으로 헤아린다면 / 如將此地量
도리어 한 군데만 집착된 걸세 / 還復着一連
예전하냥 실올 같은 길을 따르니 / 依舊從線路
사람의 걸음 자못 가련도 하이 / 人行殊可憐
이묵장(李墨莊)은 보고서 대기(大氣)가 반선(盤旋)한다 일렀음.
[주D-001]항하(恒河)의 모래알 : 인도에 항하가 있는데 두 언덕이 다 모래이므로 부처가 그것을 취하여 최다(最多)의 수로 비유하였음. 《금강경(金剛經)》에 "諸恒河所有沙數 寧不多乎"라 하였음.
'▒ 완당김정희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각산 절정에 올라 동으로는 창해를 바라보고 북으로는 몽고 경계를 굽어보고 돌아와 -완당 김정희- (0) | 2007.03.12 |
---|---|
징해루(澄海樓) -완당 김정희- (0) | 2007.03.12 |
곡산 임소로 가는 백 도호를 보내면서[送觀白都護之任谷山] -완당 김정희- (0) | 2007.03.12 |
하양 고을 원이 되어 나가는 황정 이두신을 보내면서[送黃庭李斗臣 出宰河陽] -완당 김정희- (0) | 2007.03.12 |
수락산 절[水落山寺] -완당 김정희- (0) | 2007.03.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