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완당김정희 ▒

하양 고을 원이 되어 나가는 황정 이두신을 보내면서[送黃庭李斗臣 出宰河陽] -완당 김정희-

천하한량 2007. 3. 12. 19:01
하양 고을 원이 되어 나가는 황정 이두신을 보내면서[送黃庭李斗臣 出宰河陽]

나는 본래 금석에 벽이 깊다면 / 我本癖金石
그대는 시 노래를 절로 잘했네 / 君自善歌詩
화성은 고대의 이지현이라 / 花城古梨旨
옛날엔 폐현의 비가 있었네 / 舊有廢縣碑
멀리 은 바친 일을 거슬러가고 / 遠溯貢銀事
아울러 불화의 시대 밝혔네 / 並徵不花時
올리고 폐한 것이 정해져 있어 / 升廢各有定
최해 글에 역력히 나타났도다 / 歷歷崔瀣詞
석묵이 영남에 하도하지만 / 石墨擅嶺南
대개는 다 사탑의 유물이로세 / 多是寺塔遺
이 비만은 호올로 그렇잖아서 / 此碑獨不然
실지 일을 오히려 추적할 만해 / 實事尙可追
이끼꽃 다닥다닥 오백 년이라 / 苔花五百年
교리 몸에 손질할 사람 없었네 / 無人剝蛟螭
나를 위해 끝까지 수색해다오 / 爲我窮搜索
탑본의 소비쯤은 아끼지 말고 / 莫惜費氈椎
지금은 백성 일이 은성도 하고 / 方今民事殷
농무는 무엇보다 급한 때라서 / 田政且亟其
이와 같은 한만한 일에 대해선 / 而此汗漫事
생각할 겨를조차 없을 테지만 / 似若無暇爲
조각돌이 혜택을 받는다면은 / 片石承惠澤
백성에겐 유를 미뤄 알게 아닌가 / 黎黔可類推
나는 의당 하비도를 첨가할 테니 / 我添賀碑圖
그대는 또 한번 노래나 하게 / 君又一歌之

[주D-001]화성은……이지현 : 하양(河陽)의 고호임. 이지는 본시 영주(永州)의 이지은소(梨旨銀所)인데 고려 말에 승격하여 현을 만들어 영주에 소속시켰다가 이 태조(李太祖) 때에 폐현이 되고 화양으로 소속되었음.
[주D-002]불화 : 토인(土人) 야선불화(也先不花)를 말하는데 그는 원(元) 나라 궁중의 급사(給事)로 공을 쌓아 그 공으로 향관(鄕貫)을 승격시켜 현으로 복구시켰다. 그 뒤에 야선불화가 사명을 받들고 본국으로 돌아와 말하기를 "본현의 흥복천사(興復遷徙)에 대하여 비가 없을 수 없다." 하므로 최해가 그 비문을 지었음.
[주D-003]최해 : 경주인(慶州人)인데 자는 언명(彦明)이고 호는 졸옹(拙翁)이다. 고려 충숙왕(忠肅王) 8년에 원(元)의 제과(諸科)에 합격하여 개주 판관(蓋州判官)에 제수되었는데 병을 칭탁하고 본국으로 돌아와 검교성균대사성(檢校成均大司成)이 되었음. 이지현의 폐흥(廢興)의 전말을 기록한 비문을 지었음.
[주D-004]교리 몸 : 비석인데 최해의 비를 말함.